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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127시간(2010) - 살아있음에 대한 찬가

by 사과랑 2011. 2. 14.



감독: 대니 보일

주연: 제임스 프랭코(아론 랠스톤)

 

 

 '아론'은 자유분방하게 홀로 트래킹을 떠난다. 블루 존 캐니언으로 향한 그는 첫날 차에서 자고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 넘어져도 즐겁다. 길을 떠나면서 여자 둘도 만나 길도 알려주고 색다른 경험도 소개시켜준다. 그리고 헤어진 후 홀로 여행을 하며 즐겁게 가던 중 순간 사고가 일어난다. 그의 손이 돌에 끼어버린 것.

 

 

 '대니 보일'은 이 이야기의 실존 인물인 '아론 랠스톤'의 책을 읽고 감명 깊었는가봅니다. 그는 바로 영화 작업에 착수했으니깐요. '대니 보일'에겐 그의 127시간이 지금까지 그가 이야기해왔던 생각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였겠죠. 생존에 대한 사투. 액션이든 드라마든 그는 생존이라는 단어를 열심히 그려왔으니깐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는 살기위해 퀴즈를 풀고 <선샤인>에서는 마지막까지 생존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28일후>는 생존 그 자체죠.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그가 항상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아론'이 돌 사이로 손이 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놀랍게도 영화는 그 시점부터 영화 타이틀이 뜬다는 거죠. 앞부분의 긴 이야기는 오프닝이었을뿐, 실제 이야기는 돌이 끼는 그 순간부터라는 것입니다.

 






 <베리드>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카메라 구도와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로 시종일관 영화의 재미를 놓치지 않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도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베리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편집과 분할, 연출, 배우 '제임스 프랭코'의 연기로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듭니다. 특히 '대니 보일'특유의 음악 감각은 이 영화를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시선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베리드>가 완벽히 한정된 공간으로 이야기했다면 이 영화는 그보다는 훨씬 자유롭고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덕분에 '아론'의 심적 갈등과 고통을 회상과 환상으로 극대화 시킵니다.

 

 

 <127시간>은 영웅주의나 기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생에 대한, 삶에 대한,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찬가입니다. '아론'은 자신이 스스로 만든 울타리 안에서 그 혼자만이 살아나갑니다. 여행을 가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며, 홀로 고립시키죠. 홀로 풍족하다고 생각하니깐요. 하지만 그가 손에 돌이 끼는 순간 그러한 상황과 벗어날 수 없는 절망적 현실 자체를 자신이 만들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새롭게 다짐합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그의 말대로 오래 전부터. 이미 그의 손이 돌에 낄 상황은 만들어져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론'은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버립니다.

 


 그는 일반적인 사람입니다. 손이 끼어있음에도 자위에 대한 욕구를 가지는 남자이고, 갈증으로 인해 자신이 두고온 음료수와 맥주를 상상하며 입맛을 다시는 사람이죠. 그리고 후회에 눈물을 흘릴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그는 단지 좀 더 희망을 가졌고, 좀 더 생존에 대한 몸부림을 쳤다는 것이죠. 그리고 삶을 위해 포기할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

 

 

 '아론'을 연기한 '제임스 프랑코'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에 더욱 물이 오른 느낌입니다. <스파이더맨>의 '해리'가 훌쩍 성장한 듯 한데요. 이번 영화로 인해 오스카 남우주연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영화를 본다면 노릴만한 이유는 충분하죠. 게다가 이번 2011 오스카 사회자로도 활약할텐데요. 그의 연기변신이 나날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