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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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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4.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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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될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사람이 배트맨을 교육시켰고(<배트맨>시리즈), 오비완 케노비의 스승이자 다스베이더를 발굴한 사람이며(<스타워즈>시리즈), 거침 없이 적을 때려부수는 A-특공대의 대장이면서(<A-특공대>), 맨손으로 늑대를 죽여버리는(<더 그레이>) 남자라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하지만 <테이큰>에서 악당들은 겁없이 그의 가족을 납치하는 실수를 범하고, 종국엔 모조리 죽게 된다.


1990년대의 리암 니슨을 기억하는 영화 관객은 <쉰들러 리스트>를, 조금 컬트적인 영화 관객이라면 <다크맨>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지만 2000년대의 리암 니슨에겐 <테이큰>이 대표작이다. 그만큼 <테이큰>은 강렬한 이미지를 리암 니슨에게 선물해주었고, 그 성과로 리암 니슨은 뒤늦은 나이에 액션 스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리암 니슨에게 액션 스타의 '힘'을 부여한 사람은 다름 아닌 뤽 베송이다.


<레옹>과 <니키타>, <제5원소>등으로 친숙한 뤽 베송은 액션 장르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감독이다. 현재도 그는 감독과 제작자로 다양한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감독으로 참여한 작품과 제작으로 참여한 작품은 상당히 이질적인 색채를 띄고 있다. 감독으로는 마치 동시대의 동료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를 흠모라도 하듯 다양한 장르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면, 제작자로는 자신의 장기인 액션 장르 계열의 영화를 쏟아내고 있다.


그가 제작했던 <택시>시리즈, <테이큰>, <프롬 파리 위드 러브>, <13구역>시리즈, <트랜스포터>시리즈 등은 강렬한 에너지가 넘쳤던 액션 영화들이다. 그리고 뤽 베송의 액션 월드에서 큰 공헌을 했던 <테이큰>은 언젠가는 속편이 나올 운명이었다. <테이큰>이 개봉했던 2008년으로부터 4년이 지난 2012년, <테이큰>은 속편으로 돌아왔다.


<테이큰 2>은 납치가 이루어지고, 구출을 하고, 그 과정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응징을 가해진다는 내용이다. 1편과 거의 유사한 구조를 가진 이야기에서 조금 달라진 것은 '누가' 납치를 했는가란 설정 정도다.


겁 없는 납치범들은 1편의 인신매매범 일당과 연결되어 있는 조직이다. 영화는 여기에다가 1편에서 죽은 인신매매범 일당 중 한 명의 아버지가 <테이큰 2>의 조직의 두목으로 나온다는 복수의 살을 덧붙였다. 주인공과 인신매매범 조직이 부딪힐 무대는 이스탄불. 이런 설정 아래에서 출발하는 영화는 눈과 힘의 대부분을 액션의 설계에 치중한다.

<테이큰 2>는 92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한 영화는 아니지만 뒷맛이 꽤나 심심하다. 이스탄불을 무대로 카체이스와 주먹 싸움, 총격전 등이 다양하게 제공되지만 1편만큼의 시원한 쾌감이 안 느껴진다. 끝 없는 복수의 무의미함을 설파하는 주인공에게 미국을 대입시켜 정치적 상상을 하는 것은 자신을 바보스러운 상상에 몰아붙이는 느낌이다.


주인공은 그다지 절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정해진 도착 지점을 관객에게 쉽사리 보여준 채로 질주하기에 관객은 결국 주인공이 인신매매범 일당을 다 죽이고 끝날 거란 생각을 버리질 못 한다. <테이큰 2>는 관객의 눈을 순간적으로 '사로잡기'에는 성공하나, 관객의 머리를 '납치'하는 데 실패한다. 전편과 당당히 싸우지 못하고, 수많은 헐리우드의 속편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다.


<테이큰 2>는 극장문을 나서는 관객에게 "그를 건드리면 모조리 죽는구나"란 교훈과 1편의 훌륭함을 재확인하게 만드는 평범한 오락물에 그친다. 관객이 아낌없이 돈을 지불한다면 몇 년 후에 어떤 멍청한 조직은 또 다시 주인공의 가족을 납치할 것이고, 그들은 전부 몰살당할 것이다. 3편에 나올지도 모르는 악당들의 운명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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