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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 & 데이>여름 영화로 손색 없는 낭만풍 블록버스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6. 18.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그리고 제임스 맨골드 감독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헐리우드 톱 클래스의 두 배우가 호흡을 맞춘 영화 <나잇 & 데이>는 여러가지 흥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흥미 요소는 헐리우드에서 액션이 가능한 두 남녀 배우가 나온다는 점.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 보면 큰 실패를 없이 작품을 만들어 온 감독 제임스 맨골드가 만든 액션 영화라는 점과 블록버스터 영화로는 조금 색다른 클래식의 향기가 묻어나는 복고적인 액션 코미디라는 점이 보인다.

2001년 <바닐라 스카이>를 통해 한번 호흡을 맞추었던 경험이 있는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그러나 <바닐라 스카이>는 액션 장르가 아닌 스토리와 연기가 중심이 되었던 드라마였다. 이번에는 <미션 임파서블>과 <미녀 삼총사>에서 각각 보여준 희소성 있는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액션 영화로 만났다.

또 감독인 제임스 맨골드 역시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아이덴티티>, <앙코르>, <처음 만나는 자유>, <3:10 투 유마> 등 그가 만들어 온 영화들을 보면 상당히 폭 넓은 장르에서 활동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캐릭터가 살아 있었던 영화라는 점도 있다.

헐리우드의 액션 아이콘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그리고 큰 실패는 없었지만 무엇인가 큰 한방이 부족했던 제임스 맨골드 감독. 세 사람이 손 잡은 복고적인 느낌의 액션 코미디 <나잇 & 데이>는 보이는 면보다는 보이지 않는 면이 흥미로웠던 영화였다.


남녀간 사랑의 갈등을 액션으로 변형시킨 영화

영화 속에서 고공 비행 중인 기내를 초토화 시키고, 총알 사이를 누비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로이 밀러(톰 크루즈). 그는 말한다. "세상 만사엔 다 이유가 있다". 모든 걸 계획하여 작전을 진행하는 로이에게 준 헤이븐스(카메론 디아즈)는 계획의 차질을 빚게 만드는, 예상하지 못 한 변수다.

자신에게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계획을 진행시키는 로이를 보며 준은 생각한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자신에게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황당한 상황을 맞이하게 해준 남자 로이. 준은 그런 로이의 정체와 진의를 의심한다. 그가 자신에게 솔직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이용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의심.

차질이 생긴 계획을 수습하는 과정 속의 코미디와 로맨스를 다룬 <나잇 & 데이>는 액션과 첩보 스릴러가 기본 형식이지만. 근본적인 플롯은 남녀간 사랑을 다룬 로맨스물이다. 연애를 하는 남녀의 기본적인 관계를 액션 영화로 비틀어 본 변형. 단지 남녀 관계를 황당하고,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 넣었을 뿐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질문은 로맨틱 코미디의 그것과 같다. 그 사람을 믿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의 과정이다.


자신의 추억과 감정을 현대적인 액션 영화로 변주시키고 싶었던 감독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나잇 & 데이>를 훌륭했던 과거 헐리우드 영화의 업데이트 버전으로 보길 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과거의 작품인 <샤레이드>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와 같은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런 감독의 희망은 영화 곳곳에 깊이 묻어났다.

<나잇 & 데이>가 행한 차용은 노골적이며, 직접적이다. 감독이 과거 즐겨 보았던 영화에 대한 추억과 감정을 현대적인 액션 영화로 변주시켜 전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렇기에 익숙한 장면들이나 설정이 나온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문제는 감독이 가졌던 추억과 감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관객에게 전달했는가. <나잇 & 데이>는 이 점에서 성공적이다. <나잇 & 데이>의 클래식한 액션은 낭만이 묻어 있으며, 코미디에선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고전을 보는 기분과 현대적 블록버스터를 보는 기분을 함께 만끽하게 하는 유쾌함이 있다.

또한 여기에 더해진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의 매력은 근사함, 그 자체다. 미소 자체만으로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톰 크루즈와 금발의 백치미를 가공할 만한 코믹센스로 보여주는 카메론 디아즈.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가진 매력을 100% 완벽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나잇 & 데이>는 단점 역시 극명하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난무하는 클리셰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만들 여지도 크다. 또, 영화의 다른 소재와 조연 배우들이 산만한 느낌도 준다. 그리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자신의 문제점을 이번에도 역시 노출시켰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감독의 역량보다는 배우의 역량만이 느껴지는 한계점을. <나잇 & 데이>는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의 영화로 기억될 지 언정, 제임스 맨골드를 기억하게 만들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여름 영화로 손색 없는 낭만풍 블록버스터

한 여자를 지켜주는 기사가 되고 싶었던 남자의 이야기이자, 한 남자에게 새로운 날을 선물하고 싶었던 여자의 이야기.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낭만풍 블록버스터 <나잇 & 데이>는 훌륭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무난한 수준은 분명 넘어 선다.

여름 영화로서, 장르 영화로서, 근사한 클래식 변형 영화로서 손색 없는 작품 <나잇 & 데이>를 추천한다. 단점도 존재하지만, 그 단점 보다는 장점이 훨씬 크기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무엇보다도 친절한 톰 아저씨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점점 더워지는 여름, 시원한 극장에서 멋진 클리셰의 향연을 마음껏 만끽하길 바란다. 물론 시원한 콜라와 팝콘은 필수다.

★★★

*2010년6월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