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살기 힘들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미 투>는 '평범함'과 '사람들'을 다루는 이야기다. 단지 염색체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평범하게 살기 힘들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염색체는 일반적 의미보단 조금 확장된다. 의학적 의미의 염색체 숫자가 보통 사람들보다 하나 더 많아서 평범하지 못했던 남자와 다른 사람보다 사랑과 성장의 염색체가 부족했던 여자. 영화는 이들의 만남과 사랑을 지켜보면서 그 속에서 보호와 사랑, 그리고 믿음에 대해 유머스러움과 진지함을 동반한 이야기를 한다.
사회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했던 다니엘
34살의 다니엘(파블로 피네다). 그는 남들은 2개 가진 21번째 염색체를 딱 하나 더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다운증후군으로는 유럽 최초로 대학을 졸업했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시도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첫 직장에서 라우라(롤라 두에냐스)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장애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건강한 다니엘과 비록 겉보기엔 정상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안고 사는 라우라. 성장하면서 가족과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은 라우라와 태어나면서 신에게서 상처를 받고 태어난 다니엘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고자 노력하며, 그들은 특별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 다니엘은 사회의 한 부분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사회는 그것을 쉽사리 인정해주려 하지 않는다. 또한 사회는 다니엘에게 평범한 사람과의 사랑을 용인하지 않는다. 다니엘은 외면적으로 일반인과 조금 다를 뿐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보다 지적 수준이 높다. 하지만 그는 거부당하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저 평범하게 대해주길 원할 뿐이며, 평범하게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을 뿐이지만 그것이 힘들다. 다니엘은 묻는다. 우리는 남들과 다를 바 없는데, 왜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고 대하느냐고. 그리고 이것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영화 속에서 보여준다. 자신들을 어떻게 대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견해를.
똑같은 사람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미 투>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인물 다니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다른 관점의 이야기 역시 담고 있다. 다니엘과 라우라를 통해 조금 특별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사랑을 조명했다면, 다운증후군을 가진 페드로와 루이자를 통해 특별한 사람들의 사랑도 조명한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얼마나 편견 어린 시각 속에서 이들이 생활하는지, 얼마나 이중적인 잣대에서 이들이 평가되는지를 보여주려 했다.
사회 구성원으로 다니엘이 간 직장, 그리고 사회에 가기 위해 훈련되는 공간 모빌 댄스 아카데미. 이 공간들을 통해 사회로 나간 사람과 사회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을 동시에 조명하며,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주제를 전달하려 했다. 영화는 단순하게 스토리를 끌고 가서 동정을 구하는 식의 접근이 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대사와 행동을 통해서 영화가 던진 화두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보여주려 노력했으며, 그 모습들을 통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보여지는 편견을 담아내려 했다.
다니엘과 마우라, 페드로와 루이자의 모습들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것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 이들을 다르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 모두는 부족하고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니 함께 서로가 도와주며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타인에 대한 동감과 긍정을 말하는 영화
영화의 원제 <Yo, Tambien>는 영어 제목 <me, too>와 같은 의미인 "나도, 그래"를 의미하는 스페인어라고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동감과 긍정을 의미하는 제목. 영화는 타인과의 교감과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사람의 삶 속의 동감과 긍정의 방법을 모색하려 했다. 이런 어려운 주제를 다루었지만 영화 속에는 감동과 웃음이 함께 공존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캐릭터들 대하는 존중의 자세가 들어 있다.
점점 타인에 대한 거리감과 편견이 심각해지는 오늘 날 우리들에게 <미 투>는 작은 오아시스 같은 영화다. 함께 살아가지만 공존에 대해 너무나 서툰 우리들. 다니엘이 던지는 희망의 웃음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보고 배워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분에겐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미 투>의 주인공 파블로 피네다는 실제로 다운증후군으로는 유럽 최초로 학사학위를 받은 특별한 인물이며, 파블로의 이야기에서 영화가 출발했다고 감독은 전했다. 그리고 다운증후군을 가진 감독의 여동생은 루이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의미를 가진 영화인 듯 하다.
★★★
*2010년4월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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