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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 원조 부활! 화끈한 신고식!

지난영화 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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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와!
2편 : 헉! 
3편 : 악!
4편 : ?

1번 타자 안타, 2번 타자 3루타! 그러나 3번 타자 투수정면으로 2번 타자까지 아웃. 결국 4번 타자 대타 크리스찬 베일! 영화 <터미네이터>시리즈는 로봇(기계)과 인간의 싸움이란 새로운 시도를 했고, 특히 2편은 속편이 더 재밌는 영화에 으뜸으로 꼽을 정도로 완성도나 CG가 단연 최고였다. 2편의 엄청난 흥행에 힘입어 나온 3편은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왈츠 제네거)만 똑같을 뿐, 새로운 배우들과 내용에 잠시 주춤했다. 아니, 많이 실망했다. 인간vs기계, 기계vs기계 는 이미 1,2편에서 다뤘던 소재라 색다르지 않았고, 더 강력한 것처럼 보였던 여자악당은 오히려 2편의 'T-1000'의 카리스마에 밀렸다.


이제 새로운 3부작 시리즈로 찾아온다. 3편의 끝에서 이미 '스카이넷'과의 전쟁은 시작됐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 그렇게 안간힘을 썼어도 결국 핵전쟁은 터져버렸다. 이제 존이 해야 할 일은 인간들을 뭉치는 지도자로 거듭나 기계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모두 예측한 상황이지만, 그 전쟁의 승리의 향방을 모른다는 것ㅡ아나?ㅡ은 흥미롭다. 또한 3편에서 너무 나약하고 망가진 '존 코너'는 크리스찬베일이 그 배역을 맡으면서 카리스마 넘치고 지도자다운 면모를 갖췄다. <터미네이터4>에서도 <배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의 힘있는 연기가 이어진다.


망가진 시리즈 살리는 구원 전문배우 '크리스찬 베일'. 구멍난(!) 시리즈 <배트맨>을 완벽한 땜질로 복구시킨 후, 이제는 <터미네이터> 살리기에 나섰다. 제임스 카메룬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2편의 위엄을 3편이 깔아뭉개버리고,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가 주지사가 되어 튕기자 <터미네이터>시리즈가 그냥 없어지나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팬들이 많았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시리즈가 미래 3부작으로 부활한다! 올해 시리즈 영화가 대거 개봉하지만, <트랜스포머2>와 박빙을 다툴만한 영화는 <터미네이터4>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미션, '카일 리스'를 구하라!!


2003년 한 주립감옥에서 마커스(샘 워싱턴)는 사이버다인 시신 동의기증서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15년 뒤, 인간은 결국 심판의 날을 피하지 못했고, 스카이넷이 네트워크를 점령하며 인간을 적으로 간주해 핵전쟁이 터졌다. 예언된 인류 저항군의 지도자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은 소수의 생존자들과 함께 기계군단 '터미네이터'와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저항군 사령본부에서는 시그널을 이용해 기계들을 통제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존 코너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런 움직임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L.A 지부 저항군인 카일 리스(안톤 옐친)는 마커스를 만나 터미네이터 정찰기를 피하려다 스카이넷에 잡혀가고, 마커스는 존 코너와 함께 스카이넷에 침투하여 카일 리스를 살려내고자 계획을 짠다. 이 전쟁의 키워드를 갖고 있는 존 코너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살아서 과거로 가야 하는 카일 리스. 존 코너는 사령관의 명령을 어긴 채, 스카이넷에 침투한다!!!! 




원조 로봇영화, 화끈한 부활 신고식!!


전편을 본 관객은 감독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사와 상황에 영화보면서 과거를 추억하게 된다. CG로 등장한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 사진과 목소리 출연만으로도 존 코너에게 힘이 되는 린다 해밀턴, 3편에서 'She'll be back','I'm back'의 아쉬움을 날리는 'I'll be back' 등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시리즈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첫 부자 상봉에서 통성명을 할 때 나도 모르게 뒷머리가 바짝 솟아오르는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과거에 얽매여 추억 속에 빠지는 우려를 범하지 않고, 새로 이 시리즈를 접하는 관객들까지 끌어들이고자 하는 노력이 빛났다.


로봇이라고 하기엔 너무 섬뜩해 '기계'라 불리는 터미네이터는 영화마다  T로 시작하는 1종류씩 나왔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무려 7종류가 등장한다. 사람과 같은 크기의 직립보행형 T-800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물론, 그 이전 버전인 T-600, 모터 터미네이터, 하베스터, 헌터킬러 등 스케일면에서 전작보다 다분히 커진 것이 눈에 확연히 드러난다. 걷고 뛰기만 했던 T로봇이 아닌 다른 로봇들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는데, 속도나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며 충돌 궤도 분석으로 웬만한 장애물을 가뿐하게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모터 터미네이터가 스피드를 이용한 숨막히는 추격씬으로 관객의 심장을 철렁이게 했다면, 25m에 달하는 <트랜스포머>에 나올만한 거대한 몸집의 하베스터도 자동차 3대를 단숨에 박살내는 괴력을 선보여 보는 이에게 섬뜩한 인상을 풍겼다. 여기에 아군 정찰기를 유린하는 헌터 킬러와 무자비하게 냅다 총을 갈겨대는 T-600은 기계군단의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데 전혀 흠잡을 데 없었다. 추격씬 중 순간 정적이 흐르면서 모두를 긴장감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맥지 감독은 자신이 괜히 블록버스터 매니아인 것을 허투루 보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특히 액션면에서 모자란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 2,3,4편에서 나오는 '존 코너'의 변화


 무엇이 우릴 인간답게 만드는가?


