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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 이야기>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하치의 약속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15.


약속의 무게감

얼마 전 주말예능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의 '아날로그지만 괜찮아'편을 보았는데,거기에서 핸드폰이 대중화되기 전을 추억하면서 예전의 약속에 대한 대화들이 오고 갔다.나 역시 그 시절을 조금은 살았던 사람인지라 잠시 추억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정말 핸드폰이 없던 시절에는 다른 연락 방법이 없었던 시절이니 약속을 하면 지켜야 했다.그러기에 누구를 만난다는 약속의 무게감이 지금보다 컸던 시절이다.그래서인지 그때엔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낭만이 있었던 시절이다.지금이야 바로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면 되지만 그 시절에는 지금 어디쯤 올까 혼자 상상을 해본다거나,저 한 무리의 사람들 틈에 오는 걸까 혼자 조바심을 내며 기다리는 설렘도 있었다.왜 이런 이야기를 꺼냈는가 하면 <하치 이야기>를 보면서 '약속'이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누가 누구를 기다린다는 약속과 실천에 대한 생각.


소중한 약속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

<하치 이야기>는 약속에 관한 영화이며 교감에 관한 영화이다.사람과 개 사이의 약속.<하치 이야기>는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대학교수 파커(리처드 기어)가 퇴근길 기차역 플랫폼에서 우연히 발견한 길 잃은 강아지를 키우게 되고,그 강아지에게 하치라는 이름을 붙여준다.파커의 출근길을 배웅하고 퇴근길에는 기차역 앞에서 기다리는 하치와 파커만의 약속.그 약속은 평범한 약속이었지만 서로의 마음을 교감하는 특별한 약속이었다.그러나 어느 날 이 약속은 깨져버리지만 하치는 계속해서 약속을 이어간다.그러면서 약속은 특별함을 가지게 된다.너무나도 슬픈 특별함을 가진 약속.

운명으로 만난 인연이 가족이 되고,그 속에서 만들어진 유대감을 통해 특별한 교감을 나누는 과정을 보여준 영화 <하치 이야기>.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하치의 모습틍 통해 보여지는 소중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꽤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였다.다른 사람들의 시간은 멈추었지만 하치의 마음 속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 살아 숨쉬었다.하치는 주인이 이제는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소중한 인연과의 약속을 지키려고한 하치의 모습은 시대를 초월해서 우리에게 강한 여운을 남겨주는 모습이었다.


눈물없이 보기 힘든 영화

조금은 단조롭게 보일지 모르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 특별함과 소중함을 잘 담아낸 영화 <하치 이야기>.이 영화는 분명 하치가 중심이며,하치는 너무나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하지만 이야기 전개에 중심적 축과 흐름을 잘 잡아내 준 것은 리처드 기어였다.하치를 위해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를 내어주고,자신보다 하치가 이야기 중심에 놓이도록 위치를 잘 잡아 영화의 생명력을 더욱 불어 넣어 주었다.거기에 라세 할스트롬 감독은 멋진 감성을 불어 넣어 영화를 멋지게 완성해 냈다.

<하치 이야기>는 개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더욱 큰 공감과 감동을 느낄 만한 소재이며,안 키워 본 사람이 보더라도 깊은 감동을 받을만한 영화다.요즘 극장가에서 강요되는 눈물샘의 영화는 많아도 진정 잔잔한 감동의 눈물을 주는 영화를 만나는 건 힘든데,극장에서 깊은 마음의 울림을 받고 싶은 분에게 주저 없이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너무나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간 주인과 개의 이야기인 <하치 이야기>.이 이야기를 극장에서 보길 추천한다.

*2010년2월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