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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위핏>가벼운 마음으로 볼 만한 성장영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30.


위핏이 뭐지?

<위핏>은 제목도 생소하지만,소재 또한 무척 생소한 영화이다.'롤러더비'라는 들어본 적도 없는 스포츠를 소재로 했다는데 롤러더비가 도대체 무슨 스포츠이지?

먼저 위핏(Whip it!) 이란 용어는 뭔가 망설이고 있는 친구에게 '그냥 질러 버려'라는 의미와 '롤러더비'경기 도중 상대편을 추월하기 위해 팀 동료들이 한 명의 선수의 팔을 잡고 앞으로 밀어주는 기술,두 가지를 의미하는 용어이다.그리고 '롤러더비'라는 게임은 4명의 선수가 블로커가 되고 그 뒤 한 선수가 재머가 되어,재머가 블로커를 제치고 추월함에 따라 득점을 하는 경기다.


10대 소녀의 과감한 자유선언

왜 서두부터 영화제목과 게임 룰에 대해 길게 설명을 했냐면,<위핏>이란 영화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10대 소녀가 롤러더비라는 게임을 통해 자신의 자유를 한번 질러보는 내용의 영화다.그리고 장애물이 앞에 있지만 그것을 피해 스피드 하게 앞으로 나아간다는 내용은 롤러더비라는 게임의 룰과 참 잘 맞아떨어진다.

주인공 블리스(엘런 페이지)는 부모님의 희망에 의해 미인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지겨워 염색약으로 머리를 파랗게 만들어 참여하는 식으로 자신의 반항을 표출하는 평범한 10대 소녀다.그런 그녀가 우연히 본 롤러걸과 롤러더비.블리스에게 미인대회는 과거의 여성을 상징하는 고리타분한 의미라면,롤러더비라는 게임 속에서 달리고,부딪히고,팀 동료와 함께 무엇을 만들어가는 것은 블리스가 꿈 꾸는 현재의 여성상이다.


스포츠 영화?아니,성장 영화에 가깝다

<위핏>은 사실 스포츠 영화라고 보기는 힘들고,성장영화로 보아야 하는 영화이다.롤러더비라는 스포츠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이긴 하나,영화는 승패 등의 결과나 팀 동료간의 갈등과 해소 등 스포츠영화의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도리어 주로 다루는 것이 부모와의 갈등,친구와의 갈등,남자친구와의 갈등 등 10대 소녀의 시각에서 주로 보이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롤러더비는 단지 하나의 돌파구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 인생 전체의 목표 같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스포츠 적인 면보다는 성장통에 더욱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전체의 힘은 여주인공 엘런 페이지의 역량에 많이 의존한다.남자친구와의 이야기같이 부분적으로 좀 과도한 느낌을 주는 부분 외에 대체적 전개에서 엘런 페이지가 보여준 성장통을 겪는 10대 소녀의 갈등과 자유로운 질주를 갈망하는 모습 등은 아주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꽤 그럴 듯 했다.(더욱이 엘런 페이지 특유의 멍한 모습은 영화 속 캐릭터와도 잘 맞는다)


드류 베리모어 감독

<위핏>에서 또 하나 주목을 해야 하는 점은 헐리우드 여성 스타인 드류 베리모어가 감독 데뷔를 한 작품이란 점.수 많은 히트작들에 출연을 했던 드류 베리모어는 이미 헐리웃에서 기획(<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도니 나코>) 과 제작(<미녀 삼총사>,<미녀 삼총사2>,<날 미치게 하는 남자>)등으로 일반적인 여성배우들과는 다른 행보를 해왔는데,이번 <위핏>에서는 단지 출연만 하는 게 아닌 연출을 겸했다.연출에 힘을 쏟기 위해서인지 <위핏>에서 드류 베리모어는 굉장히 제한된 출연만을 했다.그러나 제한된 출연분량에서 보여준 과격한 컬러는 영화에 힘을 불어넣기에는 충분한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자

아주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힘들고,그럭저럭 즐길만한 수준의 성장영화인 <위핏>.
기대했던 박진감 넘치는 화려한 스포츠장면이나 휴머니즘 등 일반적 스포츠영화 공식 같은 내용들은 얻지 못해서 아쉬웠지만,10대 소녀 캐릭터를 나름 흥미롭게 살린 면을 보았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다.소소한 캐릭터의 재미를 찾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영화며,드류 베리모어의 팬들이라면 그녀의 감독데뷔작을 축하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개인적으로 드류 베리모어가 먼 훗 날,지금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이번 감독 데뷔작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개인적으로 인라인을 좋아해서 롤러더비를 유심히 보았는데,작은 트랙 안에서 롤러를 신고 달리는 배우들의 모습에서 상당한 연습량이 보였다.특히 크로스오버 등을 연속해서 치고 달리는 모습을 보니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한 거 같다.또 한 가지 흥미롭게 보인 점은 영화 속 '헐 스카우트'팀 감독만 트레이닝부츠를 신고 나오는 거 같던데,그분은 원래 인라인 부츠가 있어서 그걸로 출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2월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