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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큰 기대 안하고 보면 그럭저럭 시간 잘 간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9.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백야행>이란 영화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거기에 이미 일본드라마로도 나온 작품인만큼 많은 분들이 왜 굳이 한국에서 다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들을 가졌을테고나 역시 그런 의문을 가졌다.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보도자료에 나온 제작자 강우석씨의 답변을 인용함이 가장 객관적일텐데 그분의 답변을 그대로 옮기면

"애초 <백야행>이 일본 원작이라고 들었을 때,영화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시나리오나 원작을 보기 전에는 이건 또 일본 취향에 맞는 일본식 영화 한 편이 나오겠구나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원작을 보니 그렇지 않았다.원작이 굉장히 다이내믹했고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기존 일본 원작이 우리화 되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고,오히려 이 영화를 일본에 역수출해서 이것은 한국 감독이 만드는것이 맞았다고 제의하고 싶다"

강우석씨는 원작의 힘과 각색한 시나리오가 충분히 장점을 가져서 제작했다로 요약되는데  원작에 대한건 내가 말하기 힘들다는걸 먼저 밝힌다.난 <백야행>을 보러가기전에 일부러 원작과 드라마를 먼저 접하지않고 갔는데,그 이유는 완전 백지상태인 일반관객의 시점에서 영화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현재 상당히 많은 매체와 블로그,네티즌들이 쏟아내는 리뷰들의 큰  줄기가 원작과의 비교부분으로,그만큼 <백야행>이란 영화는 얼마만큼의 사전경험을 하고 보느냐에 따라 보는 관점과 느낌이 다를 작품이다.그래서 난 완전 백지상태에서 영화자체만 보려고 일부러 소설과 드라마를 배제한채 극장을 찾았다.


<백야행>은 14년의 시간을 다루는 이야기로 살인사건과 그것을 파헤치는 과정속에서 과거의 비밀들에 접근하는 구조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범인을 알려주고 시작하므로 누가 진범이다같은 추리를 하는 스타일의 접근은 하지않고,왜 이런 행동을 해야했는가의 촛점을 맞춘 작품이다.그만큼 인물의 행동의 결과보다는 그 인물이 그런 행동을 하기 위한 배경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난 공감을 그다지 하지 못했다.

여러가지의 이야기가 오고갈 만하지만 내자신이 공감을 못한 이유를 스스로 찾아본다면 이야기가 하나의 시점을 중심으로 다루어서 그 인물의 공감대를 중심으로 들어갔으면 좋았을텐데 <백야행>은 전체적인 인물의 행동 전부를 끌어안으려 노력한다.제3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영화적시점은 총3권에 달하는 원작을 아우르려고 한 각색의 부분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내가 원작을 안 본 상태에서 보아도 무리한 압축이라는 느낌이 들었다.135분이라는 적지않은 런닝타임이지만 의욕과잉으로 인해 무언가 이야기가 집중되지 못하고 분산되어버리는데,차라리 한 인물의 시점을 중심으로 다른 캐릭터들에 접근하는 시도가 나았지 않았을까?


시나리오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면 연출자체는 신인감독의 연출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상당한 수준으로 장면들의 연결이라든가 색감을 이용한 대조적인 구도,그리고 음악등으로 인물감정을 살린 부분들은 감독이 상당한 고심과 노력을 했음이 보였다.

그러나 감독에게 부족함을 느낀 건 배우들의 연기를 끄집어내는 부분이었는데 특히 손예진의 연기는 정말 연기자체만 하고 있구나 싶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그에 비해 한석규는 연기경력과 내공자체로 조금 부족한 캐릭터의 행동에 힘을 불어넣었는데 개인적으론 10년정도 더 나이가 먹은후 이 영화를 했다면 그의 연기인생 최고의 연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아주 나쁘게 평하기도 그렇고,아주 좋게 보기도 부족한 어정쩡한 위치의 영화 <백야행>.
전체적으로 일정수준의 완성도를 가져서 좋은 시각으로 보려하다가,다른 한편으로는 워낙 대단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아쉬움도 들었다.원작과 드라마를  안본 상태에서 본 나는 그럭저럭 볼만했다고 평가하지만,앞서 말한대로 얼마만큼 알고 가느냐의 따라 다른 시각과 평가가 나온다는 점 아시기 바란다.

영화대사중에 태양이 높이 뜨면 그림자는 사라진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히가시노게이고 원작의 태양은 너무나 높이 떠 있는거 같다.

*영화를 보면서 한석규씨 아들캐릭터 사건설정이 너무 황당했었는데(솔직히 히가시노게이고 소설의 설정이 맞나 의심할 정도)나중에 다른 분 글을 보고 안 사실이 영화각색에서 오리지널로 추가한 부분이라고 한다.정말 어이가 상실될 수준의 설정이다.

*2009년11월1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