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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Mr.폭스>Mr.폭스,당신 은근히 웃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22.


<판타스틱 Mr.폭스>는 흥미로운 영화다.
솔직히 보기 전에는 그다지 끌리는 점이 없었다.원작도 몰랐거니와  내용에 그다지 흥미도 안 갔다.그런데 보고 나서 흥미로워졌다.자주 등장하지 않는 수작업의 결정체인 스톱모션이란 점?조지 클루니 와 메릴 스트립 이라는 멋진 배우들이 더빙에 참여해서?아니다.내가 <판타스틱 Mr.폭스>를 흥미롭게 생각한 가장 큰 점은 영화의 독특한 개그코드 때문이었다.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뒷북을 치는 듯한 개그코드.

Mr.폭스에겐 이런 점을 노린 계획이 있었던 걸까?


<판타스틱 Mr.폭스>는 작가 로알드 달(<찰리와 초콜릿 공장>,<마틸다>등으로 유명한 작가)의 동명의 소설(국내에서는 <멋진 여우씨>로 소개됨)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대체적인 줄거리는 12년 전 부인과의 약속으로 도둑질에서 손 씻고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던 Mr.폭스가 야생본능을 못 이기고 인근 3대농장을 다시 털면서,분노한 3대농장주가 대대적인 Mr.폭스 사냥에 나서면서 전면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내가 원작소설을 보질 않아 어느 부분이 추가되는 등 각색 부분을 전혀 알 수가 없어서 홍보사에서 배포해준 보도자료를 읽어보았다.보도자료의 설명으론 추가된 부분은 원작에서 '네 마리의 이름없는 새끼들'로 가볍게 다루어진 부분을 '애쉬'라는 아들 캐릭터 한 마리로 압축시켜 역활을 확대시키고,Mr.폭스을 몰아내기 위해 포크레인 정도를 동원하던 스케일을 대형 폭탄,시가전,감옥탈출장면등 스케일을 키웠다고 한다.원작소설의 분량으론 10분정도 단편이 나올 내용이었지만,영화만의 훌륭한 상상력을 더해 87분 분량으로 내용을 키우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등 가족간의 관계를 조금 더 깊이 묘사해 이야기의 불륨감을 넣어주었고,스케일을 키워 볼거리와 재미를 늘려주었다로 각색의 포인트를 잡으면 된다.


단편에 불과했던 원작을 장편으로 늘려서 영화로 만들 정도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웨스 앤더슨 감독은 영웅적이고 약간은 허영심 있는 Mr.폭스라는 캐릭터에 매료되어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한다.원작에서 다른 어떤 것보다 Mr.폭스라는 캐릭터에 감독은 흥미를 느꼈다고 했으니,그런 매력에 끌려 영화에서 그려진 Mr.폭스는 어땠을까?

Mr.폭스는 말을 잘 한다.쉽게 말해서 이빨을 제대로 깐다.Mr.폭스에게는 언제나 계획이 있고 추진력이 강하며 무모하다.언제나 계획을 말하면서 주위를 이끌어 가며 그 계획으로 판타스틱하게 농장을 터는 사고도 치고,그 덕에 엄청난 위기에 몰린다.그렇지만 판타스틱하게 위기상황을 돌파하기도 한다.그래서인지 영화전체에 흐르는 묘한 개그코드는 어떤 면에서는 황당한 상황덕에 웃음을 주기도 하며,어떤 상황에서는 꽤 그럴싸한 계획덕에 웃음을 주기도 한다.또한 Mr.폭스만이 독특한 캐릭터가 아닌,그를 둘러싼 여러 캐릭터들도 각기 개성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웃음을 준다.

이런 캐릭터들의 살아있는 생동감과 유쾌함은 각본이나 스톱모션의 정교함 덕도 있겠지만 조지 클루니,메릴 스트립,빌 머레이,오웬 윌슨등 연기자들의 멋진 목소리연기도 크게 한 몫을 했다.특히 조지 클루니의 목소리 연기와 개그는 탄성이 나오게 만들 정도로,조지 클루니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 정도 유머가 나올수나 있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 정도이다. 


<판타스틱 Mr.폭스>가 내용적 면에서 독특한 웃음을 주었다면,외형적 모습은 수작업인 스톱모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현재 픽사와 드림웍스로 대표되는 트렌드인 디지털 애니메이션이 아닌,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스톱모션으로 작품의 가닥을 잡은 영화.<판타스틱 Mr.폭스>는 스톱모션의 특징인 특유의 질감을 상당히 멋지게 보여준다.디지털 애니메이션의 화려하면서도 놀라움 색감대신,투박하면서도 거칠지만 클래식한 느낌마저 드는 <판타스틱 Mr.폭스>는 스토리에 너무나도 잘 부합되는 선택이었다.이걸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면 왠지 제대로 맛이 안 났을 것 같다.
특히 눈알이 돌아가는 장면이라든가,썰렁한 말을 내뱉고 순간 멈추어 버리는 장면들은 스톱모션이 아니라면 절대 제대로 표현 못했을 장면들이다.


꽤 재미있으면서도 흥미로웠던 영화 <판타스틱 Mr.폭스>.원작을 알고 보았다면 몇 배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작품이었으며,왠지 원작을 찾아보고픈 생각도 들게 해 준 작품이다.

극장에 가셔서 판타스틱한 Mr.폭스의 계획을 보신다면,Mr.폭스의 판타스틱한 계획에 덤으로 엄청나게 컬트적인 개그도 함께 얻으실 거라고 생각한다.거기에 디지털 시대인 요즘에도 아날로그만이 가진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는지 느낄수 있는 시간도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꽤 웃긴다!

*2009년12월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