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알버트 휴즈, 알렌 휴즈
주연: 덴젤 워싱턴(일라이), 게리 올드만(카네기), 밀라 쿠니스(솔라라)
2043년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세상에 '일라이'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서쪽으로 떠난다. 그러던 중 잠깐 들린 마을에서 사고를 일으키고 그곳을 관리하던 '카네기'는 '일라이'가 통치의 빛을 가지고 있는 걸 알게된 후 빼앗기 위해 쫒고 쫒기는 추격전이 벌여진다.
'휴즈'형제 감독의 <일라이>는 묵시록적 세계관을 지니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나마 암울한 세계관에 유일한 빛 한줄기를 드러내보이고 있는데요. 영화의 설정도 그렇고 전반적 배경도 그렇고 은근히 종교적입니다. '일라이'는 과거에 대해서 그다지 많은 말은 하지 않는데('카네기'도 그렇고요), 과거의 종교적인 전쟁이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과거는 어떻든 영화에서 중요한게 아니죠. <매드맥스>도 그렇고 좀비영화도 그렇고 원인은 어떻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대충 상황을 보고 판단하면 되니깐요. <일라이>또한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습니다. 단지 종교서적이 싸그리 사라졌다고만 이야기하죠.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가타부타 말만 많아지면 사족이거든요.
문제는 이 영화. 너무 무겁다는 겁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솔직히 간결합니다. 딱히 마음에 드는 결과는 아니지만 어쨌든 전체적 플롯이나 결말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분위기가 워낙 무거운데다가 솔직히 액션영화라고 홍보는 하지만 액션영화라고 보기엔 민망할 정도로 단조롭고, 없습니다. 음...없다는게 더 맞는 말일 듯.
액션영화라고 홍보하기엔 무리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실질적으론 '휴즈'형제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진 모르겠으나 일단 '일라이'라는 고독한 존재가 오직 사명 하나로 서쪽으로 간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중반 이후에 '솔라라'가 같이 어울리긴 하지만 역시 극의 흐름에 큰 역할을 하진 못합니다.
소재는 매우 괜찮은 편인데, 솔직히 몰입은 안되더군요.
대부분 '일라이'를 통해서 이 영화가 믿음을 강요한다고 하시는데, 그 말도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봐도 황당하긴 했거든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일라이'보다 '카네기'인 듯합니다.
'일라이'야 어떻든 간에 '카네기'가 손에 넣고자 하는 목적은 완전히 반대에 놓여 있으니깐요.
'카네기'의 경우 종교를 완벽히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특히나 법을 대신할 체제로서 말이죠. 종교가 그만큼 힘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실제로 그렇기도 합니다. 게다가 종교를 정치적통치를 위해 사용한다면 그 힘은 얼마나 막강할까요.
종교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종교단체와 국가들이 평화를 짓밟았는지 역사를 되새겨도 알 수가 있죠. 과연 하나님, 예수님, 부처님, 알라신 등등 그들은 기분좋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어쨌든 이러나 저러나 그리 유쾌 통쾌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무술감독이 '이소룡'의 제자라는데, '일라이'의 무술을 얼핏보면 절권도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무술 조차도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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