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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엽문2(2010) - 견자단과 홍금보의 대결이 볼만

by 사과랑 2010. 6. 19.

감독: 엽위신

주연:견자단(엽문), 홍금보(홍진남), 웅대림(장영성), 황효명(황량), 임달화(주청천), 변소황(금산조)

 

 전편에서 큰 사건을 일으키고 '주청천'의 도움으로 홍콩으로 건너간 '엽문'은 도장을 열지만 생각보다 제자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던 중 첫번째로 '황량'을 제자로 받아들이긴 하지만 이미 홍콩에서는 홍권의 대가 '홍진남'을 비롯한 10개 문파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 '엽문'은 우여곡절 끝에 인정을 받게 되긴 하지만 이번엔 중국 무술의 위신이 달린 시합에 참가하게 된다.

 

 전편의 이야기에서 그대로 이어져 가는 영화 <엽문2>는 한마디로 말해 전편보다 못한 속편입니다. 전편을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그만큼의 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 일 수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전개 자체가 일관성이 없습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황당한 전개를 보입니다.

 


'엽문'은 여전히 가정적이고 국가와 가정에 헌신합니다.

허나 가장 큰 단점은 돈을 못 번다는 것.



 

 영화 <엽문2>는 속편영화입니다. 이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고, 이미 전편에서 홍콩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속편입니다. 하지만 감독은 대체 누굴 위해 생각한 건지 모르지만 전편의 인물들을 모두 등장시킵니다. 그러나 이러한 등장 인물은 이미 속편에서 새로운 인물과 만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죠. 그래서 새로 등장한 인물도 그렇고 전편의 인물도 그렇고 제대로 이야길 하질 못합니다.

 

 물론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은 '엽문'이며, 주요 인물은 전반부의 '홍진남'과 후반부의 '용권풍'일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인물들은 사건들을 이어주는 매개역할이고요. 애시당초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엽문'과 '홍진남', '용권풍'을 제외하곤 관심자체도 없는 듯합니다. '엽위신'감독은 인물을 단지 사건을 이어주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뿐입니다.

 

 전편의 인물들은 이 영화가 속편임을 말해줍니다. '엽문'의 아내는 둘 째치고 '주청천'과 '금산조'의 역할이 그러한 역할입니다. '주청천'은 굳이 나올 필요도 없는 인물입니다. 머리에 총맞았다는 설정도 속편의 오프닝에 잠시 보여줄 뿐입니다. 하지만 속편임을 보여주어야 하고 전편에 한 행적('엽문'을 홍콩으로 데려온 일)때문에 배치시켜 두는 거죠. '금산조'는 더욱 속편임을 잘 말해주는 인물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전편의 일을 이야기하거든요.

 

전편보다 비중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요.

그런데 이런 여자가 요즘에도 있을까요?

돈을 못벌어와도 항상 남편을 생각하는...

영화니깐 가능한거겠죠?


 




 그렇다면 속편의 인물들은 어떨까요. 가장 뭔가 큰 일 낼 것 같은 인물인 '황량'은 단지 '엽문'과 '홍진남'을 이어주는 매개인물입니다. '엽문' 자체가 사건을 일으키지 않는 인물이라 큰 사건을 일으켜줄 '황량'같은 존재가 필요한 셈이죠. 그리고 주요인물이라 할 수 있는 '홍진남'과 경찰 '비파'역의 '정칙사'는 '엽문'을 마지막 시퀀스라 할 수 있는 복싱대회와 연결시켜주며, 신문 편집장은 이러한 일의 당위성을 알려주는 매개역할입니다.

 

 이러한 매개역할을 제외하곤 모두 큰 주목을 받을 뻔하지만 중반 이후로 뚝 끊겨버립니다. '엽문'과 '용풍권'의 대결로 인해서죠. 결국 후반부는 여타의 영화와 같이 서양인과의 대결로 돌아서게 됩니다. 실제로 그런 대결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근래의 무술영화들은 모두 같이 시합으로 종결합니다. 그래서 '황비홍'이 그립기도 합니다. 전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어쨌든 이 영화의 볼거리는 '견자단'과 '홍금보'의 대결입니다. 이미 이들은 <살파랑>을 통해 싸우긴 했지만 정통 무술로는 이번이 처음이죠. 원탁의 대결은 멋진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게다가 아직 '홍금보'는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세삼 알게되죠.

 액션의 재미는 후반부의 싸움보다는 전반부의 싸움이 더 재미있습니다. 다수와 '엽문'의 대결도 볼거리 중에 하나입니다. '견자단'의 현대물의 액션은 이종격투기에 가까워 항상 건들대고 누가 깡패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인데 이 영화에서의 '견자단'은 항상 차분하고 항상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죠. 이러한 점을 비교하면서 봐도 즐겁습니다.

 

'홍금보'는 여전히 힘이 넘치는 액션입니다.

둘의 대결에 대한 이야기는 속편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인데, 그 때부터 영화가 무척이나 기대된 영화입니다.


 




 특히 '홍금보'는 짧고 굵게 나옵니다. 그가 '용권풍'과의 대결에서는 큰 임팩트를 선사하죠.

 

 이렇든 저렇든 간에 홍콩 무술 영화를 극장에서 본다는 건 여전히 즐거운 것 같습니다. 게다가 '견자단'이나 '홍금보'를 큰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도 짜릿한 기분이 들고요. 비록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인 듯한 얼굴을 보면 슬프긴 하지만 아직도 건재한 모습을 보면 그나마 위안도 됩니다.

 

 전편을 본 이라면 이번 속편도 괜찮을 듯합니다.

 

 

# 90년대를 누린 '성룡'과 '홍금보'가 각각 다른 영화를 통해 만나게 됩니다. <베스트키드>와 <엽문2>입니다. 뭐 저야 둘의 얼굴을 볼 수 있으니 좋긴 하지만 모두 조연급으로 한 발짝 물러서 있다는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