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의 홍보물 과 보도자료등을 보면 가장 먼저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2009 시체스국제영화제 4개부문 수상!
2009 선댄스 영화제 공식초청작!
2009 시애틀 국제영화제 골든스페이스 남우주연상!
온갖 수식문구가 들어간 홍보문구는 가볍게 넘어가지만 무슨영화제 수상 이런건 이상하게 호기심이 잘 가는 성격이다보니 시체스국제영화제 수상작이란 면에 좀 주목을 했다(호기심으로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올해 42회인 스페인의 영화제로 올해 <박쥐>의 김옥빈이 여우주연상 수상이었다).아무튼 <더 문>은 시체스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각본상,미술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작품적으로 흥미로울테고,시나리오가 좋을테고,남자배우의 연기도 좋을테고,세트가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감상에 들어갔다.
[기지:사랑 인원:1명 계약기간:3명]
<더 문>은 달에서 청정에너지기업 루나인더스트리와 계약으로 혼자 달기지 '사랑'에 지내며 헬륨3을 채굴해 지구로 보내는 작업을 하던 주인공 샘 벨(샘 락웰)이 계약만료 2주전 우연한 사고를 당하고,이후 만나게 된 또 한명의 자신을 보면서 알게되는 음모와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 주요스토리이다.
<더 문>은 감독이 의도를 했던,안했던 결과물로서는 5백만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이 되어진 영화로,그 예산에 맞출수밖에 없는 여러가지 설정과 감독의 고심이 곳곳에 보이는 영화이다.배우 1명으로 영화 거의 전반을 끌고가는 진행을 하며(케빈스페이시는 목소리로만 나온다) 제한된 달기지세트에서만 촬영이 되었다.
이렇듯 저예산SF물인 <더 문>은 시나리오적인 설정과 주연배우 샘 락웰에 거의 모든걸 의존하면서 진행하는데,그 점에서는 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2명의 인물로 모노드라마적 전개를 해주는 연기를 보여주던 샘 락웰의 연기는 고독감과 상실감,그리고 작은 희망을 가진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연기였다.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준 던컨 존스 감독의 시나리오도 상당히 훌륭했다.
다만 내가 아쉬움을 가졌던 대목은 중반이후부터 마무리로 가는 과정이었는데 영화 자체가 어느정도 제한된 규모이다보니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너무나 소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내 자신이 그동안 너무나 큰 스케일의 영화를 보아와서인지는 모르지만 시스템과 그 속에 다루어지는 소모품등을 다루는 이야기 구조가 설정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소박한 전개를 해주는 면에서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느꼈다.아니,원래 그런 영화인데 내가 다르게 전개해주겠지 하는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또한 무언가 논쟁거리나 담론을 나눌만한 여지를 안준채 마무리 된 아쉬움도 들었는데 여백의 미를 좀 남기는 이야기 구조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소박한 맛은 들었지만 간만에 본 근사한 SF영화 <더 문>.
세세한 설정을 너무 파헤치면 오류가 나올만한 영화이겠지만,조금 눈높이와 마음을 소박하게 보면서 받아들인다면 거대규모의 SF물과는 또 다른 재미와 맛을 느낄거라 생각한다.과거의 SF물의 느낌도 상당히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난 에일리언1의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참고로 던컨존스 감독의 차기작은 거장 리들리스콧이 제작하는 <뮤트>라고 한다)SF물의 클래식한 느낌을 찾는 분에게도 상당한 재미를 줄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단 스케일을 따지는 분에게는 절대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
*영화속에서 상당한 한국어가 등장하는데 좋아해야하는지 나뻐해야하는지 애매한 면이 보인다.그 부분은 영화를 보고 각자가 판단해야할 부분들이 아닌가 싶고,개인적 생각으로는 결코 반갑지 않은 설정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2개의 영화가 떠올랐는데 하나가 <호우시절>,다른 하나가 <디스트릭트9> 이다.<호우시절>을 떠올린 이유는 허진호 감독 인터뷰중 호우시절 시나리오 작업은 제작사에서 준 몇가지 설정이 있었다고 하는데,<더 문>도 이미 주어진 몇가지 상황을 맞추어 가며 만든 흔적이 보여서 연상이 된거같다.<디스트릭트9>의 연상은 아마 다른 많은분들도 그랬을테지만 규모만 커지고 스토리나 캐릭터에서 멀어지는 요즘의 다른 영화와는 달라서 그랬던거 같다.마찬가지로 <더 문>도 다소 클래식하지만 원래의 이야기 중심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많이 보인 영화이다.
*다소 밋밋해질 이야기전개에 기름칠을 확실하게 해주던 케빈스페이시의 연기!목소리만으로도 존재감이 충분했다.
*2009년11월26일 개봉예정
11월11일 왕십리CGV에서 열린 <더 문> 언론시사회 당시 던컨존스 감독의 인사장면 영상.
간담회 전체를 찍을까하다가 편집도 해야하는 번거로움으로 안했는데,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간담회였다.간담회 진행이 솔직한 심정으로 상당히 수준이하였는데 상당부분은 통역문제로 인해서 질문과 답변이 이상하게 오고갔으며 세계적인 뮤지션의 아들에게 구피음악을 차기작품 OST로 사용하면 어떨까요란 뻘스런 농담을 하는건 보는 사람이 민망한 수준이었다.
다소 어설픈 진행속에서 상당한 열의를 보이며 간담회에 임한 던컨존스 감독의 모습이 인상적이던 간담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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