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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영화 리뷰

<프롬 파리 위드 러브>액션영화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9.


<13구역>, <테이큰>의 피에르 모렐 감독. 그의 3번째 연출작

<프롬 파리 위드 러브>를 처음 접한다면 존 트라볼타 주연이 먼저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조금 들여다 보면 더욱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바로 감독이 피에르 모렐이다. <13구역>, <테이큰>으로 자타공인 오락물에 대해 인정을 받은 감독의 3번째 연출작이란 점은 액션영화의 팬들만이 아닌, 상당한 영화팬들에게 기대감을 줄 요인이다. 게다가 <테이큰>이야말로 진정 재미있는 오락영화의 교과서가 아니었던가!

이렇듯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앞선 두 작품의 연장선에서 보게 되었던 지라 그 기대감이 상당히 컸으며, 극장에서 예고편을 접하면서 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남자

<프롬 파리 위드 러브>의 스토리를 쉽게 설명한다면 테러리스트들과의 한판 전쟁이다. 그 전쟁에 전면에 나선 이가 최고의 특수요원 왁스(존 트라볼타)와 그를 돕는 주 프랑스 미 대사관 직원 제임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단순한 캐릭터라면 이야기가 밋밋할 테니 첨가물들을 더했다. 왁스는 엄청난 사건을 몰고 다니는 사고뭉치형 스타일의 열혈요원이란 점이고, 제임스는 융통성 없이 성실성으로만 살아온 요원이란 캐릭터 성격의 첨가물을. 어울리지 않는 이 두 사람이 팀을 이루어서 자폭테러조직으로부터 미국의 1급 정부인사를 보호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동화되며, 함께 미션을 완수하는 과정을 다룬다.

상반되는 캐릭터의 두 남자를 등장시킨 액션버디무비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액션영화답게 스토리의 허점이 분명 보인다. 사실 액션영화가 스토리의 완벽함을 가한다는 건 그 자신의 미덕을 잃어버리는 걸지도 모른다. 총과 몸, 그 합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액션영화의 일차적인 요소일 텐데, 스토리의 정교함을 더 앞세운다는 건 장르적인 우선도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프롬 파리 위드 러브>의 이야기의 완성도는 약간의 부족함이 보일지는 몰라도, 장르적 성격에서 큰 부족함이 보인 정도는 아니었다. 이걸 신경 쓸 틈을 안 주도록 정신 없이 몰아붙이는 스케일과 액션이 존재했고, 캐릭터들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종합선물세트가 주는 다양한 맛, 그러나 밋밋하다

앞서 말한 대로 지난 두 작품 때문에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보았던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결과적으로 재미있었던 영화였는가? 일단 재미있다고 말하고 싶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분명 재미있다. 하지만 이 재미있다의 뉘앙스는 다른 것들관 조금 다르다. 일반적 영화로는 재미있긴 하지만, 피에르 모렐 감독의 영화로는 부족한 재미다. 마치 <전우치>를 보았을 적에, 최동훈 감독 영화치고는 재미없다는 그런 느낌과 비슷했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하지만 너무나 보여줄 점이 많아서 만들어진 종합선물세트가 아니라, 조금은 타협적인 자세에서 만들어진 종합선물세트의 느낌이다. <13구역>의 도심질주, <테이큰>의 무자비한 총질, 폭탄, 카체이스, 17 대 1의 주먹대결 등 그 동안 누적된 액션의 모든 요소들이 나오지만 뭔가 아쉽다는 느낌만이 든다. 1+1이 2 나 3 이 된 것이 아닌, 1이 되었으며, 시너지 효과가 전혀 느껴지질 않았다.

이런 느낌이 든 이유는 바로 존 트라볼타로 연결이 된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존 트라볼타의 카리스마에 상당한 의존을 했다. 물론 존 트라볼타는 나이와 연기경험에서 나온 역량으로 그 자신만의 역할을 멋지게 해냈다. 그러나 이것은 영화의 제한적인 요소로도 작용을 했는데, 그것은 인위적인 액션연출과 조절이 나온다는 점이다. 존 트라볼타의 나이와 체력을 감안해서 연출이 그에 맞게 흐르다 보니 <13구역>이나 <테이큰>에서 보여지는 시원한 맛이 안 나온다. 이 부족함을 메워야 할 사람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였는데 그는 영화에서 너무나 조연스러운 위치에 머물고 있다. 이 점 때문에 일반적 수준의 액션영화로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피에르 모렐의 영화로는 부족함이 느껴진 듯 하다. 무엇인가 부족했던 속도감과 시원함, 호쾌함의 아쉬움. 사실 나이를 감안한다면 놀라운 수준의 액션을 보여준 존 트라볼타지만, 그에 대한 의존도를 조절했어야 했다.


재미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기억에 남을 영화는 아니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에서 "깔끔하게 한방에 끝내자"란 대사가 나온다. 영화는 그 대사가 딱 어울리는 전개한다. 재미있는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은 그 바람, 깔끔한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스크린에 보인다. 그리고 관객이 좋아할만한 여러 가지 맛의 음식을 준비했다.하지만 딱 이거다 하는 맛이 안 난다. 뤽 베송과 피에르 모렐이 그들의 장기인 맛에 너무 헐리우드의 맛을 가미해버려 그 맛이 전체적으로 싱겁다는 느낌도 든다.

뻔하지만 흥미로운 버디무비의 조합과 뻔하지만 나름대로의 흥미요소는 충분한 스토리는 뤽 베송과 피에르 모렐이 나름의 색깔과 맛을 위해 노력했음이 보여지는 부분이지만 전작들에 비해 너무 약했다. 앞선 <13구역>이나 <테이큰>은 우리의 기억에 오래 남을 액션영화의 위치에 섰지만, 이번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그 위치에는 오르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극장에서 재미있고, 신나는 2시간의 영화로의 재미는 부족함이 없을테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영화는 절대 아니다. 이 점이 너무 아쉽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라는 제목은 처음에 굉장히 낯선 제목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꽤 근사한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2010년3월1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