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영화리뷰

바스터즈: 거친녀석들(2009) - 멋들어진 타란티노의 수다

by 사과랑 2009. 11. 7.
바스터즈: 거친녀석들(2009) - 멋들어진 타란티노의 수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주연: 브래드 피트(알도 레인), 다이앤 크루거(브리짓 본 해머스마크), 크리스토프 왈츠(한스 린다), 멜라니 로랑(쇼산나), 일라이 로스(도니 도노윗), 틸 슈바이거(휴고)

 

 2차 세계대전 중의 미군은 '알도 레인'중위와 그의 특공대를 독일군의 점령지인 프랑스로 보낸다. 그곳에서 소위 '개떼들'이라고 불리는 그들이 '당한 만큼 돌려준다.'라는 신념으로 나치에 대한 복수극을 시작한다. 한편 운 좋게 나치에게서 살아남은 '쇼산나'는 극장을 운영하다가 나치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브래드 피트'와 '타란티노'가 만나 전쟁영화를 만든다는 것부터 상당한 호기심과 반신반의하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인 <바스터즈>.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것은 하나의 기우에 불과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전쟁은 '타란티노'에게 있어서 하나의 흥미거리이며, '브래드 피트'는 싱크로 100%를 자랑하며 완벽하게 스며든다.

 

 지금껏 봐왔던 '브래드 피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 심지어 세월의 흔적인 주름마저도 이렇게 어울릴 줄은 몰랐다. 여기에 <호스텔>의 감독이며, '타란티노' 사단의 핵심멤버인 '일라이 로스'까지 가세하여 출연하고 있는데, 누가 <호스텔>의 감독이 아니랄까봐 그에 딱 맞는 배역을 하고 있다.

 

 영화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수많은 대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 마디로 정말 말이 많은 영화다. '우디 앨런'감독의 수다와는 다소 다른 느낌의 수다이지만, '타란티노'는 항상 그의 영화의 수많은 수다를 보여주었다.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이 영화의 흐름에 관계가 있든 없든 간에 이 모든 수다의 혼합체들은 이 영화에서 하나의 서사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캐릭터들도 수다를 떨고, '타란티노'도 영화를 통해 수다를 떤다. 그리하여 전반적으로는 '브래드 피트'를 위시한 '개떼들'이 주요 핵심이 되겠지만, 수다라는 것이 하나의 주제에 얽매어 있지 않든 '브래드 피트'말고도 '멜라니 로랑'이 연기하는 '쇼산나'와 '한스' , '브리짓'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얽히고 설켜 하나의 이야기로 매듭지어 진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나의 수다거리다. 하나의 공간과 시간을 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가 하나로 뭉쳐 끝이 날 때쯤 또 다른 수다로 번져 나간다. 애초부터 '타란티노'는 관객들에게 진지한 이야기와 농담을 섞어 자신의 상상을 이야기하려고 했지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나 진부한 역사공부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이는 곧 애초부터 관객들과 즐길 생각있었다는 것이다.

 

 영화는 초반부터 이 영화는 나의 영화다라고 드러내놓고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타란티노'의 영화를 봐왔다면 노란색의 투박하면서도 왠지 촌스러운 자막들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데쓰 프루프>에서 절정을 보여주었는데, '타란티노'가 얼마나 과거의 영화에 찬사를 날리지는 확실히 알 수가 있는 점이다. 다만 '타란티노'가 명감독인 것은 과거의 것을 그대로 베껴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시 재분배하여 지금의 자신만의 장점으로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위의 이유 말고도 또 있다. 바로 배우들의 호연이다. '일라이 로스'는 다소 의외이긴 했지만 감독말고도 이런 모습은 아마 보기 힘들 듯 하다.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하는 '한스 린다'는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인물일 것이다. 상당히 치밀하면서도 말이 많은데, 그 말들은 그가 상대방에 대해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며, 언어에도 박식해 그가 유태인들을 잡는데도 혁혁한 공을 세우는데 일조한다. 능청스러운 듯하면서도 잔혹한 그가 마지막에 변심하는데 당황스럽지만 이 또한 이 영화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마이크 마이어스'의 특별출연도 재미있다. 그다지 웃기진 않지만...

 이 영화가 값진 것은 '타란티노'가 끊임없이 내뿜는 고전의 향연과 수다의 작렬이기도 하지만 명배우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것도 상당히 값진 것이다.

 

 비디오키드인 '타란티노'가 지금껏 보여준 영화들의 집대성이자 정점이기도 한 이 영화는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지금 <마세티>를 제작중에 있다는데, 그의 또 다른 협력자이자 라이벌이기도 한 '로드리게이즈'와의 만남이므로 기대 이상이다. 이 둘이 만났을 때의 영화는 기대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