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Law Abiding Citizen가 '준법시민'이 아닌 '모범시민'으로 번역이 된건지 약간의 의문을 가졌던 영화 <모범시민>(개인적으론 모범택시만 연상이 되었지만).제목의 의문만큼이나 제라드 버틀러와 제이미 폭스 라는 다소 이질적인 조합의 결과도 궁금했던 영화였다.
<모범시민>은 괴한들에 의해서 아내와 딸이 희생되며 모든것을 잃어버린 남자가 사법거래등으로 이루어진 스스로 납득할수 없는 법의 결과를 받은후,10년간의 계획후 스스로 사법체제와 관련자들에게 죄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내용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다루는 중심적인 테마는 바로 '복수'와 '무력감'.
스스로 이해할수 없었던 법과 체제,그리고 죄를 벌한다는 의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것들에게 복수라는 행위를 행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무력감을 그것들에게 경험하게 한다는 영화속 화두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라 느낀 부분이였다.거기에 단순히 죽이는것에 의미를 둔 복수가 아니며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야하는 심리싸움은 이야기 맨처음에 던진 대사와 이야기 중후반부에 나오는 행동이 연결되면서 상당한 재미를 주었다.
그러나 <모범시민>은 마무리로 갈수록 당혹감을 주며 특별한 영화가 되길 스스로 거부하고 마는 모습을 보였다.솔직히 중반말미부터 후반부 넘어가면서 "설마 내가 예상한 이런 전개로 가는건 아니겠지?" 하는 의문감이 머릿속을 맴돌며 점점 불안감이 엄습했는데 영화는 딱 적당한 수준의 모범적인 전개를 내준다.영화가 사법거래에 대한 분노를 다루며 그 단죄를 내리더만 정작 영화 자신이 헐리우드의 일반적 오락물과 거래를 한 듯한 아쉬운 마무리를 하는 형국이 되고 마는 모습.
의외의 요소들이 영화속에서 빛났고 충분히 논쟁적인 화두를 던져주는 전개를 하며 명작급에 갈 요소가 많이 보였던 <모범시민>.
그러나 스스로 그것을 거부하면서 일반범작으로 급격히 안주해버리는 모습속에서 이것도 헐리우드의 거래인건가하는 아쉬움만 들고 말았다.
제라드 버틀러와 제이미 폭스의 다소 이질적일거 같았던 조합의 결과는 개인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생각하면서두 배우들의 연기에 어느정도 흥미를 느낄 분에게는 추천하고 싶다.다만 영화자체가 용두사미적인 면이 강하므로 시나리오 완성도에 집중하실 분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않다.
올해 본 <이태원살인사건>이 논쟁을 회피하는 모습이었다면 <모범시민>은 논쟁과 타협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볼만한 범작의 범주에는 서있지만 수작으로 가지 못한 점이 참으로 아쉽다.
*<모범시민>을 보면서 이 영화를 토니스콧 감독이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왠지 이런 스타일에 잘 맞을거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던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려나?
*2009년12월10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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