- 그것은 프로그램화 할 수 없다
. 칩에 담을 수도 없다. 
  
우리가 기계와 다른 것은 영혼과 심장이 있기 때문이다.


운명은 우리가 개척해가는 것이다


겉모습만 키운 것이 아니었다. <배트맨>팀에서 홈런타자인 크리스찬 베일은 지도자다운 존 코너의 이미지를 다시 멋지게 부활시켰고, 여기에 샘 워싱턴이 존 코너와 대립하는 인물로 블록버스터에서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덤으로 챙길 수 있었다. 크리스찬 베일은 거의 모든 장면에서 스턴트맨없이 직접 연기를 펼쳤고, 외적인 모습은 짧은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으로, 내적인 모습은 지도자로서 협력심과 진자함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겼다. <해리포터>시리즈에서 벨라트릭스로 악역을 맡았던 헬레나 본햄 카터가 영화 속 중요한 비밀을 담당하고 있어 영화의 숨겨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이어갔고, 한국 혼혈배우 문 블러드 굿이 꽤 비중있는 역으로 나와 영화의 중요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배우들이 하나로 뭉쳐 위협적인 기계군단에 맞서 행동하는 인간의 협동성을 보여주고,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에 대한 두려움은 기계에 대한 믿음과 발전의 불확실함으로 공포처럼 다가온다. 대사에서 나온 것처럼 인간과 로봇에 대한 통찰은 너무 화려한 액션에 묻히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더 깊이있게 다룰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열쇠


과거 3부작이 현대를 배경으로 했다면,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으로 서막을 끊은 미래 3부작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고리는 주인공 '존 코너'외에도 '카일 리스'와 'T-800'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과거로 돌려보내면서 자신이 태어나야 하는 물리학법칙을 뛰어넘는 상황과, 자신을 죽이기 위해 과거로 보내지는 T-800과의 관계가 그것이다. 자기가 태어나기 위해 아버지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거로 보내야 하는 존 코너와 카일 리스 부자(父子) 만남은 필연적이다. '카일 리스를 죽이고 미래를 바꾸면 존 코너도 없어'의 의미는 그만큼 카일 리스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단 뜻이다. 다른 부제로 '카일 리스의 구출 작전'이라 갖다붙여도 손색없을 정도로 이야기의 중심에 '카일 리스'가 있다.


어머니의 육성으로만 들었던 아버지의 실제 모습을 보는 반면, 어렸을 적 자신을 도와줬던 T-800은 이제 적으로 다가온다. <터미네이터2>에서 아버지의 느낌으로 T-800을 롤모델화했던 존은 그런 T-800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게다가 이미 그 기계와 자신의 악연의 결말까지 모두 알고 있는 상황에서 T-800 기계를 보는 눈빛만으로도 그의 복잡한 심정을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카일리스'로 인해 '운명'에 대한 이야기는 다루었지만, T-800이 적으로 등장하면서 정체성을 다루지 못할까 두려운 이번 시리즈는 마커스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그 전통을 이어나간다. 존 코너를 죽이라는 임무로 태어난 로봇이 새로 프로그램되어 그를 지켜야 하는 역설적인 이미지를 가져오기 위해 이 영화의 가장 필요한 인물이 바로 마커스였다.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 갈등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을 다한 마커스가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의 진짜 터미네이터였다. 그가 있어서 단순한 인간과 기계의 최후의 전쟁으로 볼거리로 만든 튼튼한 뼈대에 제대로 된 살을 붙일 수 있었다!



         ▲ 터미네이터가 인정한다!


새로운 시작의 훌륭한 출발! 칭찬해주고 싶다!!


어차피 잘해야 본전인 도전이었다. 과거 <터미네이터>가 쌓은 명성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고, <터미네이터2>의 'T-1000'은 영화를 본 사람에게 가장 각인된 캐릭터 중에 한 명이었다. 게다가 제임스 카메룬은 이미 손을 뗐고, 3편 연속 나온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는 정치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처음 만든 사람들은 다 없는 상황. 엄청난 부담을 안고 도전하는 새로운 시리즈였지만, 그 출발은 합격점이다. 오락영화에서 쓸데없는 욕심은 금물이다. 볼거리를 보여주고, 교훈을 주고,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면 그것으로 오락영화로서의 본분을 다한 것이다. 오락적인 요소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고, 카메라 쪽으로 날아오는 잔해물을 본능에 충실해 열심히 피하다 보면 어느새 115분이란 짧은 시간이 훌쩍 흘러가있는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블록버스터들 주인공이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면, <터미네이터>는 거기에 운명까지 개척해야하는 주인공의 험난한 여정을 다룬다. 새로운 시리즈의 도입인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은 이 부분에 대해 천천히 접근할 생각으로 무겁게 다루진 않는다. 그러나 이번 영화로 <터미네이터>시리즈를 접하는 관객은 물론, 과거 모든 작품을 읽었던 사람들마저 추억을 되새기며 입가에 미소짓게 만드는 영화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이 시리즈, 아직 갈 길이 멀다. 아버지도 과거로 보내야 하고, 새로운 저항군 리더도 탄생해야 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겨우 이것은 미래 전쟁의 조그만 부분을 보여줬을 뿐이다! 속편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20여년의 여정을 확실히 끝마치리라 조금도 의심하지 않을 또다른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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