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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의외로 흥미로웠던 로맨틱코미디

지난영화 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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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기대가 안되었던 영화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을 보러 가기 전에 난 기대를 안 했다. 정체를 알 수 없던 제목과 너무나 단순하게만 보이던 포스터, 거기에 극장에서 몇 번 본 예고편 등은 내가 이 영화에 어떤 부분에 기대를 해야 하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사전에 어떤 느낌도, 기대감도 나에게 전해주지 못했던 영화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 아무 기대감 없이 그저 뻔한 영화 하나 만나고 오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지만 나의 예상은 시원하게 빗나갔다. 너무나 긍정적이고, 바람직했던 빗나감. 뻔할 꺼라 생각했던 건데 뻔하지 않았던 영화는 내가 생각한 바를 넘어선 재미를 주었다.

뻔하지 않았던 가장 큰 점은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이 일반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전개와 코드에 흥미로운 변형을 가했기 때문이다.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닳고 닳아 누더기가 되어버린 기존 틀의 영화가 아닌, 각자의 환경과 그 환경을 활용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진행중'이라는 영화제목처럼 에너지가 넘쳤던 전개였다.


40살의 여자와 25살의 남자

평범하게 살아가던 시골주부 샌디(캐서린 제타 존스)는 우연히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후, 두 아이를 데리고 뉴욕으로 와서 싱글맘으로 새 인생을 출발한다. 새롭게 시작한 인생으로 너무나 바쁜 샌디는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으로 애럼(저스틴 바사)을 고용한다. 제대로 된 사랑 한번 해보지 못하고 도리어 사랑에 이용당한 후,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의미를 찾던 애럼. 그는 샌디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차츰 샌디와 그녀의 아이들에게 정이 들게 된다. 그리고 샌디와 애럼, 40살의 이혼녀와 25살의 남자, 이 두 남녀의 사랑이 시작된다.

지난 인생에 대한 후회에 대한 눈물을 가진 여자 샌디. 현재 인생의 목표를 찾지 못한 남자 애덤. 이 두 사람은 새로운 인생의 행복을 찾으면서 함께 인생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서로 마음이 끌리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에 빠지는 것이란 생각은 이상적인 생각이었고, 현실은 서로의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두 사람은 다시 각자의 위치를 바라보게 된다.


이야기의 웃음과 깊이를 넣어준 캐서린 제타 존스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은 어른들의 성장형 연애물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안에는 두 남녀의 연상과 연하, 나이라는 요소만을 담은 것이 아닌, 육아, 이혼, 취업 등 사회적인 어려움이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뻔한 전개의 가벼움이 아닌, 약간의 깊이와 고민이 느껴진다. 어찌 보면 산만해질 것 같은 부분도 있었지만, 영화는 필요 이상의 부분에는 눈길을 안 주는 깔끔한 선택을 한다. 이혼한 전 남편과의 관계 등에 이야기의 힘을 흘리기 보다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사랑, 갈등에 이야기의 힘을 실어준다. 또, 단순한 연애물로 흐를지도 모를 이야기에 아이들이란 요소를 넣어서 보폭과 리듬을 가벼우면서도 힘있게 해주었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이 가벼우면서도, 나름대로의 깊이를 가진 작품이 되었던 것에는 기본적인 스토리의 설정적인 힘도 있었겠지만, 가장 큰 동력은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배우가 그 흐름을 잘 이어준 면이 컸다. 때로는 유머스러운, 때로는 슬픈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녀의 연기. 얼굴과 몸매로 주목 받았던 배우에서 점차 연기로 주목을 받아가는, 그러면서도 멋지게 늙어가는 이 여배우의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욕심이 많은 배우인가를 충분히 보여주었던 점이 아닌가 싶다.


꽤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다

아주 큰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깔끔한 재미와 웃음을 주었던 영화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 중간 정도의 재미는 충분히 보장하는, 어떤 면에서는 A급의 영역도 순간적으로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작품이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엔딩부에서의 급작스러운 전개와 필요이상의 호흡의 늘어짐 정도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매끄러워 마음에 들었던 영화다.

우연한 만남으로 인한 불장난 식의 전개가 아닌, 진지함과 유머스러움을 겸비했던 영화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 나로서는 기대이상의 재미를 느꼈던 로맨틱코미디인지라 극장에서 보시기를 흔쾌히 추천하고 싶다. 40살의 여자와 25살의 남자, 이 두 사람 중 누가 더 애들같이 구는지, 극장문을 나서면서 함께 본 사람과 이 점에 대해 가벼운 대화를 하는 것도 꽤 재미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재미야말로 영화를 보는 진정한 재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재미를 주기엔 참으로 적절한 영화다. 그리고 연애를 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애들같아 지고, 유치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원제 <The Rebound>는 '공이 다시 튀어 오름'이란 뜻이니, 아마도 다시 일어선다 정도의 의미를 담은 제목이 아닌가 싶다. <리바운드>라고 하면 농구영화의 느낌이 들 테니 힘들었을 테지만,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은 의미 자체는 나쁘지 않아도 영화가 너무 싸구려스럽게 보이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2010년3월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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