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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말 액티비티 4>

최신영화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4. 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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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2000년 이후, 헐리우드는 앞으로 100년을 임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주려는 듯 10년 동안 많은 볼거리의 기준을 제시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 포터> 시리즈는 판타지 장르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아이언맨>  시리즈는 슈퍼 히어로 장르를 단숨에 헐리우드의 중심부로 끌어올렸다.


공포 영화는 어땠을까? 헐리우드는 피의 난도질로 유명한 아이콘인 프레디 크루거, 제이슨, 마이클 마이어스를 잠시 뒤로 물러나게 한 뒤에 그들의 자리에 3편의 시리즈를 새롭게 자리매김시켰다. <쏘우> 시리즈, <데스티네이션> 시리즈,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각기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쏘우> 시리즈는 자신만의 정의를 설파하는 직쏘가 만들어내는 응징이 있다. 이것은 정의의 실현이라는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 어떻게 우리 일상 속의 공포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는 현대 사회가 내재한 불안의 기운이 엿보인다.


반면에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는 이야기가 흥미를 끄는 영화가 아니다. 강렬한 캐릭터가 나오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눈길을 끈 것은 '파운드 푸티지'라는 장르 때문이다.


가짜를 진짜인 척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유사한 개념인 '파운드 푸티지' 장르. 의미 그대로 '발견된 영상', 즉 진짜인 척 행세하는 가짜 영상물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는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시리즈다. 영화는 벌써 4편까지 이어졌고, 심지어 스핀오프 격으로 제작된 <파라노말 액티비티:도쿄 나이트>까지 등장했다. 


이런 성공의 비결을 우리가 은밀히 숨긴 관음증의 발로로 읽을 수도 있다. 영화에서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유행과 TV 등에서 보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범람은 이를 증명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가 '파운드 푸티지'가 주는 진짜인 척하는 장르적인 특성에만 머물지 않고, 꾸준히 장르의 세련미를 갖추도록 노력했었기에 가능했다. 노력은 카메라의 시점에 대한 고민에서 나타난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1>의 경우엔 직접 디지털 캠코더로 찍는 형식이었다면, <파라노말 액티비티 2>에서는 CCTV를 활용하면서 시점의 영역을 넓혔다. 1편과 2편의 과거 시간으로 돌아갔던 <파라노말 액티비티 3>은 1988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맞게 저화질의 VHS 카메라를 사용했고, 여기에다 선풍기에 카메라를 장착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더해 이동감을 지닌 CCTV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성공도 거두었다.


다시 1편과 2편의 이후 시간대로 돌아온 <파라노말 액티비티 4>. 제작진은 디지털 캠코더로 찍는 방식과 함께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노트북의 웹캠과 스마트폰의 영상통화를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심지어 게임기의 적외선 감지도 추가시켰다.


그러나 여러 시도를 했으나 <파라노말 액티비티 4>에선 한계가 뚜렷하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4>에 더해진 시점 요소들의 확장은 자연스럽다기보다 인위적인 면이 강하다.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촬영을 했나 같은 의문이 꼬리를 문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는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것도 전지적 시점이 아닌 개인적인 시점에서의 기록이다. 그래서 카메라의 시점은 관객에게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것은 일상을 기록해야 하는 '파운드 푸티지'장르에 주어지는 숙제와도 같다. 특히 공포의 상황 속에서 촬영을 지속하는 이유를 반드시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끝도 없는 호기심이 동했기에 디지털 캠코더로 찍었든, CCTV 같은 기계적으로 고정된 위치에서 찍었든 간에 보는 사람이 시점에 동의할 수 있어야한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4>는 그것을 하지 못했다.


시점의 동의가 사라진 <파라노말 액티비티 4>는 평범한 공포 영화보다 못한 영화로 전락했다. 원래부터 이야기의 힘이 약했던 영화였기에 낙폭은 크게 느껴진다. 페이스북에서 만난 사람을 직접 찾아 나선다는 내용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캣 피쉬>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아리엘 슐만과 헨리 유스트. 그들은 <파라노말 액티비티 3>은 깜짝 놀랄 만큼 영리하게 만들어냈지만 <파라노말 액티비티 4>에선 재능의 한계만 드러냈다.


분명히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는 형식에서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이야기를 대폭 강화시키든가, 시점에서 전혀 다른 접근을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선택의 교차로에 선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제작진이 아무 의미 없는 속편을 만들지, 의미 있는 속편으로 돌아올지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5>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4>의 실망은 그때까지 일단 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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