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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남극의 쉐프>남극의 소소한 일상 속 즐거움을 엿보는 시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16.


남극의 쉐프는 어떤 사람일까?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 '느끼자!행복의 맛'섹션작품 3편은 꼭 보리라 마음을 먹었었다.<논짱 도시락><행복의 향기>는 지난 해에 시간을 내어 보았지만 이상하게 시간이 안 맞던 영화가 <남극의 쉐프>였다.계속 시간만 노리고 지내다 결국 만나고 왔다.남극의 쉐프를!

요즘 들어 '쉐프'라는 단어가 그 어느 때보다 친숙한데,그건 아마도 <파스타>라는 드라마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주방장님'이란 호칭보다 '쉐프'라는 호칭이 친숙한 이 시점에서,<남극의 쉐프>는 영화를 보러 가기 전 상당한 호기심을 준 작품이었다.포스터를 보니 남극에서 무엇을 먹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코미디영화로 보였고,남극에서 무엇을 먹는 것을 표현한다는 것이 색다른 게 있을까 궁금했었다.이런 궁금증을 풀고자 보러 간 <남극의 쉐프>.역시 영화는 코미디였다.다만 조금 빗나간 것은 내가 제목이 가지는 의미를 너무 단편적으로 해석하고 있었던 점이었다.<남극의 쉐프>라는 제목은 제한적으로 함축된 제목일 뿐,영화는 제목 이상의 많은 걸 담아낸 작품이었다.


가장 일상적인 행복인 먹는 즐거움

<남극의 쉐프>의 스토리는 너무나도 간단하다.해발 3,810m,평균 기온 -54도의 극한지인 남극 돔 후지 기지에서 생활하는 8명의 대원들,그 대원들이 1년반동안 그 곳에서 지내는 일상을 그린 내용이다.물론 그 중심적인 인물은 남극의 쉐프인 조리담당 대원 니시무라 이다.

영화의 기본적인 시각은 니시무라의 마음이다.대원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고 그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니시무라의 따뜻한 마음이 메인디쉬다.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영화는 기본적으로 니시무라가 만든 남극의 요리를 다루지만 단순히 요리에 집중한 영화가 아니다.또 먹는 행위에 집중하지도 않는다.도리어 가장 시각을 비중 있게 두는 것은 대원들의 일상이다.먹는 행위,만드는 행위 이 모든 것은 일상이다.또 남극에서 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관측하는 업무도 일상이며,외로워하고 슬퍼하고 웃고 떠드는 것도 일상이다.그런 일상에서 가장 반복적이면서 가장 만족을 주는 것이 바로 먹는 행위.니시무라는 바로 그 행복을 전해주는 쉐프이다.극한지에 가족과 사회 등과 떨어져 지내며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사는 자들의 인생의 한 조각이자 가장 큰 조각인 먹는 즐거움.가장 일상적이며,반복적이고,휴식 같은 행위인 이 먹는 즐거움에 대해서 <남극의 쉐프>는 재미있으면서,편안하게 다가선다.사람이 어디서부터 행복을 느끼는지를 알려주려는 듯.


따뜻함이 전해지는 영화

사실 영화는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너무 단조롭다고 생각할 여지도 있으며,허무한 코미디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여길 부분도 있다.하지만 <남극의 쉐프>는 쓸데없이 무게를 안 잡아 편안한 영화이다.일본이 잘 다루는 요리라는 소재를 일본식 유머를 통해 휴식 같은 의미로 보여주는 편안한 영화다.그리고 영화의 따뜻한 시각은 관객에게 잘 전달되어,영화를 보고 나오며 왠지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준다.이 행복함은 마치 우리가 극한지 남극에서 그들과 함께 만찬을 즐긴듯한 그런 행복감이 아닐까?


놓치기 아까운 영화,추천작이다!

앞서 말한 대로 <남극의 쉐프>는 단조로운 영화다.그러기에 꺼려할 관객도 많다.하지만 남극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너무나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어 낸 영화는 일류요리였다.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그들과 라면을 같이 먹었고,같이 스테이크를 구웠으며,같이 야구를 했다.그리고 같이 사진을 찍은 같은 대원이었다.그리고 영화를 통해 얻은 만족감은 너무나도 컸다.

따뜻한 일상의 휴식을 찾고자 하는 분에게 강력한 추천을 하고 싶은 영화 <남극의 쉐프>.놓치기 너무나도 아까운 작품이다.꼭 보시길 추천한다.

*2009년12월3일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상영을 시작해서 2010년2월16일 현재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압구정CGV 2군데에서 감상이 가능하다.조금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영화지만 그 가치는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남극의 쉐프>의 쉐프역을 한 사카이 마사토는 얼마 전 일본에서 개봉한 <골든 슬럼버>에서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히루 역을 맡았다.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소설에,작가 이사카 코타로를 좋아하기도 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개봉을 기다리는 중인데,<남극의 쉐프>에서의 사카이 마사토의 연기를 보니 더욱 기대가 커졌다.국내 정식 개봉을 할지는 미지수지만 극장에서 만나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