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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블러드(2009) - 시대를 역행하는 뱀파이어 영화

by 사과랑 2009. 6. 24.

감독 : 크리스 나혼

주연: 전지현(사야), 코유키(오니겐), 앨리슨 밀러(앨리스)

 

 '사야'는 오래 전부터 흡혈귀의 수장인 '오니겐'을 만나 복수할 생각만 가지고 있다. 그러던 중 일본 내 미군기지에서 흡혈귀의 활동을 알게되고, 잠입하여 들어간다. 그리고 '사야'는 '오니겐'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운다.

 

 

'전지현'이 연기한 '사야'와 원작의 '사야'.

캐스팅 문제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 없어 보일 정도로

어울려 보인다.

 

'오시이 마모루'가 소설, 애니, 만화 등 전반적인 문화 컨텐츠를 이용해서 벌인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이 영화의 원제가 되는 <블러드 더 라스트뱀파이어>를 다룬 프로젝트이다. 그 때 프로젝트에선 영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영화가 나온 것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따져서 한마디로 압축해서 말하자면 '엉망'이다.

 영화만 놓고 봤을 때 완성도는 둘째치고 재미나 시각적 볼거리 등은 하나같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흡혈귀들은 하나같이 시끄럽게 울어대기만 하고 이야기는 중반이후로 점점 산으로 가기 시작한다. 한 편 '전지현'은 액션씬은 둘 째 치더라도 연기력 또한 매끄럽게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그냥 눈감아 버릴려고 한다면 눈 감아 버릴 수 있다. 어차피 오락영화에서 내용이 산으로 가든 바다로 가든 중요한게 아니니깐 말이다. 게다가 연기력이 조금 딸려도, 흡혈귀들이 왠종일 시끄럽게 울어만 대더라도 그냥 참고 넘어갈 수 있다.

 

칼 한자루만 있다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라고 나는 보면서 생각했다.

결국 주인공은 칼인건가?

 

 그러나 결정적으로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것은 시각적 효과와 오락적 재미의 부재에 있다.

 

 흡혈귀들과의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원작보다 당장 '웨슬리 스나입스'가 나왔던 <블레이드>가 떠오른다. 반 흡혈귀라는 설정과 흡혈귀로서 같은 종족을 상대로 싸운다는 설정이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보고 있노라면 <블레이드>가 떠오르지만 문제는 <블레이드>에서 봤던 현란한 액션과 시각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블레이드>가 처음 개봉한 시기가 1998년이다.

 

 <블러드>가 개봉한 시기는 2009년이다. 근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각효과는 98년에 개봉한 <블레이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무겁지만 빠른 이야기 전개와는 달리 무거우나 지루한 이야기의 전개로 보는 내내 한 숨만 나올 따름이다.

 

 공포감은 간간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들을 빼고는 무섭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전체적으로 무섭게 나갈려는 의도도 없어 보이기 때문에 그냥 액션영화 한 편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뿐이다. 다만 액션씬은 '전지현'이 액션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긴 힘들지만 기대하지 않고 본다면 그럭저럭 넘어갈 만한 셈이다.

 어쩌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액션씬을 선보였다면 적어도 액션씬은 가장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열심히 클로즈업과 슬로우모션을 티나게 쓰지도 않았을테니 말이다.

 

만렙의 위용을 보여줬던 '오니겐'

하지만 어이없게도 찌질한 쪼렙한테 한 대 맞고

게임오버다.

 

 어쩌면 이 영화 '전지현'을 스크린에서 본다는 것 빼고는 별로 건질 것은 없는 듯하다.

 프랑스 감독과 홍콩의 제작진들, 한국의 '전지현', 일본 '오시이 마모루' 작품의 원작이라는 글로벌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참담할 뿐이다.

 '전지현'이 이번 기회를 토대로 다시 한 번 도약의 길을 마련하길 바랬지만 아무래도 그 도약은 다음으로 미뤄야 할 듯하다.

 

 영화가 만들어 질 때 '전지현'이 캐스팅되어 많은 말이 오르내렸다. '사야'라는 캐릭터에 부합되느냐 안되느냐라는 문제를 따졌었다. 게다가 영화를 들고 오니 이번엔 국내팬들에게 소홀한 홍보로 다시 말이 불거졌다.

 개인적으로 홍보가 부실하느니 좋다느니 이런건 문제가 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캐릭터가 어울리는지 안어울리는지도 문제가 될게 없다고 생각한다. 홍보야 국내팬보다 좀 덜 친숙한 해외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캐릭터는 언제든 관객의 상상력에 부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할려면 많은 노력과 탄탄한 내용이 뒷받침 되어야 겠지만 말이다.

 

'전지현'의 필모에 안타까운 영화 한 편이 오르게 생겼다.

 

 그러나 연기력과 영화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것은 가장 큰 문제이다. 위의 모든 문제들을 한 번에 뒤 엎을 수 있는 것이 연기력과 영화의 완성도에 달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말이 나온다 하더라도 영화가 재미있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울만 하다면 위의 문제들은 자연스레 덮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관객들이 외면한다고 하더라도 별 수 없을 듯하다. 이미 뒷받침 되어야 할게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영화에 나오는 흡혈귀들은 시대도 따라가지 못하니 한 숨만 나올 뿐이다. <28일 후>의 좀비들보다도 못한 비쥬얼은 대체 어떡하라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