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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영화 리뷰

"괴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통렬히 쏘아붙이다

by Almuten 2009. 3. 29.

"괴물" 칸에서 엄청난 박수를 받았다는 언론들의 호들갑에 사뭇 어떤 영화일지 기대가 많이 되었다. 예고편에서 실제로 괴물이 등장하는걸 보고 우리나라도 이제 저런 괴수영화를 만드는구나 하고 뿌듯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미군기지내 수술실로 보이는 곳에서 미국인 상급자 의사가 하급자로 보이는 한국인 의사에게 포롬알데히드라는 독극물을 한강에 그냥 흘려 보내라고 지시한다.

이 장면에서부터 감독은 강대국 미국과 미국의 힘에 굴복해서 복종하는 한국의 관계를 설정하고 있다. 아울러 실제로 미군기지에서 많이 행해지는 무단 폐수 방류 또한 저러한 설정으로 꼬집고 있다.

독극물의 무단 방류로 인해 생겨난 돌연변이 괴물이 한바탕 한강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이 괴물은 이라크를 상징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 악의축이 되어버린 이라크는 사실상 미국이 그렇게 만들어낸 적이라는 의미이다.

예고편에 자주 등장했던 고상하게 음악듣던 여자가 괴물에게 끌려가는 장면은 괴물영화 내에서 최고의 유머를 선사했다. 왜 유머인지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라.

예고편에서 보듯이 한강에서 조그마한 매점을 운영하는 한 가족의 귀염둥이 여중생 현서는 괴물에게 납치가 되지만 죽진 않는다.

괴물과 싸웠던 미군은 이상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고 그때부터는 바이러스 비상이 걸린다. 이장면은 괴물 이라크의 생화학무기를 상징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생화학 무기를 없애는 것이 하나의 명분이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바이러스 때문에 미국의 바이러스 퇴치군대가 들어오는데 그 군복이 아주 특이하게도 이라크전에 참전하는 미군 군복과 같다.

괴물과 접촉했었던 강두는 아무리 자신을 항변해도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다. 이것은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가 없다고 전 세계에 그렇게 얘기를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음을 상징한다.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병원에서 대기하는 강두에게 의사는 싸가지 없게 아무 것도 먹이지 말라고 지시한다. 이것은 이라크에 대한 경제 봉쇄를 의미하는 것이다.

강두의 바이러스 감염 유무를 검사하러 온 미국의사는 이런 말을 한다. 괴물과 싸웠던 미군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어 하지만 바이러스는 반드시 강두에게 있어야해 라고 말한다.

이 장면은 실제로는 이라크에 생화학 무기가 없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략 명분이기에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소리다.

여기에서도 미국인 상급자 의사와 한국인 하급자 의사 관계가 설정되어 나온다. 이것 또한 이라크 침공에 대한 미국의 명분을 힘으로 하급 동맹국인 한국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다.

괴물에게 납치되어 괴물의 아지트 안에서 가까스로 생존해 있던 여중생 현서와 또 한명의 남자 아이는 공동운명체가 되어 둘 다 극도로 굶주리게 된다. 이것은 전쟁으로 인한 이라크의 기아와 난민들을 상징하는 것이다. 괴물이 이라크를 상징하고 괴물의 아지트 안이니까 이라크의 아이들이 되는 것이다.

즉 다시말해 미국이 만들어낸 괴물 이라크에 대한 경제봉쇄와 무력침공에 의해 무고한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현서의 가족들은 괴물과 마지막 사투를 벌이고 한강에서는 바이러스 위험에 대한 방역을 중지하라는 국민들의 데모가 일어난다. 이 장면은 미국의 명분없는 이라크 침공을 강력히 비난하는 전 세계의 이라크 침공 반대 시위를 상징하는 것이다.

괴물은 시위대 쪽을 덮치고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서 나온 기계인진 모르겠으나 최루탄 살포기 같이 생긴 기계가 괴물을 향해 독가스를 폭탄처럼 투하한다. 이 장면은 정작 생화학 무기를 없애겠다고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이 이라크 전에서 생화학 무기를 썼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강두의 가족들은 괴물과 최후의 결전을 하고 정체모를 노숙자가 다리 아래쪽 구조물에 올라가서 괴물에게 석유를 쏟아 붓는다.

이 장면은 괴물=이라크 바이러스=이라크의 생화학무기라는 설정에서 바이러스의 숙주인 괴물을 죽여 없애는게 석유라는 얘기는 곧 미국이 괴물 이라크에 원한것은 석유 였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거의다 장악했을 때 이라크의 여러 유전들은 불타고 있었다.

상황은 종료되고 조용한 일상으로 돌아와서 강두는 자신의 아이 현서가 아닌 현서와 같이 있던 꼬마 사내아이와 같이 밥을 먹는다. 이 장면은 전쟁이 끝나도 기아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부모 잃은 아이들 또한 누군가가 책임지고 떠맡아서 상처를 안고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아울러 둘이 밥먹기 전에 잠깐 뉴스가 나오고 미국쪽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한다. 언뜻 미국 대표의 기자회견 말 중에 우리는 바이러스라는 확실한 정보로 알고 있었다고 얘기한다.

이것 또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난후 이라크에 생화학 무기가 없다는게 들통 나면서 미국이 취했던 행동을 똑같이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송강호와 아이는 자신들이 직접 죽을 고비를 넘겼던 사건의 당사자 임에도 불구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관심하게 TV를 꺼버린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대중들의 우매함을 질타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아무리 힘들고 부당했던 일들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대중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미국이 생화학 무기 때문에 침공했다지만 실제로 생화학 무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이라크 침공은 아주 먼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고 미국은 석유 잘 퍼다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보다 오히려 미국이 거짓말 한게 들통난 이라크 침공이 끝난 시점에 전 세계인들은 분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조용한 것이다.

영화 괴물은 절대 공포영화도 괴수영화도 아니다. 분명 괴물이라는 형체는 등장하지만 괴물이라는 형체 자체가 강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생물체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영웅적인 사람들이 오바하는 장면 없이 지극히 평범한 가족들의 이유 있고 사실적인 괴물 추격이 영화를 본 후에도 너무나 깔끔함으로 다가 왔다. 헐리웃 영화의 과도하게 포장된 재미보다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한국영화 "괴물" 시대의 잘못됨을 괴물이라는 생물체에 담아 이렇게 통렬히 비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떠한 영화를 보더라도 감독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를 알아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고생해서 만든 영화제작진들에 대한 예의 인것 같다.

따라서 괴물이라는 이 영화를 보신분들이나 앞으로 보실 분들 또한 제가 제시하는 의견이 틀릴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것 임을 염두에 두고 이 영화를 음미해 보시는 것도 무더운 여름에 즐거운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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