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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베니싱(2010) - 영화 자체가 베니싱

by 사과랑 2011. 4. 1.


(스포가 있을지도...)

감독: 브래드 앤더슨

주연: 헤이든 크리스텐슨(루크), 탠디 뉴튼(로즈마리), 존 레귀자모(폴)

 

 TV리포터 '루크', 물리치료사 '로즈마리, 영사기사 '폴', 7번가 술집의 바텐더 아들 '제임스'를 충격적인 현상을 목격한다. 바로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사라지는 현상. 이들은 어둠이 사람들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어둠을 피해 7번가 술집으로 하나 둘씩 모여든다. 하지만 7번가 술집의 자가발전기도 오래 버티지 못하게 되어 도시를 탈출하기로 마음 먹는다.

 




 <베니싱>이 주는 공포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존재입니다. 그 어둠 속의 존재들로부터 어떠한 이유도 모른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탈출을 시도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충분히 흥미를 사로잡습니다. 어둠이란 존재는 항상 공포의 존재이며, 알 수 없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으니깐요. 영화는 그런 발상에서 시작합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가지고 만든 셈이죠.

 1585년 5월 23일에 있었던 로어노크섬의 실화입니다. 115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 순간에 사라진 사건인데요. 영화에서도 언급되는 '크로아톤(Croaton)'만을 남긴 체 사라졌습니다. 영화는 고스란히 현대로 옮겨왔죠.

 

 오직 빛이 있어야만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된 남겨진 사람들. 그들의 고군분투는 이 스릴러영화의 기본적 재미를 더 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실상은 전혀 그러지 못합니다.

 일단 영화가 전체적으로 개연성도 없을 뿐더러 이유도 알 수 없는 증발은 끝까지 이유가 없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의 고군분투는 술집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내용의 반을 차지합니다. 어떠한 스릴도 없고, 긴박감도 없습니다. 연출도 밋밋해서 숨가쁜 상황을 연출해내지도 않습니다.

 





 스릴러영화로서는 참담할 뿐입니다. 특히 아이를 찾는 '로즈마리'는 짜증유발자인데요. 아이를 찾는 심정은 이해를 하지만 영화의 흐름에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좀 더 오래 살아남은 자로서 곧 사라질 사람이라는 것 말고는 딱히 행동도 없고요. '루크'는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가 후에는 '폴'을 힘겹게 구해내고, '제임스'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입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캐릭터 설정이죠. '폴'의 존재는 그냥 이 영화의 부가설명을 위한 존재일 뿐입니다. '제임스'는 막판에 이해 못할 행동을 하죠. 이러나 저러나 마지막에 알 수 있는 것은 헐리웃은 아이들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 정도.

 

 마지막 장면도 딱히 이해 못할 장면들이죠. <머시니스트>를 연출한 '브래드 앤더슨'감독은 <머시니스트>의 허무함을 이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이 영화의 성공은 딱 초반부를 제외하곤 없습니다.

 솔직히 멋들어진 액션을 기대한 것도 아니고, 엄청난 특수효과의 괴물을 기대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손에 약간의 땀을 쥐게 할 수 있는 긴박감과 마지막의 오묘하면서도 호러영화 특유의 속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평범함만 있었어도 충분했던 영화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긴장감은 예고편이 전부이고, 영화의 초반부가 끝이었습니다.

 





 어둠이란 존재를 공포의 대상으로 제대로 그리지 못한 '앤더슨'감독은 덕분에 영화의 재미마저
Vanishing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