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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의 문제>빅 브라더스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유쾌한 자유선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15.


몸무게로 평가 받는 사회적 시선에 맞선 네 남자의 이야기

몸무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순간을 나에게 묻는다면, 결혼식 등 정장을 입어야 할 적에 몸에 끼는 느낌이 들 때이다.  "살 빼야겠구나"란 생각이 절실해지는 순간. 대다수 여성의 공공의 적이자, 남성에, 나아가 인류의 적이 되어가는 존재, 몸무게. 몸짱 신드롬, 식스팩, 꿀벅지 등 신체 사이즈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 가고 언론은 이것을 부추기는 것이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다. 이렇다 보니 살이 찌면 자기 관리가 소홀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이런 현실은 살을 빼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추구하다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이 나오 게 만들 정도다. 너무나 신체 사이즈를 강요하는 사회 현실은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닌 세계적인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 현실에 정면으로 맞선 자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몸무게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적 편견에 용감히 맞선 네 사람의 스모 전사 이야기 <사이즈의 문제>. 살을 뺀 자들의 행복 이야기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살 찐 자들의 행복 이야기를 말하면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 <사이즈의 문제>. 행복을 성취하는 기준은 몸무게가 아닌,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스모라는 스포츠를 통해 표현한다.


스모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희망을 찾는 사람들

<사이즈의 문제>는 다이어트 클럽에서 스트레스를 받던 주인공 헤르젤이 TV프로그램에서 스모 경기를 보고 살을 빼는 것이 아닌, 살을 쪄도 행복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됨을 다룬 영화다. 스모라는 스포츠를 통해 살아 있다는 건강함을 느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스포츠 영화의 일반적인 흐름인 도전과 인간승리라는 수순을 거부한다는 점이다. 물론 <사이즈의 문제>의 문제에도 스모 대회가 나오고, 그 대회를 위한 훈련과정 등이 나온다. 그러나 영화는 대회의 승패 등의 결과를 중요시 하지 않는다. 본래 영화가 관심을 기울인 문제에 대해서만 집중하며, 필요 이상의 문제에 대해 시선을 주지 않으며, 확장시키려 하지 않는다.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자기 인생을 바라보는 것의 중요함과 그 속에서 문제를 찾고 고치는 것의 필요성이다. 영화 속 인물들에게 스모는 사회적 편견에 상처받은 자신들에게 정체성을 찾게 해주는 돌파구이자, 삶의 희망을 찾는 열쇠이다. 비록 유머스럽게 그려진 영화이지만, 그 속의 담긴 우리에게도 자신을 돌아보라는 메시지는 상당히 진지하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

빅 브라더스의 세상을 향한 유쾌한 자유선언이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그들만의 해법을 말하는 영화 <사이즈의 문제>. 치열함이 담긴 스포츠 영화가 아닌 휴먼 코미디로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며, 즐겁게 인생을 사는 방법을 이야기하며 보여준 재미있는 영화였다.

<사이즈의 문제>가 던진 주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이어트 열풍에 휩싸인 대한민국, 이제는 몸무게 만이 아닌 키로 사람을 루저로 평가할 지경인 우리의 현실은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는 수준을 넘어서 자신의 행복마저 희생시킬 지경이다. 모두가 같은 모습일 수는 없는 사회에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다. 모두가 같길 원하기 보다는, 모두가 행복하길 추구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사이즈의 문제>는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 생각한다.

*관람 시 주의사항: <사이즈의 문제>를 보고 "그래, 먹는 것이 남는거다"는 식의 해석을 하는 건 곤란하다. 건강관리를 위해서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할 필요성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니까. 먹는 게 남는 거다 라는 건 이 영화가 가진 주제가 절대 아니다. 먹고 스모를 한다면야 문제가 없을 테지만.

*언제나 느끼지만 스모는 나에게 스포츠로서 매력이 1%도 안 느껴지는 종목이다. 스포츠라기 보단, 무슨 의식 같아 보인다.

*<사이즈의 문제>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국가인 이스라엘의 영화다.

*<사이즈의 문제>는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고 한다. 누가 주인공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

*2010년4월1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