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영화리뷰

G.I조(2009) - 과유불급

by 사과랑 2009. 8. 28.

감독: 스티븐 소머즈

주연: 채닝 테이텀(듀크), 시에나 밀러(베로니스), 데니스 퀘이드(호크), 마론 웨이언스(립코드), 스톰 쉐도우(이병헌)

 

 가공할 파괴력의 나노마이트 운반을 책임진 '듀크'와 '립코드'. 그들은 군인으로서 임무에 충실하려 하지만 코브라군단이 가만히 두지 않는다. 결국 '듀크'와 '립코드'는 코브라군단의 공격 속에서 GI조의 도움으로 무사히 살아남게 되고, '듀크'와 '립코드'는 GI조에 합류한다.

 한편, 오래전 여자친구인 '베로니스'가 코브라군단인 사실을 안 '듀크'는 그녀를 쫓기 시작한다.

 

 코믹북과 피규어 장난감으로 유명한 하스브로의 장난감, 그리고 TV애니메이션으로 우리나라에선 아주 한 때 나마 인기를 모았었고,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금도 유명세를 떨치는 <G.I조>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과 오래 전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한류배우인 '이병헌'이 출연한다는 점에 매우 관심있게 기다렸던 영화였다.

 

 애초에 티져예고편과 스틸컷에서는 '이병헌'의 얼굴을 알아보기 너무 힘들어서 어쩌면 '이병헌'을 보지도 못할꺼라고 생각도 하긴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런 우려와는 달리 '이병헌'의 얼굴을 아주 많이 보게 되었다. 특히나 왠만한 악역보다 나은 악역을 보여주었다. 물론 악역이라 다소 아쉬운 감이 있긴 하지만 '스톰 쉐도우'라는 존재는 원작에서는 딱히 악역이라고 하기도 힘든 역이라 그냥 넘어가도 될 법하다.


지아이조 멤버들.

이 영화의 부제는 The Rise Of Cobra이다.

그 이유는 영화를 보게되면 알 수 있는데,

결국 속편을 위한 영화인 셈이다.


 

 영화는 일단 내용이 간단하다. 지아이조와 코브라군단이 맞써 싸우는게 주된 내용이다. 물론 코브라군단이 테러를 자행하려 하면 지아이조가 막아낸다는 TV애니에서도 많이 봐온 내용이지만, 우선은 각 등장인물의 소개에 거의 3분의 1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얽히고 설키긴 한다. 덕분에 러닝타임만 늘어났다.

 만화가 원작이고, 애초부터 현실적 이야기와는 정반대의 이야기이며, 군인을 소재로한 액션영화이기 때문에 볼거리는 풍부하다. 다소 유치해질 정도로 풍부해지는데, '스티브 소머즈'감독의 전작들을 생각하면 풍부한 만큼 유치해지는 면을 이해할만 하기도 하다. 물론 그만큼의 재미와 볼거리는 제공해준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단연 주목할 부분은 바로 '이병헌'이다. 일단 그가 맡은 캐릭터 자체가 악역이면서도 악역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인데다가, 수 많은 악역 중에서 가장 돋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맡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고(복면으로 인해) 정말 비중이 약한 조연급 악역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 이유가 가장 클거라 생각한다.


이 둘의 과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웃어버린 장면 중에 하나다.

일본에서 한국말 쓰는 동양애에게

영어를 쓰라고 하는 스님?사부?

일본어도 아니고...어이가 없었던 장면.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모두 생각하는 것은

의외의 잘 나온 역이라는 것이다.

 


 

 뚜껑을 열어서 본 영화에서 '이병헌'의 존재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과거까지 그려지는 존재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복면쓴 모습보다 맨 얼굴을 많이 봤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점수를 먹고 들어간 것도 있지만, 실제로도 그가 연기하는 '스톰 쉐도우'역이 다른 악역보다 월등한 존재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놀드 보슬루'가 연기하는 '자탄'이 여자를 죽이면서 '스톰 쉐도우'에게 여자를 죽이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언뜻 내비친다. 여기에 '자탄'의 비열한 악당에게 여자라도 너라면 죽일 수 있다고 말하는 '스톰 쉐도우'는 대사 한 번에 그의 역이 어떤 역인지 분명히 알려준다. 결국 일반 악당과는 맥을 달리하는 역할인 것이다.

 

 미국에서 '스톰 쉐도우'의 인기는 매우 크다고 한다. 그런 역을 맡은 '이병헌'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무서운 영화>에서 호들갑 떨던 '웨이언스(립코드역)'가 여기에서도

여전히 호들갑 떤다.

그래도 좀 더 진지해지긴 했지만...

<무서운 영화>에서의 모습을 떠올리면 좀 더 재미있다.

 

'데니스 퀘이드'는 조연이다.

크게 활약하는 모습이 없다.

다소 아쉽긴 하지만

감독과의 친분 때문인지 <미이라>에서 두 인물

'아놀드 보슬루'(자탄역)과 '브랜든 프레이저'를 만날 수 있다.

 

 이 영화는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신 속편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서 그런지 각자 캐릭터의 과거를 들추는 일도 많고 러브라인 형성에도 상당부분 할애하는 편이다. 여기에 미국과 프랑스, 일본 심지어는 남극까지 훓고 지나가면서 많은 배경으로 인해 정신 사납고 다소 맥빠지게 만들어버린다. TV용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감독은 결국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힘을 놓쳐버리게 만든다.

 여기에 수 많은 CG범벅들은 만화처럼 느껴지게 되버리니 다소 유치한 느낌도 들게 만든다.

 

 감독이 조금만 더 욕심을 줄이고 간단하면서 멋드러지게 만들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하지만 속편에도 출연한다는 '이병헌'을 보면서 그의 존재에 대해서는 한 번 과한 욕심을 가지고 싶다. 헐리웃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가 나올 그런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