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거지가 되고 싶냐,죽어있는 알렉산더 대왕이 되고 싶냐?
<올웨이스 비보이>가 던지는 이 철학적 질문은 한편으로는 뜬금없는 질문이기도 하다.도대체 비보이가 나오는 영화에서 알렉산더랑 거지가 왜 거론되는거지?
<올웨이스 비보이>는 '남북문제'라는 다루기 쉽지않은 문제에 접근하는 영화이다.그것도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법인 비보이와 발레리나를 통해 접근하는 영화.대한민국 영화들 중 몇편 외에는 제대로 다루어보지 못한 남북문제를,세계적 수준이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는 비주류 문화로 취급되어지는 비보이로 풀어본다는 발상의 놀라움,이런 놀라움을 그대로 영화에 접목시켜 살아있는 꿈을 만들지,죽어있는 필름을 만들지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올웨이스 비보이>는 몇가지 다른 영화들과 다른 특이함을 가졌다.
하나가 비보이들이 직접 연기를 한다는 점.물론 얼마전에 개봉한 <플래닛 비보이>에도 비보이들이 등장했지만,두 영화의 화법은 완전히 다르다.<올웨이스 비보이>가 대본에 의해 비보이들이 배우로서 연기를 했다면,<플래닛 비보이>는 '배틀 오브 더 이어'에 참여한 비보이팀들을 다큐형식으로 그린 영화라는 점이다.
또 배고픈 문화인 비보이세계를 통해 갈등과 화해를 끄집어내고,이야기를 확장시켜 주인공이 좋아하는 발레리나를 통해 발레와 비보이라는 어찌보면 비슷하지만,어울리지않는 두 문화를 공존시킨다.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갈등과 남북문제를 연결시켜 감독 나름대로의 생각을 집어넣어 독특한 시각과 화법으로 영화를 완성시킨다.이것이 <올웨이스 비보이>.
독특한 시각과 화법에 주목할만한 영화 <올웨이스 비보이>.그러나 그 결과는 결코 만족스럽지는 못 했다.
라면을 먹으며 힘들게 연습하는 비보이팀.리더는 배고픔보다 철학을 강조하지만 팀원들은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스폰서를 더 원하며 갈등을 한다는 접근까지는 좋았다.그러나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하며,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하며 하나의 꿈을 만들어가는 전개과정은 결코 관객이 편하게 볼만한 전개가 아니었다.
실험적인 요소들을 도입한 연출이나 불편한 편집,색감등의 문제도 있었겠고,전문연기자가 아닌 비보이들의 연기로 인한 몰입도 저하의 영향도 있었다고 본다.거기에 무리하게 발레리나와 비보이의 연결을 진행함으로 극의 구성은 후반부에서 극히 산만해진다.감독은 이야기 전체의 영역을 조금 더 줄이며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미교포 출신 권우탁 감독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부모님이 자란 한국과 납북되신 할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성장했고,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은 누구 못지않은 사람이라고 한다.그런 그가 남과 북이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만든 작품이 <올웨이스 비보이>다.
분명 <올웨이스 비보이>는 흥미로운 화법을 통해 어려운 소재에 접근한 참신함이 좋은 영화다.그러나 그 화법의 전개가 관객이 불편하게 받아들일 요소가 많다는 점이 많으며,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산만하게 풀어간 아쉬움이 큰 영화다.
비보이와 발레리나를 통해 남북문제나 대한민국의 갈등을 들여다보는 실험적 화법에 대해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보실만한 영화라고 본다.그러나 비보이들의 화려한 테크닉등을 보고 싶으신 분은 번지수를 잘 못 찾았다고 말해주고 싶다.<플래닛 비보이>가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열정의 무대를 중심으로 그린 영화라면,<올웨이스 비보이>는 비보이 문화를 상징적으로 차용해서 대한민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영화다.그러므로 화려한 비보이들의 테크닉과 무대연출을 찾고자 이 영화를 선택하신다면,판문점에서 남북간의 거리만큼이나 허탈함을 느낄실 것이다.
*2009년12월24일 개봉
미로스페이스에서 열린 <올웨이스 비보이>언론시사회에서 감독과 배우의 무대인사 장면.
실내조명이 너무 안 좋아 어둡게 나왔지만 아쉬운대로 이 영화를 만든 분이 이런 분이구나 하면서 보셨으면 한다.이번 작품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아쉽지만,다음엔 더욱 좋은 작품으로 우리곁을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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