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밀양- 종교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다

지난영화 리뷰

by Almuten 2009. 4. 10. 06:51

본문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신애는 아들 준과 함께 남편의 고향이었던 밀양으로 살기위해 내려온다. 멈춰버린 차 때문에 카센터 사장 종찬을 만나게 된다.종찬은 신애에게 밀양에는 무슨일로 오셨냐는 지극히 평범한 질문을 건넨다.

신애는 살러 왔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 이유가 남편의 고향이기 때문 에라는 상식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대답을 한다. 여기서부터 신애는 자신의 이미지를 가상으로 포장하기 시작한다.신애가 밀양으로 내려오게된 진짜 이유는 신애 스스로 얘기한다.

자신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밀양의 토박이인 종찬의 도움으로 집을 얻고 피아노 학원 또한 집 한켠에 마련한다남편은 이미 하늘로 떠나버렸지만 남편의 분신인 아들 준이 신애 에게는 삶의 존재 이유이다.



약국에서 약사이면서 교회의 집사이기도 한 약사 아주머니는 신애를 불러 세워놓고 신애의 아픈과거를 들춰내며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교회에 나오길 권유한다.종교를 믿지 않고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밀양에서 자신의 가상 이미지를 새롭게 포장하고 있는 신애 에겐 약사 아줌마의 불편한 호의가 심기를 건드린다.

준은 이때를 틈타 숨어버리고 신애는 그런 준을 불러내기 위해 거짓으로 우는 흉내를 낸다. 마당 한구석에서 준은 고개를 내밀고 신애는 그런 준을 행복한 웃음과 함께 쫓는다.그녀에겐 이렇게 준과의 소박한 장난이 삶의 활력소 이다.


신애는 점점더 자신을 과도하게 포장하려 시도하기 시작한다. 밀양사람들에게는 아직 낯선 이방인인 신애는 밀양 에서의 사회적 신분을 애초에 높게 책정하고 진입하려고 돈이라는 이미지를 자신의 허상에 추가시킨다.실제로는 살 수 있는 여윳돈도 없으면서 순진한 종찬에게 살만한 땅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욕심이 오히려 화를 불러 일으킨다. 어느정도 밀양의 일원으로 녹아 들어갈 즈음 신애의 아들 준은 정말로 사라져 버린다. 알 수 없는 한통의 전화에 그녀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자신의 전재산인 몇백만원을 전부 찾아 유괴범이 시키는데로 무기력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주검상태로 이미 강가에 버려진 준 뿐이다. 그녀는 삶의 존재 이유를 상실하게 되고 그녀의 정신은 점점 더 그녀를 가상의 세계로 이끈다 위태롭게 버티고 있던 그녀는 준의 사망신고와 함께 폭발하게 되고 숨막히는 고통을 겪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그순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교회의 현수막 이었으니...

그녀는 내키지 않는 알수 없는 이끌림으로 교회에 들어서게 되고 오열하게 된다.너무나 오래 참아왔던 극한의 슬픔을 모두 뱉어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교회 때문에 자신이 안정 되었다는 착각의 최면을 자신에게 건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이 기댈 수 있는 곳이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항상 바라만 보고 있는 종찬은 아직도 그녀에게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을 속인채 열렬한 교회의 신자가 된다 종찬 또한 아직은 신애의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기에 그녀의 삶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주변 친구와 지인들의 비아냥거림도 감수하며 교회의 신자가 된다.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을 속이면서 까지 새로운 삶을 찾게 되는 신애는 교회의 열렬한 신자로서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 준을 죽인 유괴범을 용서하기 위해 면회를 가려고 한다 .여기서 감독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얘기한다.

