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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일렉트릭 미스트, 그 영화 하드보일드하다!

by 朱雀 2009. 12. 14.


토미 리 존스가 주연한 영화 <일렉트릭 미스트>는 제목 만큼이나 독특한 작품이다. 작품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시작된다. 19살의 어린 매춘부 소녀가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을 맡게 된 데이브(토미 리 존스)는 이 사건이 직감적으로 자신이 어릴 적 목격한 흑인의 총기 살인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데이브는 최선을 다해 사건을 파헤치지만, 그가 마신 술에 마약을 털어넣어 죽이려는 시도에 이어 결국엔 딸의 납치까지 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다. <일렉트릭 미스트>는 기존의 스릴러 영화와 궤를 전혀 달리 한다. 끔찍한 변사체들이 차례차례 발견되지만, 이런 장르에서 흔한 긴박한 배경음악 한번 깔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나간 현장과 범인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들이 등장하지만, 데이브 형사와 그들 간에는 이렇다할 큰 신경전 한번 진행되지 않는다. 영화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태풍 카트리나로 황폐화된 루이지애나주와 그 마을 안에서 벌어지는 음모를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하여 비록 40여년전부터 지금까지 흑백갈등을 없애고자 노력했지만, 여전히 오늘날에도 흑백차별은 존재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란 이름하에 자행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범죄를 고발해낸다.


그러나 영화는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정보를 주지 않으며, 결말부조차 모호하기 이를데 없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할리우드의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의 묘미를 느끼고자 이 작품을 찾는다면 실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새로운 장르적 충격을 맛보고 싶다면 영화는 충분히 기대이상으로 보답을 할 것이다. 토미 리 존스의 연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떠오를 만큼 중후하며 매력적이다. 루이지애나주의 자본가이자 궁극의 악당처럼 묘사되는 베이비 핏의 존 굿맨의 연기 역시 토미 리 존스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 밖에 조연급 배우인 네드 베티와 제임스 가먼, 메리 스틴버겐 등의 연기도 워낙 훌륭해 그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런닝타임 동안 지루하진 않는다.


작품을 감상한 후, 워낙 독특해 찾아보니 프랑스 출신인 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는 사실주의 영화의 전통을 살린 인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뉴탤런트상을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 수상경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기존의 범죄영화의 관습적 장치를 깨버린 작품의 행보가 그제서야 이해가 될 지경이었다.


12.17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