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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디즈니표 가족영화의 재미는 있지만, 조금 아쉽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5.


디즈니, 그리고 제리 브룩하이머

디즈니 표 영화는 전체연령대가 보기에 ‘무난하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적당한 소재와 적당한 재미, 그리고 적당한 연출.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도 이런 디즈니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무난한 작품이다. 그러나 새로움이 보이는 영화는 아니었다. 동물이 특공대로 나온다는 설정이 아주 참신한 것도 아니었고, 기니피그가 나온다고 새로워질 면도 없으니까. 도리어 3D영화라는 측면이 흥미롭긴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디즈니의 영화가 아닌,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에 초점을 맞추고 보게 된다면 이야기는 틀려진다.

제리 브룩하이머. 이 사람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영화를 꽤 좋아하는 사람 또는 미국드라마 CSI시리즈의 팬,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한 시절 제리 브룩하이머란 이름은 그 자체로 브랜드 파워였다. 스티븐 스필버그나 제임스 카메론 같은 그 존재 자체가 믿음을 주는 브랜드. 성공의 시작이었던 <비버리 힐스 캅>, <탑건>. 마이클 베이와 호흡을 맞추며 한 해 극장가를 휩쓸었던 <나쁜 녀석들>, <더 록>, <진주만>, <아마겟돈>등의 흥행작품들. 여기에 <콘 에어>, <크림슨 타이드>, <폭풍의 질주>, <식스티 세컨즈>등의 작품들은 그가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에서 얼마나 대단한 위치를 차지했는가를 보여준 작품들이다. 비록 예전 같은 파워는 아닐지라도, 그가 2000년대 선보인 <캐러비안의 해적>시리즈는 그의 흥행력이 여전히 유효하며, 건재하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다.

그가 이번에는 3D입체영화 작품을 우리 앞에 선보였다. 그가 3D 입체영화라는 트렌드에 맞게 내놓은 해법은 애니메이션이나 풀CG가 아닌, 실사와 CG를 합한 방식.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는 바로 제리 브룩하이머가 3D라는 시대의 트렌드에 그가 대응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다소 평범한 내용을 3D로 포장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의 스토리는 FBI 산하의 비밀 조직 G-포스가 해체의 위기를 앞두고, 자신들의 활동능력을 보여주고자 투입된 작전에서 세계적인 기업 세이버의 음모를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G-포스 팀원들은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지만 실패하게 되고, 팀은 해체가 되어 그들은 도리어 쫓기게 된다. 위기에 빠진 G-포스 팀원들. 하지만 그들은 세이버의 음모를 막기 위해 다시 나서게 된다는 내용이다.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는 <미션 임파서블>같은 첩보스릴러 영화의 특징적인 면을 가족영화로 변형시킨 영화다. 팀원들은 기니피그가 중심이며, 그들을 돕는 것은 두더지와 파리, 그리고 바퀴벌레들. 그들은 여타 첩보물처럼 첨단의 장비와 무기들을 사용한다. 이런 흥미로운 팀원들로 구성된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는 흥미만큼 이야기 완성도가 훌륭하진 않았던, 구멍이 상당히 보이는 내용이었다. G-포스의 존재적인 면이나 팀의 성과들을 다룬 면은 그럭저럭 넘어갈 만한 설정이라 쳐도, 세이버의 음모를 다룬 전개는 세계 정복이라고 보기는 심히 민망할 정도. 이렇듯 내용적으로 영화가 조금 부족하다 보니, 영화는 <트랜스포머> 스타일의 변신로봇 같은 헐리우드의 유행 코드들도 집어 넣어 스케일을 키웠으며, 기니피그들의 정체성이나 가족 등의 코드를 넣어 가족영화적인 측면에도 신경을 썼다.

어쩌면 디즈니와 제리 브룩하이머는 3D시장에서 가족영화가 어느 정도의 티켓파워를 가질지를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성인용 3D시장이 공포물을 중심으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와 CG를 합한 방식을 통한 성공 가능성을 알고 싶었을 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에 맞는 소재와 이야기 전개. 이런 조건들에 맞는 것이 기니피그가 나오는 액션첩보코미디였을 것이다.


가족영화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나, 제리 브룩하이머 표 영화로는 아쉽다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는 입체영화라는 목표를 본다면 꽤 괜찮은 결과물이다. 초반 특공대 작전 장면이나 카체이스 장면 등의 입체감은 꽤 좋았으며, 전개의 속도감도 좋았다. 하지만 영화 본연의 소재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본다면 참신하기 보단 전형적이란 느낌이 크게 든다.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는 분명 가족영화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어느 연령대가 보아도 볼만한 수준이며, 일정 재미도 있다. 하지만 제리 브룩하이머의 영화들을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들이 준 재미나 오락성에 비해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는 확실히 부족한 느낌이 크다. 조금 더 오락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좋았을 텐데, 영화는 내용보다는 기술적인 면에 너무 무게 추를 옮긴 느낌이 든다. 이 점이 아쉽다. 역시 제리 브룩하이머는 마이클 베이랑 팀을 이뤄야 멋진 작품이 나오나 보다. 그게 이제는 힘든 일이지만.

*어쩌면 이 영화는 디즈니 보다는 드림웍스에서 손질해서 만들었다면 더욱 흥미로운 나올 만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악동스러움과 장난끼가 들어가면 더욱 유쾌했을 영화다.

*언론/배급시사회에서 3D더빙으로 상영이 되었는데, 국내 더빙 성우들의 연기는 꽤 좋았다. 다만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는 헐리우드 더빙에 참여한 배우들이 니콜라스 케이지, 샘 록웰, 존 파브로, 그리고 페넬로페 크루즈 등으로 상당히 근사한 배우들로 구성된 영화인데, 원래 배우들의 목소리를 못 들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0년4월2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