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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블라인드 사이드(2010) - 훈훈함을 전달하는 영화

by 사과씨네 2010. 4. 17.


감독: 존 리 핸콕

주연: 산드라 블록(리 앤 투오이), 퀸트 애론(마이클 오어), 팀 맥그로(션 투오이), 릴리 콜린스(콜린스 투오이), 제이 헤드(S.J. 투오이)

 

 2009년 프로미식축구 리그 NFL 1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어 5년 동안 1,380만 달러 (약157억원)의 계약금을 체결해 화제를 모은 스포츠 스타 ‘마이클 오어’.

 82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16회 미국배우조합상, 67회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산드라 블록'

 

 '마이클 오어'와 '산드라 블록' 이 두 사람의 조합물인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는  아직도 세상은 살아갈 만하다는 것을 전해주는 영화입니다.

 

 훈훈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블라인드 사이드>는 약물중독으로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사는 '마이클 오어'가 한 가정을 만나면서 새롭게 변화해가는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반팔 티셔츠를 입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리 앤'은 그를 위해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옷과 음식까지 물심양면 지원하게 되죠. 결국 아들로 삼아버리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마이클 오어'는 인종으로 따지면 흑인이고 '투오이'가정은 백인입니다. 그것도 그냥 백인이 아닌 남부러울 것 없는 중상층(혹은 그 이상도 되어 보이긴 하지만) 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이 있는 가족이 새로이 자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별 문제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류층일수록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곳이 미국입니다. 아니 미국만 그런건 아니겠죠. 어쨌든 그런 보수적 성향이 있는 백인 집안에서 흑인, 그것도 집도 절도 없으며 어머니는 약물 중독에 머리가 우수한 것도 아닌 흑인 아이를 아무런 댓가없이 아들로 입양한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가장 충격적(?) 장면입니다.

 

 물론 우리에겐 똑같은 외국인이겠지만 당사자인 자기네들이 본다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투오이'가족이 달리 보이겠죠.

 

 이 영화는 흑인과 백인이라는 인종적 이야기 뿐만 아니라 미식축구와 미국내 할렘가 등과 같이 상당히 미국적인 이야기로 똘똘 뭉친 영화입니다. 초반부터 미식축구에 대한 이야기와 '로렌스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로렌스 테일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우리에겐 검색창으로 검색해봐야 하는 인물이죠. 특히 '마이클'을 위한 가정교사 또한 자신이 민주당원이라고 하는데 이 말도 우리에겐 어리둥절 하게 만드는 대사입니다. 그 외에도 미국에 대한 역사나 기본 정보가 없다면 상당히 괴리감이 느껴질 영화입니다. 아니 괴리감보다는 이해하기가 좀 힘들겠죠.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다지 문제될 사항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따로 있으니깐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혹은 다른 나라도 그렇고 보편적으로 가족이라는 구성원은 따뜻함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니 굳이 이해하고 못하고 할 것도 없는 셈인거죠.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다지 큰 사건이나 위기가 없습니다. 그냥 물 흘러가듯 잘 흘러갈 뿐이고, '투오이'가족은 완벽한 가족상을 보여줍니다. 무엇하나 삐뚤어진 것 하나 없는 완벽한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달리 보면 허구적인 가상의 가족 같다는 생각 뿐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완벽한 가족이 실제 한다는 이야기인 셈이고, 큰 사건없이 가족들이 '마이클'을 바라보며 잘 살아왔다는 뜻이겠죠. 믿기 힘든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엔딩크레딧의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눈물을 쥐어 짜게 만들거나 감정을 자극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애시당초 그렇게 할 생각도 없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냥 '마이클 오어'라는 존재의 변화에 대해 초점을 맞춘 듯한 영화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캐릭터간의 감정선에는 큰 힘이 작용되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리 앤'이 '마이클'을 만나면서 변화되는 감정이나 결정적으로 아들로 삼고 싶다는 마음 따위는 없습니다. 특히 딸인 '콜린스'는 주변의 수근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클'에게 다가가는데 별 다른 설명이 없습니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들은 엔딩을 통해서 실화를 강조하고(실화이니 별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는 뜻이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진짜구나라는 감탄과 감동을 전합니다.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서야 관객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흔들어 두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흘러갑니다. 여기에 '산드라 블록'은 평이함을 조금 더 색다르게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한 몫 단단히 합니다. 여우주연상 수상이 의심스럽지 않게 말이죠.

 




 영화의 제목인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라는 뜻은 쿼터백이 감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뜻합니다. 이 사각지대를 '마이클 오어'가 지켜내는 거죠. 그 전에 가족들이 '마이클'을 지켜주고요.

 가족이란 서로의 사각지대를 지켜줌으로서 더욱 튼실한 팀이 되는거죠. 미식축구를 가족과 연결한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가족이란 아주 중요한 존재이고, 선행을 실천하는 데에는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그것도 미식축구를 통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