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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데이>에이미 아담스가 선사하는 근사한 로맨틱 코미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14.


누구나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의 순간인 프로포즈

프로포즈. 이 단어를 떠올리면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드는가? 이것은 경험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접근이 나올 수 있다. 기혼자라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테고, 미혼이라면 낭만적인 상상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프로포즈는 일반적으로 누구나 가지는 경험이다 보니 간접체험으로 보여주기에 너무나 좋은 요소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는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을 여러 방향으로 확장시켜 만든 것이 영화나 드라마이니 이것은 당연한 건가.

<프로포즈 데이>는 '프로포즈'라는 소재를 아예 대놓고 다룬 영화다. 다만 다른 로맨틱 코미디물들과 너무 비슷하게 만들면 재미가 없을 테니 추가적으로 넣은 요소가 여자가 남자에게 청혼을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 경향과는 다소 다른 흐름에 (사실 여자가 프로포즈 하면 안 된다는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지켜야 할 암묵적 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에이미 아담스라는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활력소를 더한 <프로포즈 데이>. 이런 점들은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 보는 나에겐 영화를 보기 전 꽤 흥미를 주는 점들이었다.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떠난 험난한 여정,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새로운 사랑

애나(에이미 아담스)는 4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 반지를 기대했는데, 남자친구는 귀걸이 선물만 주고 아일랜드로 출장을 떠나 버린다. 프로포즈를 기대하다 실망한 애나는 아일랜드에서 4년에 한번 찾아오는 윤년 2월29일에는 여자가 남자에게 청혼하면 무조건 승낙해야 한다는 풍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악천후로 여행은 꼬이게 되고, 2월29일까지 더블린에 도착하기 위해 아일랜드 남자 데클랜(매튜 구드)에게 안내를 부탁한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 애나와 데클랜은 시종 티격태격 거리게 되고, 그 속에서 두 사람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프로포즈의 순간, 애나는 남자친구와 데클랜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프로포즈 데이>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떠난 험난한 여정을 중심으로 다룬 영화다. 꼭 청혼을 해야 하는 캐릭터와 그와 상반되는 캐릭터가 동행을 하게 되는 로드무비이며, 두 사람은 위기상황에 당연히 빠지며 그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다. 다만 어디를 여행하느냐와 어느 정도의 위기에 빠지느냐 정도가 여타 영화와 다를 뿐이다. 그리고 이야기 구조에서 다루어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감정이입보다는 재미와 흥미로 도달하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다.

어디를 여행하느냐와 어느 정도의 위기에 빠지느냐라는 영화의 내용에서 '어디'는 영화의 상당한 부분을 이룬다. 아일랜드의 여러 곳을 보여주며,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 생활, 풍습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꽤 쏠쏠한 재미를 주는 편. 그리고 '위기'라는 부분에서도 상황이나 행동 등이 꽤나 재미있는 편이다. 무엇이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느긋하게 대처하는 남자, 무엇이든 계획대로 해야 하며 치밀하게 준비하는 여자. 이 상반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로맨틱 코미디의 활력은 근사한 수준이었다.


전형적인 구성 중 차별화를 보인 영화 <프로포즈 데이>.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전형적인 스토리와 소재를 비교적 잘 버무린 영화 <프로포즈 데이>. 전형적인 스타일이지만 변형을 통한 차별성이란 미덕이 보이며, 두 주연배우의 연기가 근사한 맛이 있는 영화다. 또한, 전체적인 스타일이나 코드에서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부분들도 적지 않은 영화다. 걸작 로맨틱 코미디는 아닐지라도, 평균 수준 이상은 해준 영화임에는 확실하다.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영화팬들이여, 이 영화를 꼭 보시길 바란다. 에이미 아담스의 환한 미소와 볼수록 정감 가는 귀여운 매튜 구드, 이 두 사람이 당신을 편안함 속에서 유쾌한 웃음을 짓는 흐뭇한 시간을 줄거라 나는 믿는다.

*<프로포즈 데이>의 원제인 <Leap Year>는 윤년을 의미한다. 그런데 원제 그대로 윤년이라고 번역해서 개봉했다면, 적어도 관객의 80%는 외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영화 속 에이미 아담스의 패션은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 그녀의 친구 루이도 영화 속에서 놓치지 말길 바란다.

★★★

*2010년4월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