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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바람>조금은 과장된 화법을 사용한 자전적 이야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20.


<바람>을 보기전에 난 이 영화의 의미가 wind 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wind 가 아닌 wish 를 의미하는 바람.(그동안 알고지낸 바램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한다)
열여덞 짱구의 바람은 무엇이었을까?


<바람><스페어>의 이성한 감독이 만든 두번째 연출작으로,개인적으론 <스페어>를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었고 실험정신을 높이샀던 사람이라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컸다.다만 좀 불안했던 부분은 부산이란 지역과 폭력이 연결된 점(저번에 아는 분과 대화하다가 왜 부산지역을 배경으로 항상 폭력코드가 나오는지 의문이라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왠지 <친구>가 연상되는 포스터의 모습과 폭력코드는 불안함을 주었다.이렇게 긍정요소와 불안요소가 혼재된 상태에서 영화는 시작되었다.


"내 인생 처음으로... 바람..."
이렇게 시작되는 영화 <바람>은 성장이야기다.주연배우 정우의 학창시절 추억을 이성한 감독이 각색한 내용으로 영화는 열여덞 짱구가 그 시절 가졌던 바람을 다룬다.폼나게 학교에서 짱도 먹고 싶었고,여자친구도 가지고 싶었고,친구들 앞에서 가오도 잡고 싶었던 시절의 추억.이렇게 영화는 평범한 학생의 모습과는 벗어난 불법서클에 몸담은 인물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폭력코드가 나오게 된다.

그러나 그걸 심각하게 다루기 보다는 상당히 유머스럽게 다루는데 그 대부분은 짱구 자신의 독백을 통한 외면적 모습과 내면적 고민의 차이등으로 표현한다.친구 앞에선 멋지게 폼잡지만 속으론 무섭다는 식의 다소 허무하면서도 때로는 컬트적인 말로 겉과 속이 다름을 보여주며,학교라는 공간을 동물의 왕국으로 여기는 짱구 자신의 처절하면서도 유쾌한 학창시절을 그려준다.


그러나 <바람>의 가장 큰 단점은 초중반과는 다르게 후반부의 신파로 급전개하면서 관객에게 조금은 눈물을 강요하는 듯한 전개를 보여준 점.
이 전개를 보며 느낀 생각은 이성한 감독이 <스페어>에서보다 대화의 맛깔스러움은 늘었지만,드라마적인 요소는 여전히 약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스페어><바람> 초중반부에서 보여준 경쾌하면서도 패기 넘치는 연출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만,후반부에 급격히 신파조로 흐르는 모습은 무리를 해서 그런건지,아니면 원래 드라마적 연출이 부족한건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지루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거기에 <바람>이라는 영화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은 정우 라는 배우의 연기력인데,연기를 못한다는 말이 아닌 뭔가 극 전체를 혼자 이끌기엔 정우라는 배우의 내공은 부족한게 아닌가 싶었고,이 부분때문에 드라마적인 요소가 약하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의 학창시절의 요소를 좀 더 유머있고 재미있게 만들어준게 아닌가 싶던 <바람>.
감독이 조금 과욕을 부려서 후반 신파의 아쉬움은 남지만 나름대로 그럴듯한 재미를 준 작품이다.후반 신파를 극복하실만한 분이라면 초중반의 재미가 꽤 좋기 때문에 추천드리고 싶은데 학교와 사회라는 공간 사이에 갈등하며 뭐든 다 이뤄질거 같던 시절을 다소 거친 전개로 보는것도 꽤 흥미롭기 때문이다.

참고로 하나 더 말한다면 황정음의 출연분량을 바라고 간다면 절대적으로 비추하고픈데 놀라우리만치 적은 분량과 비중으로 나온다.
또 흥미로운 점은 폭력서클이나 학원폭력을 다룬 영화치고는 대사가 순화되어 나온다는 점이다.사투리 때문인지 부산이라는 지역의 대화가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나 자신이 대중교통등에서 듣는 중고딩의 비속어나 욕 보다는 몇단계 아래 수준이었다.


*이번에도 전작 <스페어>와 마찬가지로 배경음악을 국악으로 깔아준다.
*의외로 등장인물이 많은데 다소 비슷비슷한 점도 있고,너무 막 등장-퇴장을 해서 그런지 기억나는 인물이 몇명 안된다.


*2009년11월26일 개봉예정


<바람>언론시사회 무대인사 장면을 찍어 보았다.
요즘 주가상승인 황정음씨가 참여해서인지 언론매체들의 관심이 의외로 높아서 나도 놀랐던 시사회.다만 주연인 정우씨는 건강사정으로 불참한게 아쉬웠다.정작 가장 중심에 서야할 분이 안 오셨다는게 아쉬웠지만 몸이 아프다니 어쩔수 없지않은가...
어서 쾌유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