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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춤추는 꿈틀이 밴드>토요일 밤의 열기-지렁이 버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22.


어린이 영화 <춤추는 꿈틀이 밴드>,그리고 디스코

<춤추는 꿈틀이 밴드>같은 영화를 리뷰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영화는 분명 성인 등 나이가 있는 연령 층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며 어린이 층을 대상으로 했다.이 점에선 픽사나 드림웍스,미야쟈키 하야오 등의 애니메이션과는 성격이 다른 영화다.'본격 뮤직 애니메이션'('본격 디스코 애니메이션'으로 봐도 무방하긴 하다)을 표방하면서,지렁이가 춤추고 노래하는 걸 담은 애니메이션 <춤추는 꿈틀이 밴드>는 기본적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는데,이걸 성인인 내가 보고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웃기다.내가 보는 시각은 분명 어린이의 눈높이와는 다를 테니.

하지만 리뷰의 의욕을 불타오르게 만든 요소가 있었으니,그것은 '디스코'라는 코드다.'지렁이가 춤을 추고 밴드를 결성한다'라는 영화의 아이디어는 분명 어린이 층을 위한 면이 보이지만 춤을 추게 만드는 음악이 '디스코'다.그것도 올드넘버의 음악들이 깔려준다.어린이를 위한 소재의 영화에서 7080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디스코 음악을 듣게 되는 이 묘한 상황,그 속에서 난 영화적 재미를 젖히고 음악적 재미를 찾게 되었다.


지렁이 밴드의 슈퍼스타 도전기

비 오던 어느 날,토마스 브로히 닐슨 감독은 부인과 산책을 하다 발견한 아스팔트 위 지렁이를 흙으로 옮겨주는 과정에서 <춤추는 꿈틀이 밴드>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자신의 아이팟에서 'PLAY THAT FUNKY MUSIC'이 흘러나오고 자신의 손 위에선 지렁이가 꿈틀거라는 상황.여기에서 디스코와 지렁이를 연결시킨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춤추는 꿈틀이 밴드>는 내용 자체는 단조롭다 못해 1차원 적이다.어린이 대상 영화에서 심각한 차원의 내용을 찾는 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용서받지 못할 행위일 테니.

영화의 주인공 배리는 언제나 무시 당하며 사는 평범한 지렁이다.배리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샐러리 지렁이고,엄마는 배리가 안정적 샐러리 지렁이가 되길 바란다.하지만 배리는 평범한 생활의 단조로움에 따분해하다 우연히 발견한 '신나는 디스코 모음집'(영어 원제는 'Greatest Disco Hits 77'이다) LP를 듣게 되고 스스로의 디스코 본능을 알게 된다.이후 과정은 당연히 밴드 결성해서 대회 출전한다는 내용이고,약간의 멤버간의 갈등과 화해.그리고 성공적인 데뷔의 수순으로 이어진다.


디스코는 꿈이야

이렇듯 평면적이며 단조로운 내용의 <춤추는 꿈틀이 밴드>.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대사 몇 개는 지루하던 나에게 흥미를 던져주었다.

"디스코가 대체 뭐냐?너에게 디스코가 무슨 의미지?"
"디스코는 꿈이야"

디스코의 의미를 이야기하던 이 대사들은 꽤 인상적이었다.어린이들에게 우정과 화합의 메시지를 알리는 영화에서 나 혼자 킥킥대며 숨은 재미를 느낀 디스코의 철학.영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마지막 장면에선 결과보다는 도전 자체가 즐거웠다는 이야기도 한다.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말하던 이 대사들은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더욱 인상적으로 들릴 대사일 것이다.


토요일 밤의 열기에 빠진 지렁이들

<토요일 밤의 열기>를 지렁이 버전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에 꽤 멋진 디스코 넘버들을 담은 영화 <춤추는 꿈틀이 밴드>.하지만 대다수 어린이들이 재미를 느끼기는 힘든 영화란 생각이 든다.물론 어른들에게도 흥미 있는 영화는 아닐 것이다.나도 영화 자체는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지만,영화 속 디스코와 몇몇 대사에 킥킥대면서 나만의 재미를 찾았다.다만 이게 나 혼자만의 재미 같다.그래서 추천은 못 하겠다.


*국내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덴마크 영화다.

*영화의 재미를 떠나서 왜 더빙판 대사들에 '빵꾸똥꾸'라든가 '고고싱','킹왕짱'같은 단어들이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 갔다.유행어를 사용해야 어린이들이 즉각 반응하며 웃는다고 생각을 한 건가?이 부분은 <미어캣의 모험>에서도 느낀 점인데,이상하리만치 수입사들이 유행어를 남발하는 감이 든다.난 유행어를 넣는 행위가 수입사 스스로 영화의 격을 떨어뜨리는 걸로 보인다.

*OST 가 맘에 든다.선곡된 트랙들이 굿이다.
트랙 리스트
01. Boogie Wonderland (Feat. Martin Hedegaard)
02. Disco Inferno (Feat. Soundfactory & Mavelicious)
03. Upside Down (Feat. Ida Corr)
04. Yes Sir, I Can Boogie (Feat. Sophie)
05. Ymca (Feat. Magnus Carlsson)
06. Blame It On The Boogie (Feat. Peter Frodin & Trine Dyrholm)
07. Love To Love You, Baby (Feat. Velvet)
08. I Will Survive (Feat. Trine Dyrholm)
09 . Le Freak (Feat. Lizzie)
10. Play That Funky Music (Feat. Peter Frodin)
11. Feelings (Feat. Andreas Van Lunteren)

*2010년2월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