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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코렐라인 : 비밀의 문>을 봤어요.
그런데 정말, 너무나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이야기 구조가 흡사해서
둘을 함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아마도, 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두 작품의 비교 만으로도
어린이 - 혹은 온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모험물의 기본적인 이야기의 원형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모든 모험 이야기의 원형!
그 출발은 바로 금/기/파/괴/!!
자~ 분석들어갑니다~
1. 이야기의 시작 => 금기 파괴
- 들어가면 안되는 곳에 들어간다. ==> 모든 이야기들이 너무도 사랑하는 수법이죠?
2. 응분의 댓가
- 센과 치히로 : 부모는 돼지로 변하고, 치히로는 신의 세계에서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 코렐라인 : 부모는 볼모로 잡혀가고, 코렐라인은 이상한 세계에서 살기를 강요당한다.
==> 여기에서 포인트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팍팍 주는 것,
플러스, 판타지 세계를 얼마나 정교하고 그럴듯 하게 잘 그려내는가가 관건입니다!
3. 용기와 모험의 시작 : 주인공의 목적
- 센과 치히로 : 1)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사악한 마녀의 저주를 풀기 위해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며
그때그때 기회를 엿보며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2) 사랑하는 이(하쿠)를 살리기 위해 제니바의 마법을 풀러 먼 여행을 떠난다.
- 코렐라인 : 부모님과, 저주에 걸린 세명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마녀와 목숨을 건 내기를 한다.
==> 이것만 봐도 <센과 치히로>가 더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보통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목적은 한개죠.
우주침략자를 물리치거나, 악당을 물리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거나, 꿈을 이루거나 등등...
그러나 <센과 치히로>는 부모를 구해야 하고,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신들의 세계에서
빠져나와야 하며, 사랑하는 이의 목숨도 구해야 합니다.
사실 한 영화에서 주인공의 목적이 여러개 있다는 것은,
왠만한 내공 아니고서야 이야기를 엮어내가 힘들어요.
아마 글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죠?
반대로, <코렐라인>이 이야기가 심심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너무 단선적인 이야기 구조
(뻔히 줄거리가 읽히잖아요.)에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플러스, 이 영화에서 창조해 낸 '이상한 세계'도 사실 식상했던 것이지요)
4. 주인공의 조력자
- 센과 치히로 : 하쿠/가마할아범/린/가오나시/오물신/제니바
- 코렐라인 : 검은고양이/와이본/아랫집 할머니들/세명의 유령/또 다른 아빠/
(보빈스키:코렐라인에게 경고 정도를 함)
==> <센과 치히로>에서 최고의 조력자는 역시 하쿠입니다. 이 친구는 센과 러브라인을 이루면서,
자신의 목숨까지 내 놓을 정도로 최고의 조력자가 됩니다.
반면, <코렐라인>에서는 양쪽 세계를 넘나드는 요물 검은고양이랑 또래소년 와이본인데, 약하죠?
5. 주인공의 무기
- 센과 치히로 : 오물신이 준 쓴 경단
- 코렐라인 : 아랫집 할머니들이 준 링(<스파이더 위크가의 비밀>에서 나오는 링과 기능적으로 흡사)
==> 무기를 쓰는 방법을 한번 주목해 봤습니다.
<센과 치히로>에서는 그 귀중한 경단을 자신을 위해(부모를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사실은 맘 착한 가오나시를 본 모습을 돌리기 위해 사용합니다.
게다가 센은, 이 경단을 그저 쉽게 얻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댓가로 얻습니다.
반면, <코렐라인>에서는 아랫집 할머니들이 코렐라인의 점을 보더니, 그냥 줘요!
아.... 역시 심심합니다.
어때요? 이렇게 분석해 놓고 보니까,
모험 이야기 쓰기 쉬워지는 것 같지 않아요?
그러나..... 한번 써 보시라니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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