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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이야기는 별론데, 부분이 끝내주는 영화 <펄햄 123>

영화와 스토리텔링

by 마담앨리스 2009. 6. 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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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달린다>를 보려고 극장에 갔다가 예매를 못한 죄로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영화가 <펄햄 123>입니다.

이 영화를 고른 데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었어요.

- 솔직히 소재는 그닥 땅기지 않는다. 아니, 차라리 식상하기까지 하다.

- 그러나 토니 스콧 감독은 땅긴다. <탑건><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를 만든 그는 적어도 액션은 참 잘 만든다.
  게다가 최근에는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같이 작품성 있는 훌륭한 영화도 잘 만들지 않았는가.

- 덴젤 워싱턴이 나온다니 볼만하겠다. 그는 언제 봐도 멋진 배우다.
  그가 이 영화를 위해 몸무게를 100kg이나 찌웠다고 하니 함 봐줄까?

- 이 영화 이외에 사실 달리 볼 영화가 없었다. 다 봤거나, 아니면 영 보고싶지 않거나.

한마디로 소감은,
전체적으로는 솔직히 별로인데, 부분부분이 끝내주며
특히 캐릭터가 정말 잘 살아있다고 생각됩니다. (두 배우 연기는 정말 말도 못하게 잘했어요!)

솔직히 극장가서 보기는 약간 돈 아까운 영화인데
만약 덴젤 워싱턴과 존 트라볼타의 압도적인 연기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야 괜찮은 작품이어요.


움... 일단 이 영화를 볼지 말지 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은 이쯤에서 끝내고,,,
이 영화를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이야기 할 구석이 있는지 찾아봅시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박수를 친 부분이 있어요.

먼저, 악당 라이더(존 트라볼타)는 정말 뛰어나게 작품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사실 테러 관련한 영화들이 사실은 이야기가 뻔하잖아요.
솔직히 이런 부류의 영화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다이 하드> 시리즈에서 다 해준거나 마찬가지죠.

건물을 장악하든, 비행기를 장악하든, 지하철을 장악하든
범인이 있고, 인질이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히어로가 있고.

그런데 이런 부류의 영화들이 왜 계속 만들어지느냐?
머, 달리 이야기 할 게 있나요.
스릴 만점의 화려한 액션이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펄햄 123>은 두 주인공의 네고시에이션, 즉 수다가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액션의 재미가 약한거죠.

그런데! 그 수다가 정말 긴장감 있다는 게 특이해요!
존 트라볼타가 정말 잘 해줬다는 이야기죠.

특히, 완전 감탄 먹은 장면이 있는데,
가버가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비리를 만 천하에 공표하지 않으면
인질 중 한 사람을 죽이겠다고 라이더가 협박하는 그 시퀀스는 정말 압권입니다.

가버(덴젤 워싱턴)는 사실 고위 공무원이었는데, 지하철 입찰비리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배차원으로 강등된 상태였죠.
본인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었는데
라이더가 스스로 혐의를 밝히지 않으면 안되는 절대절명의 상황을 부여한 거에요.

이 영화는 액션으로 뭔가를 화려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인물의 캐릭터에서 긴장감을 끌어오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좀더 스토리가 살아있는 거죠.

단지 때리고 부수는 액션에 의해서가 아니라,
캐릭터의 심리적인 면에서 절대절명의 상황을 잘 요리한 스토리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물론 그 부분만 그랬다는 겁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땐 솔직히 안땡기는 소재의 영화에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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