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브 블러드>흥미로운 소재로 만든 단조로운 영화

등짝에 화려한 글자를 새겨놓고 마치 <프리즌브레이크>의 석호필 같은 포스를 보여주는 포스터 속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책이 되어버린 남자다.피로 쓰는 책이 되어버린 남자.
내가 이 남자를 만난건 앞서 리뷰했던 <드레드>,<카운테스>등과 함께 메가박스 유럽영화제 심야이벤트였던 미드나잇익스프레스에서 보았던 영화 <북 오브 블러드>에서 였다.일단 같이 본 2편에 비해 가장 재미없게 보았던 영화 <북 오브 블러드>.포스터나 소재자체만 보면 굉장한 흥미로움이 느껴지는 영화일텐데 재미없게 보았다는 이유를 가볍게 적어본다.

<북 오브 블러드>는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클라이브 바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소설이 영화화 되었을 정도라면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이거나 팬층이 상당히 두터운 작품,아니면 소재가 좋아 각색을 잘하면 꽤 볼만한 작품이 나오겠다 중에 한가지 이유로 영화화되었을거다.
내가 원작을 안보아서 모르지만 그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 추측해보건데 <북 오브 블러드>원작소설은 상당한 상상력과 읽는 이에게 매혹적인 분위기의 공포를 주지않았을까 싶다.그런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죽은 자들의 이야기,그리고 피의 책,소재 자체가 정말 멋지지 않은가?

"네 능력은 특별해,그걸 낭비하지마"
야심과 신념으로 가득판 광기의 심령학자 메리 플로네스크 박사(소피 워드) 

"그들이 날 원해요,날 선택했어요"
죽은 자들의 '책'이 된 비운의 영매 사이몬 맥닐(조나스 암스트롱)

- <북 오브 블러드> 홍보전단지 인용-


홍보전단지에 나온 저 문구만 인용해도 영화 스토리와 캐릭터의 성격이 그대로 설명이 되는데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을 가지던 박사가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는 톨링턴저택에 조사를 들어가게되고 그러던 과정에서 점점 초자연적 현상이 영매를 통해 발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게 영화내용이다.

이런 흥미로운 소재와 내용으로 만들어진 <북 오브 블러드>를 내가 한 마디로 재미없다고 표현한 이유는 너무나도 무섭지 않은 분위기와 뻔한 전개 때문이었다.영화가 원작소설을 토대로 만든거니 전개 자체의 뻔함은 원작에서부터 온 문제이겠지만 뻔할듯한 전개의 소설이 인기를 끌었다는건 팬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특유의 분위기라는게 있었을게다.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북 오브 블러드>의 전혀 무섭지 않고,신비롭지 못한 분위기가 관객에게 지루함을 던지면서 뻔한 전개라는 생각만 더욱 들게 한게 아닐까?

단지 소재를 영화로 만든거라는 부분외에 장점이 안보이는 영화 <북 오브 블러드>.
원작소설의 팬들이 영상화가 어떻게 되었나가 궁금해서 보는게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이다.공포/스릴러 장르적인 면에서 보아도 그다지 무섭거나 오싹한 느낌도 안들었고 그렇다고 죽은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과정도 흥미롭지 않았다.

다만 초반 도입부에서의 초자연적현상과 그로 인한 피해자의 표현은 꽤 흥미로웠는데,흥미로움은 그게 전부였고 이후엔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좋은 소재를 가지고 멋진 요리로 못 만들어낸건 각색과 연출의 부족이 아닌가 싶고,그만큼 소설의 상상력과 분위기라는걸 영화로 옮겨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

*2009년12월3일 개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