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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영화 리뷰

뒤통수를 후려치는 영화-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by Almuten 2009. 4. 14.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인 주제는 껍질 알맹이관한 고찰이다.

자매지간 이지만 아빠가 다른 명은(신민아)과 명주(공효진) 는 성격또한 정반대의 성격이여서 사사끈끈 부딪친다. 명주는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었고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한 여성이다
.

명주는 벽이 없어 낯선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지고 곰팡이가 서식하고 있는 모텔에서도 하룻밤 잘 수 있는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이렇게 낙천적이고 벽이 없는 명주의 성격 때문에 명주가 이른 나이에 미혼모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
 
반면에 명은은 제주도 에서 자라 대학을 졸업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이다.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 답게 명은은 모든 부분에서 성격이 까탈스럽다. 결백증이 있는 사람처럼 유난히도 깔끔을 떨고, 낯선 사람들과 허물없이 쉽게 대화하고 소통하는 명주를 이해하지 못한다
.

조금이라도 지저분한 꼴을 참지 못하고 징그러운 산낙지를 먹지 못한다. 크렌징 크림은 비싼 제품을 사용해야 되고, 제주도에서 뭍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더라도 침대칸을 이용해야 하고, 렌트카를 하나 빌려도 폼나는 중형 고급 세단을 빌려야 되는 그런 성격이다
.



이 영화에서 명주는 알맹이를 암시하고 있다면 명은은 껍질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명은은 외모는 물론이고, 마음까지도 자신이 쳐놓은 단단한 껍질에 둘러 쌓여 있다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명주와 명은은 불편한 재회를 하게 된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후 명은은 아버지의 얼굴을 알고 있는 명주에게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에 동참하길 강요한다. 명주는 내키지 않지만 어쩔수 없이 불편한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

명주는 서서히 명은의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하나씩 끄집어 내기 시작하고, 명은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때, 명주의 어머니와 명은의 아버지에 대한 얘기들이 시간을 교차하며 나열되기 시작하고, 아버지의 얘기를 듣기 시작하면서, 명은은 점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

하지만 서울로 올라 가기전 회전그네 속에서 명주가 해준 아버지의 얘기를, 시간순으로 되짚어 보던중 명은은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감독은 이 시점에서 제대로 관객들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




명주는 항상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상상하곤 했고, 때로는 그리움에 때로는 복수심에 사무쳐 더욱더 아버지를 그리곤 했었다. 명은이 상상한 아버지는 명은이 상징하는 껍질의 정점을 얘기한다
.

이러한 명은의 사정도 모르고, 직장상사가 휴대폰을 통해 내뱉는 권위적인 말투는, 명은이 자신의 껍질을 깨부수고 세상을 향해 뛰쳐 나오도록 만든다


명은은 그렇게 자신이 쳐놓은 단단한 껍질을 깨부수고 세상으로 뛰쳐나오게 되고, 완전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다가온 기막힌 운명에 대해서는, 앞으로 명은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감독은 명은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까지만 보여주고 그 다음 명은의 선택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 둔다
.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이 영화는 여성감독에, 두여성 배우와 여성조연들 온통 여성들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여성 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초반에는 지나치게 서정적이고, 여성적인 코드여서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공효진의 잔잔한 유머와 시간을 교차하는 플롯들의 나열에, 점점 영화속으로 빨려 들 수 밖에 없었고, 급기야는 감독이 후려치는 한마에 뒤통수를 얻어맞고 나왔다
.

감독은 이 영화에서 껍질과 알맹이에 대한 여러가지 상징적인 장치들을 해놓고, 마지막에는 극명하게 대조시켜 보여줌으로써, 껍질보다는 알맹이가 중요하다고 역설 하고 있다. 그리고 껍질에 둘러쌓여, 미처 세상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명은에게, 스스로 껍질을 깨부수고 나오게 만듦으로써, 어른이 되게 만드는 성장 드라마 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라는 이 영화를 보고 세상과 소통하는것, 어른이 된다는 것, 가족과 소통하는 것 이 모든것이 한편으로는 너무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ps 충격적인 결말에 처음에는 뒤통수를 얻어 맞은듯 띵했는데 연이어 진짜 난감 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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