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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에덴 극장판 1:The king of eden>세상과 대결을 한 남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23.


11부작 TV 애니메이션 시리즈,그 후 이야기

먼저 <동쪽의 에덴 극장판 1>을 보러 갈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동쪽의 에덴 극장판 1>은 11화 TV 시리즈로 방영된 애니메이션 <동쪽의 에덴>의 11화 이후 이야기를 다룬 것라는 점이다.혹자는 TV시리즈를 안 본 상태에서 이 작품을 보아도 괜찮지 않냐고 생각할지 모른다.물론 그 생각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이 작품만을 독립된 성격의 작품으로 보고 평가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니까.하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세계관을 온전히 보고 느끼려면 11화 TV시리즈를 본 후,이 작품을 보길 권장하고 싶다.

이런 말을 먼저 꺼낸 것은 <동쪽의 에덴 극장판 1>은 TV시리즈의 기획에서부터 극장판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TV시리즈가 인기를 끌어서 극장판이 나온 수순이 아닌,제작진은 처음부터 극장판을 만들 생각이었다.그래서 TV시리즈 11화 마지막에서 아무 결론을 내지 않고 끝냈으며,당시 상당한 시청자들은 이게 뭐냐는 의문을 가졌던 걸로 안다.그 의문들은 풀기 위한 첫 번째 이야기인 <동쪽의 에덴 극장판 1>.세상과 대결을 했던 남자 타키자와 아키라,그가 우리와 함께 갔던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활한 월요일,그리고 구세주

<동쪽의 에덴 극장판 1>은 TV시리즈 11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이어지는 내용이다.일본을 향해 날아오던 60발의 미사일을 막은 타키자와 아키라.그는 쥬이스에게 "날 이 나라의 왕으로 만들어 주지 않겠어?"라고 부탁하고 왕이 없던 나라에서 왕이 된다.그리고 영화는 그날로부터 3일 후 시작된다.

이쯤 적다보니 영화의 리뷰에 어려움이 느껴진다.이미 TV시리즈를 접한 사람이야 당연히 내용을 이해하는 중이니 어려움 없이 볼 것이다.하지만 안 본 사람은 미사일이니 왕이니 하는 단어들에서부터 유치함에 치를 떨지도 모른다.그래서 리뷰가 길어질지 모르지만 약간 TV시리즈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TV시리즈의 이야기는 2010년11월22일 일본 각지에 10발의 미사일이 떨어지는 사건에서 출발한다.10발의 미사일이 떨어졌지만 한 명의 희생자도 나오자 않았던 사건.그것을 사람들은 '오활한 월요일'(상황판단이 어려운 월요일.※극장판 번역에서는 '우울한 월요일'이라 표기)이라 불렀다.여대생 모리미 사키는 우연한 사고로 타키자와 아키라를 만나게 되고 그가 '오활한 월요일'에 관련된 사람임을 알게된다.그리고 그 '오활한 월요일'는 어떤 게임에 의해 진행되었던 일이란 걸 알게 된다.그 게임은 12명의 참가자들이 어떤 의뢰든 해결해주는 핸드폰과 100억엔 이란 돈을 주고,참가자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구하는 구세주가 되는 것을 경쟁하는 게임이다.

<동쪽의 에덴 극장판 1>은 TV시리즈에서 그 결론을 내지 못한 게임의 2라운드적 내용을 다룬다.TV시리즈에서 다 등장하지 않았던 참가자들의 모습도 일부 보여주고,진행되던 사건을 연장선상에서 계속 진행시킨다.다만 아쉬운 점은 이번 극장판은 징검다리 성격의 작품이므로 완전한 결말은 <동쪽의 에덴 극장판 2>에서 난다는 점이다.


세상과 대결하는 남자,타키자와 아키라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유치한 설정의 게임을 진행하는 <동쪽의 에덴>은 무엇을 말하고자 한 애니메이션일까?작품 전체를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일본 '니트문화'에 대한 비판적 태도이다.그리고 그 비판은 청년실업문제,미디어의 획일성이나 조작 등으로 확장된다.희망을 잃어버린 일본을 일깨우는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그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가진 자의 의무를 통해서 해답을 찾아보고자 구세주 게임으로 연결된다.

일본은 잃어버린 희망을 찾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이 작품은 일본에서 제작된 작품이므로 모든 관점의 중심은 일본에 놓여있다),그 해답을 찾고자 세상과 대결을 하는 남자는 타키자와 아키라.그는 세상과 대결하는 남자이면서,세상을 구하는 남자다.일본을 리셋해 버리고자 했던 다른 참가자들의 방법을 막고,그 스스로를 리셋해 가며 세상과 계속 대결을 하는 고독한 구세주,타키자와 아키라.그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다

저페니메이션에서 퀄리티로 유명한 프로덕션 I.G 제작,<공각기동대>TV시리즈의 카미야마 켄지 감독,<허니와 클로버>로 유명한 우미노 치카의 캐릭터 원안.이런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호화스태프들이 제대로 뭉쳐서 멋진 작품과 세계관을 만들어낸 오랜만에 만난 수작 애니메이션 <동쪽의 에덴>.이번 <동쪽의 에덴 극장판 1>도 그 짜임새와 만듦새에 부족함이 없으며,2편에 대한 기대감 역시 충분히 전해준다.

사회적 메시지와 철학을 잘 담아낸 <동쪽의 에덴>의 극장판을 대형화면으로 만난 기쁨은 꽤 컸다.당신이 <동쪽의 에덴>의 팬이거나,일본애니메이션의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극장에서 영화를 보길 추천하고 싶다.세상을 구한 선댄스키드 타키자와 아키라,그는 당신을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동쪽의 에덴 극장판 2 : Paradise Lost>는 일본에서 3월 개봉예정이라고 한다.

*2010년1월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