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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저녁의 게임>외설논란은 집어치우고 영화로만 받아들이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3.


<저녁의 게임>이란 영화는 사실 관심을 받을 위치에 있는 영화가 절대 아니다.
메이져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체등에서 먼저 알아서 기사를 생산해줄 영화도 아니거니와,실제 이 영화를 본 기자들도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이것이 엄연한 인디영화의 현실.

그런데 <저녁의 게임>은 개봉을 즈음해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고 그 관심은 현재도 진행형이다.그것은 언론에서 네티즌들에게 덥썩 던져줄 '성기노출'이라는 싱싱한 떡밥 덕분이다.오로지 '성기노출'에 관심이 집중된 <저녁의 게임>은 성기이야기나 하면서 외설이다 아니다란 논쟁이나 할 영화일까?


먼저 밝히고 싶은게 난 이 영화를 2번 보았다.한번은 일반시사로 보았고,다음은 동대문메가박스에 예매를 해서 보았다.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보아서 한번 더 본게 아니라,처음 본 날 너무 피곤해서 중간에 졸아버려서 다시 본거다.

그냥 안보고 넘어갈수도 있는 영화지만 굳이 다시 본건 나역시 싱싱한 떡밥논쟁에 합류하려면 제대로 보고 이야기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가 이유다.집중을 하고 본 탓인지 2번째 보았을적에는 안 졸고 영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다 따라갔다.


<저녁의 게임>은 상당히 흥미로운 화법을 가진 영화다.
성기노출 이야기가 나왔으니 나도 그 부분으로 먼저 접근을 해보고자 하는데,영화는 성기노출보다는 성기노출을 통한 이야기 접근을 보는게 더 흥미롭다.<저녁의 게임>에서 다루는 소재가 근친상간등의 극단적인 소재인데 영화는 묘하게도 그런것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거기에 자위행위등을 통한 개인의 자유와 감정을 표출한 장면등을 보여주지만,실질적으로 주인공 스스로의 말이나 행동을 통한 감정이나 의사표현도 쉽게 보여지지 않는다.(여주인공 성재가 귀머거리에 벙어리 라는 설정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영화는 쉽게 갈수 있는 길을 두고 일부러 어렵게 길을 돌아가는 방법을 선택하는데,바로 어렵게 간 길이 '성기노출'이 아닌가 싶다.이미 대중에게 친숙한 직접적인 묘사 방법들 보다는 성기란 부분을 노출함으로 관객에게 이야기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식.(세번 등장하는 성기노출장면은 각각 장면들의 의미가 있는데 스포일러문제로 안 적고,직접 보고 평가했으면 한다)


<저녁의 게임>의 성기노출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이번에는 영화내용에 대한 접근을 좀 해보자면,영화는 앞서 말한대로 상당히 극단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서인지 '파격'과 '난해함'이 공존하는 까다로운 영화이다.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보여주는 방법도 아니거니와,중간중간 몽환적인 장면들도 나온다.이야기의 핵심줄기가 억압받고 상처입은 여성의 심리를 중심으로 다룬 영화이다보니,그녀의 혼란스럽고 상처받은 내면세계의 표현과 묘사도 상당히 불편한 방법으로 관객에게 보여진다.

이랗게 불편한 면도 많지만 반대로 나름 흥미로운 면도 많이 보이는 영화였는데,'성기노출'이라는 부분과 화법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본다면 기존 영화와는 다른 화법을 보여주는 영화를 보게되고,흥미만 느끼신다면 기존 화법과는 다른 색다른 전개와 꽤 멋진 연출을 만날거라 생각한다.


아주 일상적이지만 파격적이고,느슨하지만 팽팽한 상황을 보여주었던 <저녁의 게임>.
저녁의 게임은 아버지와의 게임이었고,그녀의 삶의 게임이었고,오늘밤의 게임이었을까?

앞서 말한대로 성기노출 부분과 전개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보신다면 나름 흥미로움을 찾을 거라 생각하면서 그걸 극복하고 보실만한 분이거나 도전할 마음이 드는 분이라면 극장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그러나 이미 외설이라는 인식이 드신 분이라면 보는 행위 자체가 한없이 불편한 시간일테니 비추한다.다만 난 <저녁의 게임>을 외설논쟁으로 언론에서 다룬 점 자체가 대중의 시각을 너무 우습게 본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2009년10월2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