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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종교색은 부담스러울지 모르나, 축구는 꽤 재미있었다

지난영화 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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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극장가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종교 영화들

근래 극장가를 보면 종교적 색깔을 강하게 가진 영화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특정 종교의 이야기를 헐리우드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다룬 영화들. <위대한 침묵>도 강한 종교적 색깔을 가진 것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의 색은 가진 영화였으며, <회복>이나 <소명> 등은 여기서 몇 발자국 더 나간 종교 영화였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의미 있는 흥행성적들을 거두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소명>은 10만의 관객을 기록했다고 한다. 선교 다큐 영화라는 특성상 종교인들의 관람수치가 높았다고는 해석을 할지라도, 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대규모 배급이 아닌 제한적인 상영관 숫자로 거둔 이 수치는 객석점유율이 상당했음을 말해준다. 이런 <소명>의 성공에 힘입어 그 두 번째 이야기인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가 만들어졌다.


모겐족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선교사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은 14세 이하 축구대회에 참가하게 된 모겐족 유소년 축구팀의 훈련모습과 모겐족의 생활을 담은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강성민 선교사. 한때 축구묘기 세계챔피언이었던 그는 현재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축구를 가르치며 선교를 한다. 그가 축구팀을 만들어 달라는 부족추장과 부족민들의 요청을 받고 새롭게 간 곳은 미얀마와 태국의 국경지대 라오섬. 이곳에서 그는 바다 집시 모겐족의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게 된다.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의 기본 성격은 선교와 기독교의 바탕이 깔린 다큐멘터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축구 다큐멘터리이다. 두 가지 시각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는 영화의 한 가지 시각은 모겐족 축구팀이 대회 출전을 위한 고강도 훈련을 받으며 오합지졸 축구팀에서 나름대로의 모습을 갖춘 축구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았다면, 다른 한 가지 시각은 모겐족의 생활 모습을 담았다. 쓰나미에 큰 피해를 입은 슬픈 과거를 가진 모겐족. 그들은 어린 아이부터 나이 든 노인까지 물을 직접 길러 다녀야 하며, 식료품이나 의료품이 절대 부족한 모습이다. 그런 모겐족들의 아이들은 축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된다. 강성민 선교사는 비록 선교를 위해 온 사람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꿈을 주기 위해 온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는 다큐멘터리로 깊이 있는 시각이 보인 작품은 아니다. 축구적인 내용으로 본다면 그 동안 다루어진 일반적인 특집 다큐들과 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것이 아니며, 모겐족 일상을 다룬 면 역시 차별성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종교적인 색깔과 일반적인 색깔을 비교적 잘 융화시켰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물론 종교가 없는 일반 관객이 보기엔 성경 구절을 넣거나 찬송가의 배경음악을 깔아주는 등의 모습은 부담을 가질 만한 대목이 될 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은 그런 모습을 너무 도드라지게 만들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편하게 대중 스포츠로 가장 친숙한 축구를, 그리고 축구를 접하는 모겐족의 모습을 꽤나 재미있게 그려준 다큐정도의 느낌이었다.


종교색은 부담스러울지 모르나, 축구 다큐로는 꽤 재미있었다

2010년, 올해는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는 해이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축구 이야기가 많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는 월드컵으로 몰릴 것이다. 이런 면에서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은 소재와 방향을 잘 잡은 다큐멘터리이다.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은 분명히 기독교의 목적을 가진 영화이며, 기획과 제작의 근본 배경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졌다. 종교적 성향에 따라 호 불호가 심하게 갈리거나, 아니면 볼지 안볼 지가 결정될 판단이 설 영화일지도 모르기에, 리뷰를 해야 하나 고민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난 영화가 다룬 축구의 접근이 꽤나 마음에 들었기에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를 나쁘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종교색은 뭐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축구 다큐로는 꽤 재미있었기에 이렇게 평가를 하고 싶다. 그리고 영화의 완성도도 수준 이하는 아니었다는 점도 말해주고 싶다.

*모겐족의 첫 축구대회 참가를 위한 체력 훈련 모습은은 2002년 히딩크 식 훈련법을 연상케 했다. 그리고 체력을 바탕으로 한 그들의 전술은 토털사커였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모래에서만 공을 차던 그들이 대회에서 처음 잔디구장을 접하며 경기를 했다는 점과 축구화도 없이 맨발로 공을 찬다는 점이다. 그런데 적응력과 골 결정력은 엄청난 수준이었다. 왠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적응력과 골 결정력이 모겐족 축구팀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순간 들기도 했다.

*감독의 마지막 추가장면에서의 장난끼는 꽤 재미있었다. 무겁지 않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감독의 마음이 엿보인 장면이었다.

★★☆

*2010년4월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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