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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vie review

<친구사이?>김조광수 감독의 대담한 게이영화,그 두번째 이야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3.


내가 김조광수 감독을 처음 뵌건 아마 올해 CGV무비꼴라주로 상영했던 <약탈자들>의 GV시간이었을거다.당시 사회자로 나왔던 분이 김조광수 감독.이후 이글루스 영화카테고리에서 김조광수 감독의 개인블로그 포스팅을 종종 보곤 했는데 이번 영화 <친구사이?>에 대한 약간의 정보도 개인블로그에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8세이상관람가 등급을 받아 재심의를 신청했다는 진행까지.

<친구사이?>는 게이영화다.영어표현으로 하면 퀴어영화.
김조광수 감독 본인이 커밍아웃을 하신 분이다보니 스스로의 사랑에 대한 관점을 가장 편하면서도 힘겹게 풀 수있는 장르가 동성간의 사랑일것이다.

리뷰를 적기전에 우선 <친구사이?>는 두가지 접근을 해주어야 할거같다는 생각이 든다.한가지가 영등위 심의에서 받은 18세관람가 부분으로 이것은 이 영화의 영화적표현에 대한 견해일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영화적 내용과 표현의 완성도부분.사실 이 두 가지를 완전히 분리해서 보는것도 힘든 점이 있기도 하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개인적으로 분리를 해서 적어보고 싶다.


먼저 영화적 내용과 표현의 완성도를 적어본다면 <친구사이?>는 동성애에 대한  잣대를 색안경 끼고 보지만 않는다면 꽤 재미있는 로맨틱코미디이다.비록 런닝타임이 30분정도의 단편이라 감정선을 세밀하게 다루어줄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한 여건이었는데,김조광수 감독 본인 스스로가 많이 고민한 사안이고 많은 대화를 해 보았던 일이라 그런지 보는이가 작위적이라 느끼기 보다는 상당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구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면회신청을 가서 관계란에 '애인'이라고 적고 그걸 구겨버린다든가 찍찍 펜으로 그은 다음 그것도 모자라 뒷부분까지 펜으로 그어버리는 모습에서는 어느정도로 사회적편견에 대한 강박적 모습을 가졌는지를 가볍지만 또한 세심하게 보여주었다.

거기에 영화의 소재 자체가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반사회적이나 반인륜적으로 보일 여지도 적지않은 부분이므로 일반적인 영화적 전개를 해주는게 다소 힘든 요소가 강했는데(거기에 런닝타임도 짧으므로),김조광수 감독은 뮤지컬 표현을 도입시켜 관객이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감상하며 내용을 받아 들이도록 했다.
오프닝/엔딩의 뮤지컬적인 표현은 일반적인 시각으로 그냥 그렇다 보였지만 어머니와의 갈등장면같은 쉽게 풀기 어려운 장면의 뮤지컬적인 표현은 순간 무릎을 탁 치게 만들 정도로 재기넘치는 장면이었다.


다음은 영등위에서 받은 등급에 대한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다면,일단 난 영등위등급이 적절했다고 생각을 한다.

분명 <친구사이?>는 나쁘거나 더러운 영화가 아니며 순수하면서도 꽤 재미있는 영화인건 맞다.다만 중간에 들어간 베드씬(감독은 여관방바닥에서 이루어진 장면이라고 우스개 표현으로 방바닥씬이라 했다)에서의 수위는 키스씬에다 애무씬 등이 들어간 장면이라 18세이하 청소년들이 보기에 개인적으로 적절하지않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중간까지는 약간 아슬아슬한 수위를 보여주지만 분명 등급상 문제는 없었을 정도란 생각이 들었는데,여관장면은 분명 영등위에서 쉽게 넘어가기 힘들 요소가 다분히 보였다.감독 자신이 그 장면의 중요성을 알았으니 분명 넣었을테고 나도 그 부분은 공감이 가지만 20대 게이들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는 애초 의도에 더욱 충실하게 18세이상의 등급을 애초부터 염두에 두고 조금 더 과감한 전개로 가는게 더 나은 방법이지 않았을까?


소재 자체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영화 <친구사이?>.
시각을 조금 열고 받아들인다면 꽤 유쾌하고 밝고 명랑한 한편의 영화를 만날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다만 애초부터 거부감이 너무나 드는 분에게는 절대 극장을 찾지 말라고 하고싶고 어느정도 열린 시각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한번쯤 극장을 찾아서 볼만하다고 말하고 싶다.

감독이 다음에는 30대 게이의 모습을 다룬 영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다음 작품도 기대해본다.

*언론시사회 당시에는 30분 본편과 25분의 메이킹 등을 합해서 상영했는데 일반상영시에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메이킹필름을 관객에게 보여주는것이 또 하나의 표현이 될 수도 있겠지만,개인적 생각으론 관객에게 생각의 여지를 주기보다는 더욱 좁혀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정적이다.


*영등위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친구사이?>의 심의결과이다.리뷰와는 상관없지만 영등위의 판단은 이랬다로 참고하라고 올려본다.재심의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다.

*2009년12월17일 개봉예정



<친구사이?>언론시사회에서 감독,배우 무대인사 장면
(카메라가 순간 말썽을 일으켜 전체를 촬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