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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The Proposal, 2009) - 연인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

by 사과랑 2009. 9. 9.

프로포즈 (The Proposal, 2009) - 연인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

감독: 앤 플레쳐

주연: 산드라 블럭(마가렛 테이트), 라이언 레이놀즈(앤드류 팩스톤)

 

 승승장구하는 출판사의 편집장인 '마가렛'은 강제출국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하인과 같이 취급했던 비서 '앤드류'에게 청혼을 한다. '앤드류'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이를 승락하고 둘이서 위장결혼을 하기로 하지만 그의 할머니 생신에 참석한 그 날부터 모든게 쉽게 풀리진 않는다.


'마가렛'이 무릎을 꿇음으로 이들의 관계는 역전된다.



 

 코믹이면 코믹, 드라마면 드라마, 액션에서 스릴러까지 왠만한 영화의 장르는 다 섭렵했던 '산드라 블럭'이 이번엔 로맨틱 코미디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에 <저스트 프렌드>에서 제대로 웃음을 선사했던 몸짱 '라이언 레이놀즈'도 합세했는데, 이 둘의 궁합이 예상했던 대로 최상의 웃음을 선사하여 준다.

 

 이 영화는 '산드라 블럭'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산드라 블럭'의 감정변화와 그녀의 쇼맨쉽에 의존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녀가 보여주는 각종의 슬랩스틱에 가까운 연기들이 그녀가 이 영화에 쏟아붓는 열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 마흔이 넘은 나이로 알몸투혼까지 불사르는데, 한 편으로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열정이 아직도 식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다소 '산드라 블럭'에게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 보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며 자신의 위치를 지킨다. 하지만 '라이언'이 연기한 '앤드류'가 큰 특징이 없는 캐릭터라 마지막에 가서야 그의 변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지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산드라 블럭'이 연기한 '마가렛'의 변화가 두드러지는데,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정사정없는 커리어 우먼인 '마가렛'을 '산드라 블럭'이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소 초반의 인상이 깔끔떨고 완벽해 보이긴 하지만 100% 공감대를 이끌어나가진 못한다. 그냥 그렇게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만이 보인다.

 도시에서 벗어나면 그녀가 처음에 보여줬던 완벽함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본연의 캐릭터인 뭔가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의 그녀로 돌아가버린다. 이러한 점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긴 하지만 변화하는 모습이 순식간인지라 다소 당황스럽긴 하다.

 하지만 진정 그녀가 변화되는 모습은 그녀가 입는 옷이 변화함에 따라 캐릭터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데, 검은 정장의 커리어 우먼 모습에서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바뀜으로 그녀가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되는 걸 알 수가 있다.



'마가렛'은 전형적인 도시여성임을 강조한다.

그녀의 검정색 정장과 선글라스. 그리고 핸드폰은

그녀가 위치한 계급과 존재하는 위치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너무나도 뻔한 변신이겠지만

중반 이후로 그녀의 패션은 변하게 된다.

즉, 시골 가족들에게 동화되어 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는 웃음과 감동을 주는게 주 목적인 영화이긴 하지만 앞부분에서 너무 많은 설명과 많은 웃음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후반부로 갈 수록 급하게 마무리 지어버린다. 결국, 제한된 러닝타임에 맞추기 위해 후반부에서는 간략하게 설명하고 키스 한 번으로 마무리 지어버리는데, '앤드류'와 아버지와의 갈등이 심각한데도 한 번에 해결이 되고, '앤드류'와 '마가렛'의 애정은 어느 새 싹이 터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산드라 블럭'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산드라 블럭'의 변모와 유머가 주요 강점으로 드러나는 영화이긴 하지만 '앤드류'와의 관계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체 어느 새 사랑이 생겼다라는 단순 감정 사항으로 돌아서버리고 막을 내린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시대적 계급적으로 항상 변한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에서의 가족은 계급의 위치와는 상관없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희망사항인 셈이기도 하다.

로맨틱 코미디 자체가 삶의 또 다른 소망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이런 가족과 연인이 생기길 바라는...


이 사람의 존재는 곧 이 영화의 장르를 재확인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처음과 끝의 흐름이 완만하지 못해 전체적 플롯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한 시퀀스만 놓고 본다면 나쁘진 않지만 이 시퀀스들의 연결들은 러닝타임이라는 압박 속에서 엉성한 뼈대만 드러내놓게 되었다.

 

 다소 진부한 소재와 뻔한 이야기에 엉성한 영화이긴 하지만 기분좋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가족이라는 아이콘과 따뜻함이라는 아이콘이 만나서 꽤 쌀쌀해 보이는 알래스카와 '마가렛'을 녹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 따뜻함은 관객들도 포함된다.

 별 생각없이 연인과 함께 가을에 보기에 딱 좋은 가을용 로맨틱 코미디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