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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의 후예>재미있게 만든 영화이나 웃기지는 않던 영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7.


<홍길동의 후예>라는 영화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다.그것의 시작은 우연히 극장에서 보았던 티져예고편 때문이었는데

태씨(태권브이) 장씨(장길산) 로씨(로빈훗) 임씨(임꺽정)루씨(루팡)조씨(조로)이씨(이순신)징씨(징기스칸)일씨(일지매) 잔씨(잔다르크)홍씨?혹시 홍씨 아세요?

이런 나레이션이 나오던 <홍길동의 후예>티져예고편의 유치함은 본편 예고편의 기대감이 생기기는 커녕,솔직한 심정으로 12월 대작중 한편인 <전우치>개봉전에 비슷한 컨셉으로 먼저 개봉하자는 얄팍한 상술의 영화로 생각했다.이러한 선입관이 생긴 상태에서 난 기대치를 한참 낮추고 <홍길동의 후예>언론시사회를 찾았다.

보기전 마음이 부정적이었다면,보고난 후 느낌은 "어!제법인데!" 라고 표현하고 싶다.
정말 기대를 안한 영화인데 의외로 흥미로운 구성도 많이 보였고,감독이나 배우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적당하게 만들었다고 했지만 그 가벼움을 위한 노력이 상당했음이 보인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난 기획의도를 한번 찾아보았는데,왜 이 시점에서 홍길동인가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런 생각을 한건 심형래 주연의 <슈펴홍길동>이나,김민종이 더빙을 한 애니메이션<돌아온 영웅 홍길동>.TV드라마로 나왔던 <쾌도 홍길동>,김석훈이 주연으로 나온 <홍길동>등 그야말로 우려먹을 만큼 다 우려먹은 소재인데 왜  또 나왔을까?

보도자료를 통한 감독의 기획의도를 찾아 거기에 나온 감독의 기획의도를 정리하면
1.홍길동이란 익숙한 브랜드(?)가 200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아직 꾸준한 의적활동을 하는 중이다는 상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
2.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스타일리쉬하고 통쾌한 영화

이정도로 요약이 되는데 1번의 의도가 성공적이었다면 2번은 절반은 성공이고 절반은 실패라고 본다.


<홍길동의 후예>의 주요 시놉시스는 홍길동의 18대손이 아직도 의적활동을 한다는 설정으로 영화자체는 기본적으로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을 지향한다.

앞서 내가 왜 이 시점에서 홍길동인가란 의문과 함께 무엇을 새롭게 해석했느냐도 궁금했는데,정용기 감독은 현대사회의 부조리속에서 홍길동이라는 상징적 인물의 후손을 등장시킴으로 고전작품의 현대적 퓨젼을 시도했다.슈퍼히어로급의 능력치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무협적 내공을 가진 인물정도의 설정속에서 홍무혁이라는 홍길동가문 직계18대손과 그 가족의 활동을 비교적 재미있게 만들어 주었다.

다만 내가 앞서 장르적인 기획의도가 절반의 성공과 실패라고 정리를 한 이유는 <홍길동의 후예>는 액션적인 면에서는 정말 흥미로운 영화이나 웃음이라는 면에서는 너무나도 컬트적인 면이 보였기 때문이다.


<홍길동의 후예>에서 보여준 액션은 초반 도입부의 도둑질장면에서부터 무언가 재미있는데 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고,특히 감탄을 하게 만든 장면은 도심을 질주하면서 보여준 야마카시와 BMX등이 섞인 액션장면.꽤 경쾌한 배경음과 함께 보여준 액션의 연출은 차라리 이 영화를 정통액션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상상과 함께 한국도 이제 일정 퀄리티는 나오는 수준에 도달했구나 싶었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가 가장 크게 강조한 코믹성의 문제는 정말 나와는 거리감이 드는 정도의 컬트성의 개그였는데 기동전사 건담을 보면서 간담이 서늘한 수준의 가격이라고 말한다든가 한강에 자살한 사람을 보면서 '인투더 HAN RIVER' 라고 표현.조금 더 적어본다면 철거반대농성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건담매니아인 악덕 경제인이 저런건 전부 새로 나온 건담으로 싹 쓸어버려야하는데 식으로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은 이게 재미있었서 웃어야하는지,어이가 없어서 웃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가장 웃음을 주는 핵심위치에 있는 김수로의 연기가 <홍길동의 후예>의 악역 캐릭터인지,TV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의 모습인지 구별이 안되던 문제는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자 단점이 아닌가 싶다.


감독과 배우들 역시 절대 심각하게 보지 말기를 강조하던 영화 <홍길동의 후예>.
나 역시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보기를 바랬지만 나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어버린 영화였다.여타 여러 영화에서 나온 비슷한 캐릭터나 영화적요소들을 아주 차별적이거나 뛰어나게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일정 규격품으로는 뽑아내준 면에서는 만족스러웠고,다만 장르적으로 과잉된 욕심과 조금은 엇박자를 낸 개그적 코드의 아쉬움은 남는다.

일정수준 이상의 퀄리티는 나온 작품이니 대중적으로 무난하게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라고 추천하고픈데,무언가 애매스런 면도 있음을 알고 가시길 바란다.일단 예고편이 어느정도의 바로미터를 제시하니 꼭 보고 가시길 권장한다.

* 영화 상영전에 '배우 성동일의 감사인사'라는 아주 의외의 홍보물이 상영되던데 일반상영시에도 들어갈지 궁금하다.
*홍길동의 과거 활약장면 연출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정통액션물로 한번 만들어 보는것도 어떨까 싶다.

*2009년11월26일 개봉예정


<홍길동의 후예 언론시사회 상영전 무대인사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