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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화리뷰

<캣츠 앤 독스 2>3D가 아닌 2D로는 무난하게 볼 만한 가족영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15.




 3D 영화 <캣츠 앤 독스 2>는 무려 9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2001년 개봉했던 전편은 6천만 불의 예산으로 북미 흥행 수입 9천만 불과 해외 수입 1억 불을 벌어들인 슬리퍼 히트작인데, 이제서야 속편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2001년 이후의 헐리우드 흥행 순위에서 그 이유를 찾아본다면, 본격적인 CG애니메이션 영화들의 경쟁(드림웍스와 픽사)과 해리포터 시리즈 등을 접한 아이들의 높아진 눈높이 등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아바타>의 대성공 이후,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은 거의 모든 장르에서 3D 영화를 만들어보는 3D 영화의 실험을 진행 중이다. 창고 속에서 잠자던 <피라냐>까지 다시 꺼내는 판국에, 전편이 슬리퍼 히트작인 <캣츠 앤 독스>는 상당히 매력적인 영화다. 인지도라는 안전판을 갖춘 작품, 3D 시장에서 가족 영화의 가능성을 알아보기에 이 보다 좋은 작품이 어디 있겠는가? 

 <캣츠 앤 독스 2>는 악마의 기계인 '야성의 소리'를 통해 세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악당 고양이 '키티 갤로워'에 대항하여 개와 고양이의 첩보조직들이 연합한다는 내용이다. 전편 <캣츠 앤 독스> 역시 어느 정도는 첩보물의 분위기를 냈던 작품이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가족 영화에 가까웠다. 하지만 <캣츠 앤 독스 2>는 <총알 탄 사나이> 시리즈를 연상케 할 정도의 노골적인 패러디 첩보물이다. 첩보영화의 틀(비밀 조직과 다양한 무기, 그리고 인류를 위협하는 적의 등장)과 버디무비의 틀(노련한 고참과 의욕만 넘치는 신참)을 적당히 버무려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만들고, 중간 중간에 <배트맨>, <미션 임파서블>, <양들의 침묵>, <가제트 형사>, <007> 등의 패러디를 집어넣어 재미를 준다.

 추석 때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 영화로 <캣츠 앤 독스 2>는 무난하다. 아주 큰 재미는 주지 못할지라도 과거 TV에서 보던 디즈니 스타일의 가족 영화의 재미는 일정 수준 제공한다. 그리고 시사회를 국내성우들의 더빙판으로 감상했는데, 더빙의 수준이나 입에 잘 달라붙는 맛깔스러운 대사가 아주 좋다. 다만 잦은 패러디가 어린이들에게(<캣츠 앤 독스 2>는 어린이를 타켓으로 한 영화다) 얼마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며, 2D를 3D로 변환한 결과가 티켓 값을 내고 보기에 아까울 정도의 밋밋한 입체감을 제공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2D로 감상하길 추천한다. 문제는 3D를 강제적으로 틀어주는 현재의 극장 시스템에서 몇 개의 관이나 2D를 틀어줄지 모르겠다. 지금은 2D를 보기 위해 어렵게 찾아가야 하는 세상이다.

★★

 *2010년9월1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