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테스>를 본건 메가박스 유럽영화제 심야이벤트였던 미드나잇익스프레스였는데 같이 상영했던 <드레드>나 <북 오브 블러드>가 공포물이었으므로 난 <카운테스> 역시 비슷한 장르일거라 추측했었다.
거기에 보기전에 하나 더 관심사였던건 주연/감독/각본을 겸한 줄리델피의 다재다능함.보기전에 공포물 과 줄리델피의 다재다능함을 포인트로 생각했다면,보고난 후 포인트로 다가온건 정말 의외였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감독의 관점과 견해라는 점이었다.
피의 여왕으로 불리운 '엘리자베스 바토리'를 통해 줄리델피가 보았던 점과 보여주고자 한 점은 무엇일까?
<카운테스>는 스토리는 전체적으론 단순한 로맨스와 음모론이 섞인 이야기다.
16세기 루마니아,아름다운 외모와 막강한 부로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줄리 델피)가 파티에서 만난 청년 이스트반(다니엘 브륄)과 사랑에 빠지게 되나 숙적의 계략으로 이스트반은 그녀를 떠나고 그 사실을 모르는 채 그가 떠난 이유가 자신이 더 이상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 그녀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그러다 우연히 하녀의 피로 자신의 얼굴이 더욱 젊어진 것을 느낀 바토리는 처녀의 피만이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기게 되며 살인등으로 자신을 파멸로 몰고간다는 내용이다.
전체적인 스토리만 보면 단순히 광기와 살인에 관한 내용으로 볼수도 있지만 <카운테스>의 전체적인 배경은 그리 간단치않다.
우선 사실로서 기록된 점이 612명을 살인하고 그 피를 취하며 탐닉한 점이라면 다소 여러 이야기로 전해지는 전설적인 면이 그 피를 어떻게 취하고 어떻게 탐닉했는지의 방법들이다.거기에 영화 초반부와 엔딩부에 나오는 역사는 승자가 전하는 이야기라는 대사를 통해 본다면 이 모든것이 단지 승자가 만들어낸 조작된 진실의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과연 엘리자베스 바토리라는 여인은 피의 여왕인지,아니면 정치적인 희생양인지의 의문부호를 관객에게 던진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 <카운테스>에서 느껴진 가장 큰 면은 감독/각본을 겸한 줄리델피의 고심의 흔적들인데 그녀는 영화를 잔혹한 장르로 갈지,아니면 가슴아픈 로맨스로 갈지,아니면 거대한 시대극으로 갈지등 여러가지 방향들중에서 적당한 면들을 섞으면서 타협점을 찾는 방법으로 선택했다.역사적 사실에 로맨스를 더하고,거기에 잔혹하지만 어느정도 관객이 불편함을 감내할 수준의 방법등을 보여주는 전개를 통해 (실제 전해지는 전설적이야기로는 영화에서 보여지는것과 비교가 안되게 잔혹함이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었다고 한다)적절하고 무난한 전개의 그럭저럭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었다.
그로 인해 잃은것은 소재의 충격성에 비해 그 강도가 무뎌지면서 극적이거나 아주 팍 눈길을 주는 요소등이 부족해진 점인데(영화가 아주 모호한 장르성을 띄게 된 점이 여기에서 온거같다),이것은 연출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주기엔 다소 모자란듯한 런닝타임(99분)의 영향도 있었다고 본다.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의 모델이 될 정도로 충격적인 역사적 인물 엘리자메스 바토리.
아주 재미있지도,아주 재미없지도 않은 무난하다는 말이 딱 맞는 중간정도의 재미인데 이것으로 줄리델피가 보여준 다재다능함이 성공이다 또는 실패다라고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힘들거같다.다만 조금 더 런닝타임을 길게 해주고 보여주고자 했던 요소중 한가지 정도에 좀 더 집중을 해주었다면 지금 나온 결과물보다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더 큰 관객의 반향을 얻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모험적 요소를 배제한 것이 의도적인건지 아니면 만들다보니 이렇게 된건지는 알수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가 줄리델피의 다음 행보를 기대할 정도의 완성도는 되었다.하지만 관객의 마음에 의미있는 무언가를 던지기엔 확실히 역부족이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2009년12월3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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