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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 비밀을 알고 있다 - 히치콕 <The Man Who Knew Too Much>

영화와 스토리텔링

by 마담앨리스 2009. 6. 2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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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히치콕 고전에 좀 빠져있습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드는 기본이 히치콕에게 다 있으니까요.

그래서 최근에 본 영화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The Man Who Knew Too Much.1956)입니다.



이 영화는 히치콕 본인이 1934년 영국에서 만들어서 크게 힛트쳤던 동명의 영화를
헐리웃 가서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이야기 들어가기 앞서, 이 영화 보다가 굉장한 사실을 발견했어요!
(저만 굉장히 재밌게 느껴진 것일 수 있지만요.ㅋㅋ)

작년에 개봉했고, 샤이아 라보프가 주연한 <이글 아이>를 보면
클라이맥스 부분이 이렇잖아요.

여자주인공(미쉘 모나한)의 아들이 백악관에서 어린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게 되었는데, 그 아들이 연주하는 부분에서 - 고음으로 인해(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 폭탄이 터지도록 한 장면이요.

알고보니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가 그 클라이맥스의 원조더군요.
히치콕의 명작 <나는...> 에서도 그러합니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멋들어진 음악홀에서 열리고 있는데,
심벌즈가 쾅 하고 울리는 지점(가장 시끄러운 지점)에서 총을 쏘게 해서 중요인사를 죽이려는 계획 말이죠.

이 영화에서도 가장 결정적일 때 여자주인공이 고의로 비명을 질러서 위기를 넘깁니다.
(<이글 아이>에서는 내 친구 샤이아가 천정을 향해 총질하지요?ㅋㅋ)




하여간, 곁가지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하고,
<나는 비밀을 알고있다>의 간단한 이야기는 이러합니다.

위 사진 속의 부부가 아들과 함께 여행차 모나코에 들르는데, 거기서 수상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 수상한 남자가 그런데 이상한 놈들에게 쫓기다가 시장통에서 칼에 찔려 죽게 되는데,
죽기 전에 남편(제임스 스튜어트)에게 귀속말로 몇가지 단어를 이야기하고 죽습니다.
첨에는 별 이상한 놈, 했는데(알고보니 이 죽은 친구는 영국정부 비밀요원이었죠)
이 일로 아들이 납치되고, 납치사실을 경찰에 알리면 아들은 죽은줄 알라는 협박을 받고는
두 부부가 경찰의 의지 없이 범죄조직에 맞서는 이야기죠.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눈여겨 봤던 것은
바로 주인공 부부의 캐릭터 설정입니다.


1) 남편은 의사입니다.
    ==> 남편은 이성적이고 지적이어서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며,
          또한 자신이 젠틀한 신사라는 것을 보여주려다가 사건에 휘말리죠. 

2) 아내는 은퇴한 유명 성악가수이며 자녀를 하나 더 두고 싶어 합니다.
    ==> 모성애로 인해 사건에 적극 동참하게 되고,
          전직 유명 가수라는 점 때문에 역시 악당과 얽히게 되며
          아들을 찾는 데 그녀의 노래실력은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참고로 그 유명한 '케세라 세라'가 이 영화 삽입곡이었죠)

하고 싶은 말은,
이야기의 큰 줄거리와 주제가 결정이 되었으면
캐릭터와 그 모든 것들을 큰 이야기와 주제에 부합되게 모든 걸 몰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쉬운 말 같죠?
저도 스토리텔링을 가르쳐주셨던 성신여대 국문과 교수님한테 가르침 받은 건데요,
처음엔 지극히 당연한 말씀 하신다,,, 하면서 따분해 했었는데
제가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아주 중요한 말이더란 말입니다.

즉, 작품 속 리얼리티를 의미하는 건데요.
실제 현실세계에서는 우연이 자주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세계에서는 모든 설정과 사건은 필연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어느 컷 하나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이야기만 아귀에 맞게 딱딱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가 빠진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멋드러진 이야기가 전 참 좋더라구요~ ㅋㅋㅋ


덧붙임)))

'스릴러의 최고의 거장' 히치콕의 영화에는 3가지 종류의 유형을
가졌다고 합니다.

1) 전형적인 범죄나 첩보전을 소재로 해서 그속의 수수께끼와 스릴을 극적으로 구성한 작품 - 비교적 초기 작품들

2) 둘째는, 평범한 사람들이 우연히 범죄나 음모에 말려들어서 겪게되는 일상 속에 도사린 공포와 위협을 그리는 작품. 정신없이 쫓기는 주인공도 자신이 쫓기는 이유와 상대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가서야 알게된다 -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3) 정신적인 결함이나 심리적인 원인에 의한 범죄를 주로 다루는 작품 - <사이코>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2)번 방향인것 같아요.
일상 속에 도사린 공포와 위험.
(사실 일상 속에는 무수히 많은 공포가 도사리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음식을 만드는 것도 무서운 일이죠. ㅋㅋ 부엌칼 무셥죠. 용도를 달리하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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