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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허트로커(2010) - 전쟁영화 같지 않은 전쟁영화

by 사과씨네 2010. 4. 19.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주연: 제레미 레너(윌리엄 제임스), 안소니 마키(JT 샌번), 브라이언 개러티(엘드리지), 가이 피어스(맷 톰슨), 랄프 파인즈(팀 리더), 데이비드 모스(리드 대령), 크리스찬 카마고(존 캠브리지)

 

 폭발물 해체반 EOD의 '제임스'는 사고로 죽은 분대의 분대장으로 부임한다. 하지만 그는 위험한 일을 자처함으로서 개인뿐만 아니라 같은 팀마저 위험에 빠뜨린다. 폭발물은 언제 터질지 알 수 없고, 이라크인들은 누가 테러리스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임스'가 속한 팀은 삐걱대기 시작한다.

 

 2010년 아카데미에서 5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허트로커>는 여성감독인 '캐서린 비글로우'가 만든 작품입니다. '비글로우'감독이라고 하면 왠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과거 유명했던 감독이죠. 한 때 침체기에 빠져 눈에 띄는 영화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폭풍속으로>나 <K-19>, <블루스틸> 등으로 여성감독의 한계를 넘어선 감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성감독의 섬세함이 보인다기 보다는 남성적인 총과 집단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감독으로 봤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과거의 영화가 집단과 개인에 대한 충돌이 많았고, <블루스틸>의 경우 총에 대한 클로즈업이 보였거든요.

 

 이번 영화인 <허트로커>에서도 그런 점은 없어지지 않은 듯합니다.

 

 <허트로커>는 전쟁영화이긴 하지만 긴박한 전투씬은 거의 없죠. 대신에 폭발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대체하고 있는데, 왠만한 전투씬 못지 않은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게다가 '샌번'이나 '엘드리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제임스' 덕분에 영화가 끝나갈 때까지 무엇 하나 긴장되지 않는 장면이 없습니다.

 

 '제임스'가 주인공으로 그 주변을 둘러싼 이라크인들과 폭발물, 여기에 같은 분대원까지 가세해서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만듭니다. 하지만 '제임스'는 그러한 상황을 즐기죠. 솔직히 즐긴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제임스'와 '샌번'의 마지막 대화에서는 그 자신도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니깐요.

 




 그나마 대략적으로 알 수있는 것은 '비글로우'감독이 내세운 명언 때문입니다. 전쟁도 마약과 같아서 중독이 된다는.

 

 앞부분의 멘트는 이 영화의 주된 주제이자 반전을 꾀하는 감독의 심리이며, '제임스'의 상황 설명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독된 자는 자신이 중독된 것을 알지 못하죠. 그러한 중독자로 내모는 것은 국가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국가는 평화를 내세워 중독자로 내몰고 있죠.

 

 영화는 다소 큰 액션씬이 없어서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그러한 단점들을 충분히 커버합니다. 보고 있으면 여성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쓸데없는 군더더기식 설명을 없애버리고 간결한 편집과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하는 영화입니다. 대단히 멋들어진 연출력을 맛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원제는 <The Hurt Locker>. 치유되지 않는다는 미군의 은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