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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극의 뱀파이어헌터(2002) - 간만에 보는 강시영화

지난영화 리뷰

by 사과랑 2009. 9. 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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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극의 뱀파이어헌터(2002) - 간만에 보는 강시영화

감독: 전승위

주연: 계춘화(스승), 진국곤(번개), 임설(바람), 우영광

 

 17세기 청조시대. '비', '바람', '번개', '천둥'은 스승과 함께 흡혈귀들을 잡으러 간다. 하지만 막강한 힘에 패하고 스승과 헤어진 네 명의 제자는 스승을 찾으러 다니면서 3개월 전 놓쳤던 강시를 잡으러 돌아다닌다. 그러던 중에 강시의 기운을 쫒아가던 중 대저택의 결혼식에 동참하게 된다. 이 저택은 바로 밀랍인형을 만드는 집안. 귀기를 눈치챈 네 명은 하인으로 가장해 집안을 수색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스승과 네 명의 제자들

 '서극'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으며, '전승위'라는 다소 생소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와 감독, 제작자까지 다양한 재능을 겸비한 감독인 '서극'이 강시를 소재로 만든 영화다. 애초에 멜로부터 무협, 액션,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종횡무진하는 감독인지라 강시를 소재로 하였다고 해서 놀랄 것도 없고, 신기해할 것도 없다.

 

 다작을 하는만큼 다양한 장르에 손을 대고는 있지만, 몇몇을 제외하고는 '서극'감독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영화도 태반이다. 대체적으로 이야기의 진행이 빠른만큼 중간에 끊기는 듯한 편집이나 대충 생략으로 내용전달이 제대로 안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편집을 하는 편집자에게 많은 문제가 있는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극'의 영화에서는 빠른 전개만큼 전달력 부족현상을 겪기도 한다. '서극'이 제작자로 활동하면 이러한 문제가 더 불거지긴 하는데, 그래도 '서극'은 중화권에서 가장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감독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한마디로 영상 빼면 시체인 영화가 많다는 거다.

 

 워낙에 스토리보다는 한 시퀀스에 대한 애착이 깊어서 그런지 몰라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나름 괜찮은 편이다. 이 모든걸 붙이다보니 문제가 생기는데, 그래도 대체적으로 단순한 스토리가 많아서 무난한 편.

 

 이 영화는 '서극'이 제작을 맡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작자로 있을 때, 현저히 전달력 부족현상을 겪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을 죽이고 괴롭히는 강시 중에 가장 강한 강시의 등장, 이 강시를 잡아 족치려는 사냥꾼들과 어느 밀랍인형을 만드는 부자집의 비밀. 여기에 이 부자집을 노리는 악당이 가세하면서 일은 크게 벌어지고, 여기에 소소한 애정행각이 곳곳에 숨어있다.  

'진국곤'의 능청스런 연기가 돋보인다.

강시가 피를 빠는 장면.
쓸데없는 CG의 남발은 오히려 없는 것보다 못하다.

 이 많은 소재가 한 영화에 담아지는데, 한 번에 많은 것들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무협액션과 여기에 공포스런 강시를 부각시키다보니 러닝타임 안에 모든 것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꼭 과식해서 소화불량 걸린 것 처럼 뜬금없이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던가, 전혀 정보제공도 없이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된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은 떨어지게 되고, 내용은 점점 산만해져간다.

 

 '홍금보'가 <귀타귀>(80)를 감독, 주연을 맡으면서 유명해진 강시는 이 영화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 되어서 나온다. 나오는 인물들이 숨을 참는 등의 액션은 취하진 않지만 그래도 초반 때의 강시처럼 무서움을 간직하고 있는데, 2002년도 나온 영화치고는 다소 엉성해보이는 강시인 점이 아쉽다.

 그래도 홍콩 특유의 무서움과 코믹, 액션이 그대로 이어진 이 영화를 보면 80년대의 추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한다. 다소 엉성한 특수효과와 CG가 오히려 감상을 흐리게 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무협액션과 강시라는 소재는 80년대에 강시영화를 접한 이들에겐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떠올리게 해주는 영화다.

 

 '주성치'사단이면서 '이소룡'과 비슷한 외모로 관심을 모은 '진국곤'과 요즘엔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배우인 '우영광'. <소림오조>에서 '이연걸'과 한 판 승부를 벌인 악당 '계춘화'가 스승으로 나오면서 중국 영화팬들에겐 소소한 재미를 더해준다.

 

 국내 비디오 출시명은 <서극의 뱀파이어헌터>이며, 원제는 <Tsui Hark's Vampire Hunters, The Era Of Vampir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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