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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속에 감춰진 지킬 앤 하이드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영화와 스토리텔링

by 마담앨리스 2009. 6. 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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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샤방한 스위트 보이!
밤에는 데스메탈의 교주!

네 속에 감춰진 지킬 앤 하이드!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디트로이트 메탈시티
감독 리 토시오 (2008 / 일본)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 카토 로사, 아키야마 류지, 호소다 요시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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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참 재밌게 본 영화에요.

코미디라는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하는, 약간의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과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영화입니다.

그런데 상영시간 내내 깔깔 대며 웃고 나오고 나니
뒷 맛이 좀 뭔가가 씁쓸하더군요. 가슴 한켠이 살짝 아린거에요.

코믹한 상황으로 그려졌다 뿐이지
사실은 우리가 한번쯤 깊이있게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이야기여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내면에 자리잡은 본성은 데스메탈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거였지만,
(하지만 자신에게 그런 재능이 있는줄 본인은 모릅니다)
주인공 네기시는 샤방한 스위트 뮤직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는게 이 이야기의 메인 딜레마입니다.

프로이드 식으로 해석하면
슈퍼에고나 에고는 스위트팝을 하고 싶어하는데,
이드는 데스메탈이 되는 거겠지요.

(이런 점 때문에 제가 유사한 작품으로 <지킬 앤 하이드>가 떠올랐나봐요)

이것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매우 좋은 주제 혹은 이야기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이런식의 틀을 사용해서,
굳이 스위트팝과 데스메탈을 대비시키지 않고 다른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인은 발레를 하고 싶었으나, 온몸의 세포는 힙합을 원할 수 있는 거죠.


그런 식으로 주인공 캐릭터를 구축해놓고 나면

이렇게 복잡다단한 캐릭터는 매우 흥미로울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야기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 됩니다.



이야기 만드는 거 이렇게도 막 가더라구요.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팔리는 이야기 틀을 가지고
계속 우려먹으면서 여러가지 상황들만 현대식으로 바꿔주는 거죠.

좀더 예를 들면 <오이디푸스>라는 작품도
그리스 로마시절, 그 고리짝에 쓰여진 작품인데
그 이야기의 원형은 아직도 충격과 감동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필연적인 딜레마,
그것을 찾으면 그 다음부터는 이야기가 풀리는 겁니다.


그런데!
아.. 나는 이렇게 말은 해놓고
정작 제 글은 못쓰고 있으니.. 어쩌면 좋죠?

즉, 이렇게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를 아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이나
그 좋다는 여러가지 스토리텔링 작법책을 통달한다 하더라도
이야기 만들기는, 정말 개인의 피나는 노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다시 좌절모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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