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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 - 저예산으로 잘 만든 영화

by 사과랑 2010. 1. 26.

감독: 오렌 펠리

주연: 케이티 페더스톤(케이티), 미카 슬롯(미카)

 

 '케이티'는 8살 때부터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정체불명의 존재를 느끼면서 살아왔다. 그녀의 동거남 '미카'는 그런 '케이티'를 위해 카메라를 장만하고 이를 통해 초현실적인 장면들을 담게 된다.

 

 그다지 내용을 쓸 건 없네요. 일단 이 영화는 별 내용 없습니다. 등장인물도 거의 없는 편이고요.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블레어위치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페이크 다큐(Fake Documentary)라고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파운드 풋티지(Found Footage)라고도 하는데, 어쨌든 한마디로 그냥 영화라는 말입니다. 실화처럼 떠들고는 있지만 결국 각본과 연출이 된 영화라는 것이죠.

 앞서 말한 <블레어위치>를 떠올리면 그다지 새로울 건 없는 영화입니다. 이미 이 장르를 호러장르에서 꽤 감질나게 써먹었기 때문입니다. <REC>와 <클로버필드>를 떠올리면 될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정공법을 씁니다. 즉, 적당히 연출이 가미된 <REC>와 <클로버필드>처럼 대놓고 보여주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보여주지 않음의 미학이라고나 할까요? 관객들의 인내심을 시험합니다. 초반부도 이렇다할 상황도 없습니다. 딱히 놀랄 것도 없고요.

 이 때쯤이면 뭔가 일어나겠구나 하면 일어나고, 사건이 발생할 것 같네~라고 생각하면 발생합니다.

 


 마지막 씬까지 아주 서서히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보겠다는 인내심이 없으면 정말 힘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모든 것은 마지막 10여분 정도에서 벌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안심하셔도 됩니다. 의외로 이 영화 잘 만들었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뭔가 일어나겠구나 하는 찰나에 일어나긴 하지만 그러한 연출이 지루함과 긴장감의 그 사이의 간격에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지루할려고 할 즈음에 한 번씩 관객들을 놀래켜 준다는 것입니다. 아. 물론 예상이 가능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타이밍을 알 수 있다는 뜻이고 확실하게는 무엇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기에 놀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케이티'와 '미카'의 행동반경이 집안으로 축소되어 있고, 그들이 맞게 되는 심야의 상황으로 낮의 상황도 점차 변합니다. 그들의 미세한 신경변화가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더욱 자극하죠. 상대방의 짜증으로 인해 같은 현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악의 힘이 너무 커져서 기대했던 퇴마사도 물러납니다.(개인적으로 한 판 붙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결국 '케이티'와 '미카'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합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끌고 갈 줄 아는 영화입니다. 게다가 정공법으로 별다른 연출을 하지 않고 오직 페이크다큐 답게 실제 벌어질 수 있을 것 같은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모 아니면 도입니다. 즉, 재미가 없거나 재미가 있거나.

 



 개인적으론 약간 지루했습니다. 솔직히 <REC>나 <클로버필드>와 같이 연출력이 많이 가미된 영화에 입맛을 버린 탓이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름 괜찮은 공포영화 한 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주 저예산으로 말이죠.

 

 가끔 이런 영화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영화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왜 안나올까라고 생각하면 역시나 문제는 어딘가에 있겠죠.

 

 이 영화를 검색하다보면 제작한 년도가 2007년으로 나옵니다. 개봉은 북미는 2009년이고, 국내는 2010년인데 말이죠. 그래서 찾아보니 제작한 년도는 2007년도 맞더군요. 그런데 '스필버그'가 뒷부분만 다시 만들어서 극장에 상영시킨거죠. '스필버그'감독 덕분에 먼지 속에서 가려질 뻔한 영화가 이렇게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고맙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필버그'식의 결말보다는 '오렌 펠리'감독의 결말이 좀 더 괜찮은 듯 싶습니다. 물론 개인적 취향으론 '스필버그'를 지지해야 겠지만 이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나 상황 등을 보면 너무 뻔히 드러나보이는 연출은 아닌 것 같아서요. 그래서는 저는 '오렌'감독의 결말에 한 표 던집니다.

 의외로 이 두 가지 결말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뉘더군요. 무엇을 선택해도 개인의 취향에 맞추어서 선택한거니 나쁜 것은 없겠지요.

 

 

 * 이 영화 극장에서 보는 것도 괜찮긴 했지만, 오히려 방 안에서 불 꺼두고 혼자 보면 더 괜찮을 것 같은 영화였습니다. 만약 제가 혼자 방 안에서 봤다면 어땠을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