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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드래그 미 투 헬(2009) - 공포라는 향수에 젖게 만드는 영화

by 사과랑 2009. 6. 24.

감독: 샘 레이미

주연: 알리슨 로먼(크리스틴 브라운), 저스틴 롱(클레이)

 

 '크리스틴'은 은행에서 대출업을 맡고 있다. 그녀는 승진을 위해 어느 날 찾아온 노파에게 대출 기한연장을 해주지 않은 탓에 저주를 받게 된다. 문제는 이 저주가 만만히 볼 저주가 아니라서 문제인 것이다. 결국 그녀는 이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이번엔 고어씬이 없다.

고어씬을 제외하면 딱 오래 전 만들어졌던

<이블데드>를 연상케한다.

그 외에도 여러 고전 공포영화도 이따금씩 생각나게 만든다.

 

 '샘 레이미'가 돌아왔다. <이블데드>라는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 감독이 되어버린 그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온 듯 휘황찬란한 B급 호러의 향연을 선보인다. 물론 저예산의 B급 영화가 아닌 돈이 많이 들어간 고급 영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B급 영화의 정서는 고스란히 안고 돌아왔다.

 

 <스파이더맨>시리즈로 떼 돈을 벌어들인 그가 호러계로 다시 돌아올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물론 자신이 설립한 제작사인 고스트하우스로 제작에만 참여했지 자신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왠일인지 직접 메가폰을 잡고 예전 <이블데드> 멤버가 모여 이번 영화 <드래그 미 투 헬>을 들고왔다.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공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황홀하고 즐겁기 그지없다. 무섭되 무겁지 않고, 입이 바싹 마를 긴장감이 큰 만큼 웃음도 크게 만들어주는 이 영화는 최근들어 나온 공포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이다.

 여기에서 '샘 레이미'의 <이블데드>를 정말 재미있게 봤었고, 80년대의 공포물을 어느 정도 봤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빙의 장면은 무섭다기 보다는 기괴하다.

빙의 모습마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이다.

마치 이 영화는 공포영화에 대한 향수에

젖게 만드는 영화같다.

 

 영화의 제목과 처음에 나오는 유니버셜 로고는 마치 80년대 영화를 재현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초반 보이지 않는 악령이 나타나 사람들을 때릴 때는 <이블데드>와 오버랩된다. 여기에 자신의 처지에 나약하게 도망다니는 것이 아닌 맞서 싸우는 모습과 그렇지만 결론은 최악이라는 점은 그냥 '샘 레이미'표 공포영화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간간이 웃겨주는 센스와 역겹게 만들어주는 기지는 B급 호러에서 볼 법한 어설픈 웃음과 저예산 좀비영화에서 볼 수 있는 산뜻함이 어우러져 있다.

 

 한 마디로 B급 정서로 똘똘 뭉쳐서 만들어진 공포영화라는 것이다.

 '샘 레이미'가 이러한 B급 정서를 비단 이제야 와서 써먹는 것은 아니다. 이미 <스파이더맨>에서 B급 정서는 물씬 풍겨냈다. 다만 화려한 제작비에 다소 감겼을 뿐이지만 말이다.

 이번 영화의 히로인인 '알리슨 로먼'도 당찬 모습으로 영화를 빛내준다.

 

악에 받쳐 맞짱이라도 뜨는 주인공.

왠지 '에쉬'가 생각난다.

문제는 이들의 결과마저도 비슷하니...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녀이기에 당찬 모습을 보여주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영화는 더욱 재미있다.

 

 유쾌하고 즐겁지만 불쾌하고 무서운 영화인 <드래그 미 투 헬>은 나와 같은 매니아에겐 웃으면서 극장 밖을 나가겠지만 아닌 분들은 어쩌면 힘든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머리를 비우고 본다면 즐겁게 비명을 지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러나 저러나 '샘 레이미'의 귀환이 반갑고, <이블데드4>가 더더욱 기다려진다. 솔직히<스파이더맨4>보다 더 기다려진다. 그 이유는 <드래그 미 투 헬>에서 보여준 센스가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