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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마셰티(2010) - 황당함의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

by 사과랑 2011. 4. 20.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에단 마니퀴스

주연: 대니 트레조(마셰티), 제시카 알바(사타나), 로버트 드 니로(맥러플린), 미셸 로드리게즈(루즈), 스티븐 시걸(토레즈), 린제이 로한(에이프릴), 돈 존슨(스틸만)

 

 <그라인드 하우스>의 중간에 삽입된 가짜 예고편이 실제로 영화화된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그러더니 그 소식이 잠잠해질 즈음에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어 넘겼는데, 농담이 진담이 되어버릴 줄은 몰랐네요. 애초에 예고편 자체가 농담이었는데 말이죠.

 잠깐 스쳐지나가는 짧은 예고편이 한 편의 장편으로 만들어졌다는 황당함 만큼 이 영화는 그 황당함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애시당초 <그라인드 하우스>의 취지를 그대로 이어나가는 셈이기도 하죠.

 



 6, 70년대의 B급 황당 액션을 기본 틀로 삼고 선정적이고, 피가 주체하지 못하고 튀며, 여기에 코미디까지 가세한 황당무계한 이 영화는 B급 비주류를 주류로 승화시키는 영화입니다. 이전의 <플레닛 테러>에서 보여주었던 '로드리게즈'의 편집적 유머센스는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거친 질감과 바로 뚝뚝 끊기는 편집은 오래 전 영화를 감상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합니다.

 항상 조연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대니 트레조'형님께서는 '로드리게즈'와의 인연을 통해 이번 영화에서는 주연을 맡으셨는데요. '대니 트레조'의 모습을 오래도록 보는 즐거움과 동시에 '제시카 알바'를 비롯하여, '스티븐 시걸'까지 최고의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어찌보면 이런 쓰레기 같은 영화에 유명배우가 출연할까라는 의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고, 단순히 배우들의 이름만 보고, 카메오 수준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스티븐 시걸'의 경우엔 과거 일당백으로 혼자서 악당들을 제압했던 일을 뒤로 한체 <마셰티>에서는 악역으로 출연합니다.

 '로드리게즈'감독은 8, 90년대를 풍미했던 액션배우를 이렇게 뒤집어 엎어버림과 동시에 '스티븐 시걸'을 통해 추억의 B급 액션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스티븐 시걸'은 이번 영화에서도 어떠한 일에도 표정 변화가 없습니다. 그런 그를 보며 왕년의 액션 스타를 대형 스크린으로 만난다는 것은 짜릿한 일인 것입니다.







 '로드리게즈'를 필두로 하여 제대로된 B급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출연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그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다소 어설프면서도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을 조금씩 비틀어버렸기 때문이죠. 그래도 '돈 존슨'이나 '치치 마린' 같은 경우엔 가짜 예고편에서 이미 등장을 하셨죠. 캐릭터도 변하지 않고 예전 그대로 나온 다는 점에서도 이 영화의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소 처음에 아무렇게나 만든 가짜 예고편의 영상을 고스란히 따오려다 보니 억지설정과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고, 중반부엔 흐름이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어 지루한 편이긴 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이 영화의 백미는 초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진다고 봐야겠죠. 나름의 권선징악이라는 교훈도 가지고 있고 말이죠.

 

 한번쯤 '로드리게즈'의 유머를 느껴보실 생각이 있다면 관람을 추천합니다. 게다가 코미디, 액션, 누드까지 한 번에 모두 보실 분이라면 말이죠. 하지만 제가 배급사라면 굳이 국내에 극장 개봉을 하진 않겠네요. 일단 분명 적자일테니 말이죠.

 유명 배우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니 트레조'라는 주인공의 이름은 생소하게 느끼실 분도 많을 뿐더러 내용 자체가 매니아나 비주류에 속해 있어서 말입니다. 특히나 <그라인드 하우스>에서 나왔던 가짜 예고편이라는 사실을 과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지도 의문이니깐요.

 

 

 

# '마셰티'에게 헝가리어로 욕을 하던 경호원이 바로 <프레데터스>의 감독 '님로드 안탈'이라고 하네요. '일라이 로스'와 같은 또 다른 관계를 볼 수 있는 걸까요?

## <마셰티>가 국내개봉을 합니다. DVD로 바로 출시되어도 감지덕지라 생각했는데, 상영관에 걸릴 줄은... 다소 무모한 도전 같아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감사드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