'그냥 마음으로 용서하면 되지 꼭 가야만 하냐고 내키지 않는다고' 하지만 신애는 가야만 한다 자신이 선택한 가상의 또다른 삶을 완성하기 위해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교인으로서 최상의 행동을 증명해줄 동행자들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의 아들 준을 죽인 유괴범과 창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이하게 되는 그녀는 유괴범의 얼굴이 너무 좋아 보여서 적잖이 당황한다 하지만 다시금 자신을 가다듬고 자신이 준비한 시나리오 대로 유괴범을 용서하러 왔다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유괴범은 그녀의 예상과는 빗나가는 엉뚱한 대답을 한다 자신도 하나님을 여기 들어와서 알게 되었고 이미 하나님 앞에서 진심으로 회개하고 용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신애의 머리는 갑자기 백짓장 처럼 하얗게 변한다 그녀가 바라던 대답은 이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라던 대답은 고사하고 유괴범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즉 자신을 속이면서 교회라는 조직과 하나님을 빌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켰던 자신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건만 유괴범은 교회와 하나님을 빌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용서해버리고 이를 합리화 시켜 버렸던 것이다.

신애는 그런 합리화를 자신이 아닌 다른사람 그것도 자신의 아들을 죽인 유괴범 까지도 할 수 있으리라고는 미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신애는 여기서 교회라는 것이 하나님 이라는 것이 교회를 믿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 시키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이창동 감독이 이 영화 밀양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의 하나 이기도 하다.

교도소를 나선 신애는 이제 교회와 하나님에 대해 극도로 분노하기 시작한다 교회와 하나님 이라는 이름을 빌어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 시키고 자신들이 지은 죄를 스스로 용서하는 그들에 대한 역겨움에 견딜 수가 없게 된다 .

그들이 만들어내는 위선적 퍼포먼스에 거짓말이야 라는 노래로 테러를 가하기도 하고 자신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정작 자신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 그들에게 돌을 던지기도 한다.급기야는 신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반항인 자살을 시도하게 되지만 운명의 장난 일까 이마저도 그녀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

병원문을 나선 그녀는 종찬에게 머리부터 자르고 싶다고 한다 종찬이 데리고 간 미용실에는 또 한번의 운명의 장난이 그녀를 맞이한다 그녀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뛰쳐 나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자르게 된다.

이제서야 비로소 그녀는 깨닫게 된 것이다 삶의 운명이라는 것이 있고 그 운명을 헤쳐나가면서 자기 자신이 스스로 끼달음을 얻어야 된다는 것을....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 밀양에서 종교의 왜곡을 질타한다 종교라는 것은 성인들의 말을 듣고 이해한후 자신이 스스로 삶의 운명을 헤쳐 나가면서 깨닫는 것이 되어야 하는데 작금의 수많은 종교들은 종교 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 시키고 자신들의 종교를 믿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냉소 어린 조롱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인간의 삶에 대한 깊고 냉철할 정도로 사실적인 고찰을 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전도연이 상을 받은 이유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된다.여태까지 그녀가 나오는 영화는 거의 다 봤지만 너는 내 운명에서 그녀의 연기가 절정에 이르렀다고 판단 했었는데 밀양에서는 그런 필자의 생각을 무색케 만들어 버린다.

밀양에서 송강호의 배역 자체는 조연 일 수 밖에 없다 모든 영화의 중심이 남편을 사별하고 아들 준까지 유괴범에게 잃는 신애 즉 전도연 중심의 얘기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송강호는자신의 명성에 걸맞게 오바하지 않고 자신의 배역이 정해준 한계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최고의 맛깔 나는 연기를 보여 준다.

지금이라도 밀양에 가면 동네 카센터에 송강호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전도연이 왜 송강호에게 시상식장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는지 영화를 보고나면 모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창동 감독은 정말 경이롭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심오한 주제를 그는 배우들을 통해서 영화의 흐름을 통해서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는 부분을 거의 완벽한 연출력으로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마치 스릴러 물을 보는듯한 긴장감을 중간 중간 느끼기도 했다.


영화 밀양의 관전포인트는 네가지 이다


첫째 전도연의 숨막힐듯 답답하면서도 사실적인 연기

둘째 송강호의 거의 완벽하게 녹아들어간 밀양 토박이 로서의 연기

셋째 종교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키는 왜곡된 종교와 왜곡된 신자들

넷째 인간의 운명 안에서 종교도 그 해답을 줄 순 없다는 것 즉 스스로 자신의 삶 안에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ps 대중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애초에 설정한 무거운 주제에 비해서는 오히려 대중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별 생각 없이 가볍고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꼭 봐야할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평가 하고 싶습니다.

<==== 더 많은 이노의 리뷰를 보시려면 요기 클릭하세요^^*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